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돋보기] | 리츠(REITs)로 리치(rich) 될 수 있을까

이선호 우리은행 자산관리 컨설팅센터 팀장 2024. 7. 1.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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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4월 30일 서울 한국리츠협회에서 리츠 산업계와 국토교통 릴레이 간담회를 개최, 리츠 산업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리츠(REITs), 일반인에게 다소 생소한 용어다. 리츠 아느냐고 물어보면 미국에서 생산하는 크래커인 리츠(RITZ)를 대뜸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리츠의 역사도 2001년 5월 ‘부동산투자회사법’을 제정하면서 처음으로 도입한 후 벌써 20년이 넘었다. 상장 주식처럼 거래되는 국내 상장 리츠도 올해 기준 22개, 시가총액 약 8조원, 자산 규모(AUM)는 16조원을 넘어섰다. 요즘 회자하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주요 목표 중 하나인 배당 확대 측면에서 보면, 리츠는 태생적으로 순이익에 대한 사내 유보보다는 법인세 감면을 위해 적극적으로 배당을 실시한다. 이미 밸류업 프로그램이 장착된 투자 상품으로 볼 수 있다.

이선호 우리은행 자산관리 컨설팅센터 팀장 감정평가사, 전 대림산업· 노무라이화자산운용 근무

부동산 간접투자의 대표주자: 리츠(REITs)

부동산 투자는 투자 방식에 따라 크게 직접투자와 간접투자로 대별된다. 직접투자는 개인이나 기업이 직접 부동산을 취득하여 개발하거나 운영하는 방식이며, 간접투자는 부동산에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투자 기구(부동산 리츠나 펀드 등)’를 통해 증권(지분증권, 수익증권 등) 형태로 부동산에 간접투자하는 방식이다.

즉, 부동산 간접투자는 한마디로 ‘부동산 증권화’로 얘기할 수 있으며, 증권과 부동산의 하이브리드 상품이다.

부동산 간접투자의 대표 주자로서 첫손가락으로 리츠를 꼽는다. 그 이유는 일반인도 주식처럼 손쉽게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는 상장 리츠 시장이 성장하면서 투자 저변이 확대되었기 때문이다. 특히나 부동산 재테크에 관심이 많고 디지털 디바이스에 익숙한 MZ 세대(밀레니얼+Z 세대·1981~2010년생)에게 주식처럼 거래되는 상장 리츠는 거액의 우량 부동산 소유에 대한 대리 만족을 주기에 충분하다.

리츠의 장점

가장 큰 장점은 대규모 우량 부동산에 대한 적립식 소액 투자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종잣돈을 모아가는 사회 초년생의 경우 매달 적립식으로 저축하듯이 주식을 불려 가며 자산 증식을 꾀하다가 목표 금액에 다다르면 언제든지 주식을 처분한 후 직접투자할 종잣돈을 마련할 수 있다. 또한, 정액 분할 투자법은 주당 평균 매입 단가를 낮추는 코스트 에버리징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주기적(분기·반기)으로 현금 지급받는 배당도 큰 매력이다. 현재 상장 리츠의 시가 배당률은 약 5~7% 수준인데, 향후 월 배당 리츠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 리츠에 편입된 우량 부동산의 경우 물가 상승에 따른 임대료 상승 가능성도 커 꾸준한 배당 성장이 예상되며, 실물 가치 하락 없이 인플레이션을 헤지하며 물가 상승만큼은 가치가 오를 것이다.

마지막으로 부동산 관리의 용이성이다. 부동산 운용에 전문성이 있는 자산관리회사(AMC)의 책임으로 투명하게 부동산이 관리된다. 직접투자의 경우에는 계약하느라, 임차인 관리하느라, 건물 개·보수하느라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물론 스트레스 값을 지불한 만큼 수익도 증가할 수 있겠지만, 스트레스에 민감한 투자자에게는 간접투자만큼 속 편한 투자도 없는 것이다.

리츠 투자 Tip

첫째, 자산 규모를 살펴보라. 자산 규모가 크다는 것은 리츠에 편입된 기초 자산의 상태가 우량하여 안정성이 높다는 것이고, 규모의 경제로 운영 경비 절감이 가능하여 배당 여력을 높일 것이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최소 3000억원 이상을 살펴보면 좋고, 최소 세 개 이상의 부동산이 편입된 다물 리츠에 투자해야 한다. 편입된 부동산이 적을수록 분산투자의 장점이 희석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둘째, 자산관리회사의 업역 및 운용 능력을 확인하라. 간접투자의 단점으로 부동산 운용 관련 의사 결정에 참여할 수 없는 것인데, 믿고 맡길 수 있는 자산관리회사는 내가 선택할 수 있다. 각 회사의 홈페이지 및 한국리츠협회 사이트에 방문해서 자산관리회사의 트랙 레코드, 운용 규모, 공시 자료(투자 보고서, 영업 보고서 등)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셋째, 기초 자산의 산업 유형(오피스·물류·주택 등)을 검토하라. 요즘은 복합 유형도 많이 늘어나는 추세인데, 하나의 산업군으로 묶인 상장 리츠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복합 유형일 경우, 자산 운용의 전문성과 효율성이 떨어질 가능성이 크고, 이로 인해 규모의 경제를 해칠 수 있다. 차라리 여러 상장 리츠를 담은 상장지수펀드(ETF)가 나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서울 주요 업무권역(도심·강남·여의도) 소재 프라임급 빌딩 위주로 기초 자산을 담고 있는 오피스 산업 유형이 가장 안정적인 성장을 할 것으로 보인다.

넷째, 기초 자산의 소재지에 유의하라. 해외와 지방 소재 부동산이 많다면 재고가 필요하다. 부동산은 지역성이 매우 중요한데, 가보지도 않은 해외 부동산의 사정을 피부로 느끼기는 불가능하다. 해외 부동산 편입 여부를 반드시 살펴보되, 인구 감소와 부동산 양극화 심화 추세를 고려하여 지방 소재 부동산 비중도 눈여겨봐야 한다.

마지막으로, 본인의 연령대와 투자 성향에 맞는 투자 전략을 수립하라. 예를 들면, MZ 세대는 자산 형성을 위한 적립식 소액 투자로 접근하되, 리츠 주가 흐름과 공시 보고서 등을 살펴보면서 부동산 산업에 대한 공부 기회를 가져가면 좋을 것이다. 실버 세대는 안정적인 배당(cash flow)으로 노후 생활 자금 마련의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금융자산 포트폴리오(주식, 채권, 대체 투자) 측면에서 보면, 대체 투자(금·인프라·리츠 등)의 한 축으로서 리츠의 투자 비중을 고려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금리 인하를 진득하게 기다리며

6월 17일 정부에서는 ‘국민소득 증진 및 부동산 산업 선진화를 위한 리츠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였다. 국민의 리츠 투자 기회 확대 및 투자자 보호 강화를 위해 다양한 리츠 상품(헬스케어·데이터센터 등) 출시 및 제도적 지원, 규제 완화가 예상된다. 기관투자의 영역이었던 대규모 우량 부동산에 대한 일반인의 투자 참여는 내 집 마련과 함께 추구할 수 있는 현실적이고도 건전한 투자법임에 틀림없다. 연초부터 기대했던 금리 인하 소식은 깜깜무소식이지만, 이제부터라도 저평가된 리츠 주식을 차곡차곡 모아 가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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