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집중] "매년 2400명씩 산재로 사망... 父 이야기 영화로 만들어 심각성 알릴 것"

MBC라디오 2024. 7. 1. 10:0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정석채 씨(경동건설 산재사망자 故정순규 씨 아들)>
-경동건설 측, 아버지에게 안전관리 책임 떠넘기기 위해 서명 대필
-하청업체 소장만 500만 원 벌금... 원청 빠진 것 개탄스러워
-원청 솜방망이 처벌 지속... 쌓이고 쌓여서 악순환 되풀이
-사문서 위조 대응한 것은 우리 가족이 유일

■ 방송 : MBC 라디오 표준FM 95.9MHz <김종배의 시선집중>(07:05~08:30)
■ 진행 : 김종배 시사평론가
■ 대담 : 정석채 씨(경동건설 산재사망자 故정순규 씨 아들)

◎ 진행자 > 2019년 부산 남구아파트 건축 현장에서 하청업체 노동자 정순규 씨가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후 사건 진상을 규명하는 과정에서 원청인 경동건설이 정 씨가 서명했다라는 관리감독자 지정서를 법원에 제출했는데 조작 논란이 일었었죠. 이와 관련해 검찰이 하청업체 소속 안전소장에게 벌금 500만 원을 부과하는 처분을 내리면서 사건을 종결했다는 소식이 뒤늦게 알려졌는데요. 故 정순규 씨의 아드님인 정석채 씨를 모시고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 정석채 > 반갑습니다.

◎ 진행자 > 관련해서 지금 다큐 영화를 제작하시기로 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 정석채 > 제가 투쟁을 하면서 오랜 시간 고민을 해왔는데 저희 유가족들이 싸우는 이유 중에 큰 하나가 저희 같은 유가족들이 또다시 발생하지 않게끔 하는 게 이유인데 그런 간절함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지금도 어디선가 누군가의 소중한 가족들, 친구들이 계속 죽어가고 있고 하지만 이런 죽음의 숫자가 너무 많은데도 불구하고 지금 한국 사회에서는 조금은 무감각해지고 무뎌진 사회가 되지 않았나 싶거든요. 그래서 국민들이 조금이라도 공감할 수 있고 함께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했을 때 예를 들어서 ‘다음 소희’라든가 ‘서울의 봄’을 봤을 때 많은 국민들이 분노하는 걸 보면서 이게 매년 2400명씩 돌아가시고 있다는, 산재로 정말 많은 사람들이 돌아가시고 있다는 이걸 영화를 통해서 알린다고 하면 조금은 국민들도 심각성을 깨닫고 사회와 함께 목소리도 내주고 그래서 비로소 산재 참사가 멈춰지지 않을까 해서 지금 일단 초기 단계에 있습니다.

◎ 진행자 > 기획단계, 그러면 아버님의 불행한 사고로 한정이 되는 영화입니까? 아니면 산재 사고의 심각성을 알리는 범위가 확장된 영화입니까.

◎ 정석채 > 아버지 사건도 포함되고 있고요. 다른 산재 참사 다른 유가족들 얘기도 포함되고 있고 처음은 다큐멘터리로 시작하겠지만 장기적인 목표는 극영화가 목표다 보니까.

◎ 진행자 > 알겠습니다. 영화 기획을 하고 계신다는 그런 말씀이고요. 특화시켜서 질문 드리고 싶은 게 관리감독자 지정서, 이게 조작이 됐었다 이 얘기가 지금 나오는데 일단 이 지정서라는 게 뭐예요?

◎ 정석채 > 그게 안전관리에 책임이 있다는 그 서류인데 우선 저희 아버지가 산재 사망으로 돌아가시고 운이 좋다고 표현하는 것도 그렇지만 한 시사프로그램을 통해서 바로 사고 현장이 훼손되고 은폐하고 조작된 것들을 다 증거들을 확보할 수 있었는데 형사재판이 진행되면서 관리감독자 안전관리 책임은 정순규 씨한테 있다 하면서 경동건설 측이 주장하면서 증거를 모은다는 마음으로 재판이 끝날 때마다 재판 기록이나 속기록을 열람하다가 정확하게 아버지 1주기 때 수백 장의 문서들을 보다가 관리감독자 지정서 발견했고 아무리 봐도 필체랑 서명이 아버지 글씨가 아니다 보니까 유가족들 말에는 힘이 없다 보니 전문 필적 감정기관에 의뢰해서 의뢰를 했더니 필체랑 서명 모두 위조인 게 드러났었던 거죠.

◎ 진행자 > 그러니까 위조한 서류에서는 아버님 사인이라고 하는 게 들어가 있었고.

◎ 정석채 > 글씨도.

◎ 진행자 > 그 문서의 내용은 현장 관리감독의 책임은 돌아가신 아버님이다. 이게 명기되어 있는 그래서 우리는 아무 책임이 없다 그걸 입증하는 어떤 문서로 삼으려고 그걸 위조를 했다.

◎ 정석채 > 네, 네.

◎ 진행자 > 그래요. 최종적으로는 위조한 사실이 밝혀져 가지고 나온 처분이 500만 원 벌금이었던 겁니까?

◎ 정석채 > 사실 처음에 형사재판 할 때도 저희가 필적 감정을 받아서 그걸 재판부에 제출을 했고 검찰 측에서 경동건설과 하청을 상대로 적극적인 신문도 했었고 거기서 판사한테 얘기하기를 공소장도 변경을 할 거고 경동건설과 하청은 유가족이 제출하지 않았으면 우리한테도 끝까지 계속 거짓말로 얘기했을 거 아니냐 그랬었는데 공소장 변경한다는 소리도 쏙 들어가고 검찰도 검사도 교체가 되고 형사재판에서 흐지부지하면서 집행유예로 끝났었던 거죠. 그래서 저희가 형사재판에서 집행유예로 끝나서 사문서 위조 투쟁을 만들어 가지고 고소 고발하면서 했더니 최근에 결과가 나왔는데 원청 경동건설은 혐의 없음 증거불충분으로 빠지고 하청만 500만 원으로 벌금형이 확정됐습니다.

◎ 진행자 > 벌금 500만 원 형의 대상이 하청업체 소속 안전소장.

◎ 정석채 > 네, 현장소장입니다.

◎ 진행자 > 그러면 이 사람이 이 지정서를 조작했다라는 이런 판단이었던 겁니까?

◎ 정석채 > 네.

◎ 진행자 > 그러면 원청인 경동건설은 아무 상관이 없었다?

◎ 정석채 > 그런데 많은 언론에도 나갔지만 관리감독자 지정서 문서를 봤을 때 경동 마크도 너무 크고 거기에 직인도 찍혀져 있고 사인도 돼 있는 게 경동건설 현장소장의 직인이 찍혀져 있는데 이게 참 원청이 빠졌다는 것에 대해서는 안타깝고 개탄스러운데 법리적으로 유가족이 할 수 있는 게 이게 최선이더라고요. 지금 우리나라 현실에서.

◎ 진행자 > 결국은 수사가 원청에까지 미치지 못한 이유가 어디에 있다고 보세요?

◎ 정석채 > 어느 부분부터 잘못했다고 해야 될지 모르겠지만 제도적인 문제도 있을 거고 수십 년 동안 매년 2400명 10년으로 했을 때 2만 4천 명인데 너무 많은 숫자들이 돌아가시고 있고 한국에서 OECD 국가 중에 산재사망률 1위인데 불구하고 항상 계속 원청은 계속 빠져나가고 원청은 처벌해서 솜방망이 처벌이 되다 보니까 재판부의 문제도 있을 거고 사법부의 문제도 있을 거고 여러 제도적인 문제가 쌓이고 쌓여서 이런 악순환이 계속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진행자 > 말씀 듣다 보니까 얼핏 떠오르는 게 중대재해처벌법을 또 피해가는 하나의 구멍일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좀 드네요. 말씀을 듣다 보니까.

◎ 정석채 > 저희가 유가족들이 거리에 나와 가지고 중대재해처벌법도 힘겹게 제정을 했었는데 유예라는 것도 계속 21대 국회에서도 저희가 국회에 가서 유예를 막았었고, 22대 국회에서 유예라는 게 나오고 있는데 지금 봤을 때 저희 아버지 사건만 보더라도 예전 중대재해처벌법 전에 사건이다 보니까 경동건설이 집행유예, 하청도 집행유예, 근데 경동건설은 벌금 1천만 원, 하청도 1천만 원인데 중대재해처벌법이 제정, 시행돼도 불구하고 여기서 처벌이 그렇게 높아지지 않았었거든요.

◎ 진행자 > 조작한 지정서에 따르면 안전관리자가 안전을 제대로 안 지켜서 사고 나서 사망한 거 아니냐 이런 논리를 편다라는 거잖아요.

◎ 정석채 > 네, 이렇게 하다 보니까 처벌이 그렇게 높아지지 않았다 보니까 지금도 건설사들이나 기업들은 굳이 값싼 노동력에 비해서 안전 조치, 벌금 어차피 2천만 원 여기서 상향했어도 별로 되지 않다 보니까 안전 조치에 투자하거나 안전관리에 비용을 들일 마음이 없는 거죠.

◎ 진행자 > 그런데 지정서와 비슷하게 문서를 조작해서 원청이 빠져나가는 경우 혹시 다른 경우도 있다고 들어보셨어요?

◎ 정석채 > 저희가 지금 얼굴 드러내놓고 싸우는 유가족 중에 사문서 위조를 적극적으로 대응했었던 게 저희들뿐이라서 일단 다른 정보들 같은 걸 얻지는 못했었습니다.

◎ 진행자 > 알겠습니다. 아무튼 영화 기획하고 계시고 혹시라도 영화가 완성이 되면 저희한테 꼭 연락을 주시기 바랍니다. 아무튼 힘든 과정을 하고 계시네요. 힘내시길 바라고요. 고맙습니다.

◎ 정석채 > 감사합니다.

◎ 진행자 > 故 정순규 씨 아드님 정석채 씨와 함께했습니다.

[내용 인용 시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Copyright © MBC&iMBC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학습 포함)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