‘성골 유스’ 팔아넘긴 PL 구단들, PSR이 뭐길래 [PL 와치]


[뉴스엔 김재민 기자]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축구 리그가 6월 한 달간 선수 판매에 혈안이었던 이유가 무엇일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구단이 유난히 바빴던 6월이었다. PSR 규정 준수를 위해 추가 수입을 거둬야 했던 프리미어리그 구단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선수를 판매하는 일이 비일비재했기 때문이다.
수익성 및 지속 가능성(Profitability and Sustainability Rules)의 약자인 PSR로 불리는 이 재정 관련 규정은 잉글랜드 프로 축구에 적용되는 재정적 페어플레이(FFP) 규정으로 봐도 무방하다. 구단이 연간 수입을 지나치게 초과하는 지출을 하지 못하도록 규제하는 규정이다.
프리미어리그의 PSR 규정은 지난 3년간 최대 1억 500만 파운드의 손실을 허용한다. 이를 위반할 시에는 승점 삭감과 같은 중징계가 따른다. 지난 시즌 에버턴과 노팅엄 포레스트가 승점 삭감 징계를 받은 이유가 PSR 규정 위반이었다.
회계 연도는 매년 7월 1일을 기준으로 바뀐다. 즉 6월 30일까지 이뤄진 거래는 2023-2024시즌 자금으로, 7월 1일부터 이뤄진 거래는 2024-2025시즌 자금으로 처리된다.
최근 몇몇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구단이 선수를 급하게 판매하려고 했던 이유다. 2023-2024시즌의 PSR 규정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팀들이 6월 안에 선수를 판매해 이적료 수입으로 지출을 메워야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규정에서는 허점이 있다. 영입 당시 이적료를 들이지 않았던 구단 유소년팀 출신 선수는 선수 판매액이 고스란히 이적료 수입으로 잡힌다. 최근 프리미어리그 팀들이 시장에 내놓았던 선수들이 유소년팀 출신 선수가 많았던 이유다. 첼시는 이안 마트센, 에버턴은 루이스 도빈, 뉴캐슬은 앨리엇 앤더슨을 판매했다.
또 선수를 스왑딜한다면 이적료를 부풀리는 편법을 쓸 수 있다. 아스톤 빌라가 첼시에서 마트센을 영입하면서 3,750만 파운드를 지불했고, 오마리 켈리먼을 첼시로 보내면서 1,900만 파운드를 받은 사례가 그렇다. 캘리먼은 빌라 1군에서 리그 단 2경기에 출전한 2005년생 유망주다. 1,900만 파운드짜리 선수로 보기는 어렵다. 마트센의 이적료와 캘리먼의 이적료 모두 소위 '뻥튀기'된 금액인 것이다.
첼시가 마트센을 3,000만 파운드, 빌라가 켈리먼을 1,150만 파운드에 판매했더라도 차익은 1,850만 파운드로 똑같다. 그러나 장부상으로는 3,750만 파운드, 1,900만 파운드 거래가 더 큰 이득을 본 것으로 매겨진다. 선수 구매액은 할부 개념을 적용할 수 있지만, 선수 판매액은 장부상 일시불로 처리되기 때문이다. 단 편법의 소지가 있어 이적료를 지나치게 부풀릴 경우에는 이 역시 징계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빌라는 이외에도 유스 출신 유망주 팀 이로에그부남을 에버턴으로 보내고, 에버턴에서 루이스 도빈을 각각 9m 가격에 거래하는 스왑딜을 단행하기도 했다.
또 현재 규정이 이미 부유한 상위권 팀에만 유리하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하위권 팀이 상위권으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손실을 감수하는 공격적인 투자가 필요하지만, PSR 규정은 이를 원천 봉쇄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자본을 등에 업은 뉴캐슬은 6월 30일까지 팀 내 최상위 유망주 2명을 판매해 수익을 거둬야 했다. '오일 머니'를 얻은 뉴캐슬이 울며 겨자 먹기로 유망주 장사에 나서야 할 정도로 자금이 부족했을 리는 없다.
또한 현재 규정은 승격팀의 투자도 억제한다. 하부리그를 1년이라도 다녀오면 그만큼 수입이 줄어 지출 한도 역시 줄어들기 때문이다.
프리미어리그 팀의 최대 손실 허용액은 1년 3,500만 파운드이지만, 챔피언십(2부)는 1,300만 파운드다. 이에 따라 프리미어리그에서만 3년을 보낸 프리미어리그 잔류 팀의 최대 손실 허용액은 3년 1억 500만 파운드이지만, 지난 1년을 2부리그에서 보낸 레스터 시티, 사우샘프턴은 프리미어리그 2년, 챔피언십 1년 기준을 적용해 8,300만 파운드가 최대 손실 허용액이다. 이 때문에 승격팀은 프리미어리그 잔류를 위해 투자가 필요한 시기에 오히려 기존 선수를 판매해 손실을 메워야 하는 기형적인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프리미어리그는 오는 2025-2026시즌부터 새로운 재정 규정을 적용할 예정이다. 구단의 투자를 억제하고 규정의 허점도 많은 현재 규정의 문제를 인지한 것이다. 지출 금액 자체를 제한하는 현재 방식이 아닌, 선수단 구축에 투자할 수 있는 금액을 구단 수입의 일정 비율로 제한하는 방식으로 규정이 변경될 예정이다.(사진=앨리엇 앤더슨, 이안 마트센)
뉴스엔 김재민 jm@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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