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건강학 <304>] ‘애주가’와 ‘문제 음주자’ 구별법

윤우상 밝은마음병원 원장 2024. 7. 1.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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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술 문화가 관대하다.

문제 음주자라면 당연히 술을 끊거나 굳은 마음으로 음주를 조절해야 한다.

그런데 문제 음주자라는 인식을 못 하니 술로 인해 반복적인 손해를 보게 된다.

술이 득이 될 정도로 마시면 애주가지만 술이 해가 되도록 마신다면 문제 음주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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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셔터스톡

우리나라는 술 문화가 관대하다. 아무 데서나 술을 구입할 수 있고 어딜 가나 술을 마실 공간이 있다. 술을 잘 마시는 것이 자랑거리가 되고, 누군가는 술 잘 먹는 사람을 부러워하기도 한다. 술을 좋아하는 사람은 대부분 자신을 ‘애주가’라고 한다. 하지만 자칭 애주가 중에는 많은 사람이 ‘문제 음주자’에 속한다.

유명한 젊은 가수가 음주 운전으로 구속됐다. 음주 운전자는 100% 문제 음주자다. 문제 음주자라면 당연히 술을 끊거나 굳은 마음으로 음주를 조절해야 한다. 그런데 문제 음주자라는 인식을 못 하니 술로 인해 반복적인 손해를 보게 된다.

애주가와 문제 음주자의 구별은 간단하다. 술이 득이 될 정도로 마시면 애주가지만 술이 해가 되도록 마신다면 문제 음주자다. 술이 해가 되는지는 세 영역에서 판단해 보면알 수 있다. 술로 인해 ‘개인적’으로 신체적, 심리적인 문제가 생기거나 ‘가정’에 분란이 일어나거나 ‘사회적’으로 결근, 지각, 조퇴 등의 직장 생활에 어려움이 있거나 인간관계의 신뢰를 잃는 경우다. 셋 중 하나라도 해당하면 문제 음주자에 속한다. 무엇보다 확실한 증거는 주변 사람의 반응이다. 가족이나 친구, 동료로부터 술을 적게 마시라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면 확실한 문제 음주자다. 그런데 스스로 애주가라는 사람은 봤어도 자기 스스로 문제 음주자라고 하는 사람은 볼 수가 없다. 왜 그럴까.

윤우상 밝은마음병원 원장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엄마 심리 수업’ 저자

문제 음주자는 심리적으로 독특한 자기 방어법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첫째가 부정(否定)이다. 그냥 자신은 술을 좋아할 뿐이지 문제 음주자가 아니라고 고집스럽게 부인하는 것이다. 부정은 가장 병적인 자기 방어법이다. 어쩜 저럴 수가 있을까 할 정도로 뻔뻔하게 부인한다. 물건을 훔치고도 자기는 그런 적이 없다고 억울해하는 식이다. 이때 그 사람은 거짓말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는 그런 행동을 안 했다고 진짜로 믿는 것이다. 둘째는 투사다. 남 탓을 하는 것이다. 그날 술 마시고 싸운 것은 기분 나쁘게 한 친구 때문이지 취해서 그런 게 아니라는 것이다. 셋째는 합리화다. 여기저기 모임이 많아서 어쩔 수 없이 술을 마신 것이라고 변명한다. 부정, 투사, 합리화가 전형적인 문제 음주자가 사용하는 방어기제다. 모두 병적인 방어기제다. 병적이라고 하는 이유는 자기 문제를 성찰하지 못하고 계속해서 안 좋은 행동을 반복하기 때문이다.음주 운전도 마찬가지다. 면허 정지를 당하고서도 음주 운전을 반복해서 삼진아웃까지 걸리는 사람이 있다. 이해가 안 된다. 반복적인 음주 운전의 원인이 여럿 있겠지만 그중 확실한 것은 병적인 세 가지 방어기제 때문이다. 음주 운전에 대해서도 ‘그때는 뭣 때문에 그랬어’라는 투사와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어’라는 합리화를 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과거의 ‘음주 운전’을 부정하기 때문이다.

술은 잘 마시면 약이 되지만 잘못하면 독이 된다. 술 마신 뒤에 후회하는 마음이 자주들고, 가족의 잔소리가 시작된다면 더 이상 ‘애주가’라는 이름으로 자신을 속이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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