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DT인] 고객만족도 최상위 0.03% 삼성 서비스 명장 … "완벽 준비가 비결이죠"

장우진 2024. 7. 1.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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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선태 삼성전자서비스 청주센터 프로
아무리 친절해도 요청한 제품 완벽하게 점검 못하면 만족 못시켜
매일 아침마다 출근하면 예약돼 있는 서비스 신청 현황 살펴보고
문제 예측해본 후 필요할 것 같은 부품 미리 준비해서 가정 방문
현선태 삼성전자서비스 청주센터 프로. 삼성전자서비스 제공
현선태 삼성전자서비스 청주센터 프로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서비스 제공
현선태 삼성전자서비스 청주센터 프로가 세탁기를 점검하고 있다. 삼성전자서비스 제공

"철저한 준비가 고객을 만족시키는 완벽한 점검으로 이어집니다. 세심한 방문 전 확인은 신속하고 완벽한 수리로 이어져 고객의 만족도가 높아집니다."

현선태(45·사진) 삼성전자서비스 청주센터 프로는 1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서비스 엔지니어가 아무리 친절해도 고객이 요청한 제품을 완벽하게 점검하지 못하면 고객을 만족시킬 수 없다. 기술 역량을 갖춰 완벽히 점검하는 것은 '기본 중에 기본'"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이 프로는 2003년부터 삼성전자의 가전제품 서비스 엔지니어를 담당한 21년 경력의 베테랑이다. 작년 12월엔 전국에 단 12명(0.2%)뿐인 'TM(기술명장)'에 선정됐고, 앞서 2019~2020년엔 고객 만족도 최상위 0.3%에 속하는 'CS(고객만족) 달인'에 선발됐다. 즉 기술력(TM)과 고객 응대 역량(CS 달인) 모두 명장으로 꼽히는 직원은 6000여명의 서비스 엔지니어 중 현 프로를 포함해 단 '두 명'(0.03%)뿐으로, '삼성전자 최고의 서비스 명장'인 셈이다. TM에 선정되려면 9개 이상의 제품을 완벽하게 점검할 수 있어야 하고, CS 달인은 고객의 만족도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선발한다. 기술력과 고객 응대에서 소비자들이 현 프로에게 극찬을 보냈다는 의미다.

현 프로는 최고의 서비스 명장으로 성장할 수 있던 배경으로 '궁금한 점이 생기면 끝까지 파고드는 철두철미한 성격',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한 '철저한 준비'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보통은 고객들이 엔지니어에게 이것저것 물어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현 프로의 경우 반대로 고객들로부터 '엔지니어님은 궁금한 것도 많다. 왜 이렇게 많은 걸 물어봐요?'라는 질문을 듣는다고 한다.

현 프로는 "매일 아침 출근하면 예약돼 있는 당일의 서비스 신청 현황을 살펴보고 상상의 나래를 펼쳐본다"며 "접수된 제품, 증상 등을 보면서 어떤 문제가 있을지 예측해보고 고객 가정에 방문했을 때 필요할 걸로 예상되는 부품도 미리 준비한다"고 말했다.

이어 "접수돼 있는 서비스 내역으로 이해가 되지 않을 땐 고객에게 전화를 걸어 제품의 상태, 설치 환경, 언제부터 그랬는지 등을 상세하게 확인한다"며 "'왜 이렇게 많은 걸 물어봐요'라던 고객에게 '그때 말씀해 주셔서 이렇게 부품도 다 챙겨서 왔죠'라고 뚝딱 수리를 해주면 '역시 삼성전자는 서비스도 다르네'라고 만족감을 표현하곤 하신다"고 전했다.

이러한 철저한 사전 준비는 제품에 대한 완벽한 이해도와 기술력에 대한 자신 없이는 불가능하다. 현 프로는 2019년부터 '최고의 기술 명장인 TM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5년 동안 기술 역량 향상을 위해 노력해 왔는데, 특히 'SBS 생활의 달인'에 요리사·배달원 등 일상 속에서 꾸준한 노력으로 달인의 경지에 오른 분들의 이야기를 보면서 공통점 3가지가 '노력·성실·부지런함'이라 생각했다고 한다.

그는 "TM은 에어컨, 냉장고, 세탁기, 공기청정기, TV 등 9개 이상의 제품을 모두 이해하는 완벽한 기술 역량을 갖춰야 한다. 말 그대로 집안을 둘러보면 보이는 모든 가전을 점검할 수 있는 달인의 역량이 필요하다"며 "암기보다 원리를 이해하는 방식으로 5년을 꾸준히 노력한 결과 청주를 넘어 전국 서비스 엔지니어 중 손에 꼽는 기술 역량을 갖추게 됐고, TM에도 자연스럽게 선정됐다. 이런 노력을 아는 가족들도 TM 선정 소식에 감격했다"고 회상했다.

현 프로는 출장서비스로 방문했을 때 고객이 점검을 요청한 제품 말고도 최소 1대 이상의 삼성전자 가전제품을 무료로 추가 점검해 드린다고 한다. 그는 "회사도 이를 '플러스 점검'으로 부르면서 장려하는데, 최근 인공지능(AI) 가전 보편화로 더 중요해지고 있다"며 "가전이 서로 같은 네트워크상에 연결되면서 고객들의 기능 문의도 더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현 프로는 기억에 남는 고객으로 2016년 만난 70대 어르신을 소개했다. 그는 "당시 어르신이 술에 취하면 세탁기 점검을 신청하는 버릇이 있으셔서 청주센터에서 모르는 엔지니어가 없을 정도였다. 저도 방문할 때마다 제품에 문제가 없었다"며 "한 번은 제 앞으로 세탁기 점검이 접수돼 전화부터 드렸더니 어김없이 만취하신 것은 수화기 너머로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어르신의 손을 부여잡고 '왜 그러시는지' 여쭤보니 외롭고 힘들었던 과거사를 늘어 놓으셔서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에 손을 잡고 경청해 드렸다"며 "한동안 둘이 서로 손을 부여잡고 감정이 동화돼 눈물도 흘리며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그리고 어르신께 말벗이 필요하시면 서비스 접수하지 마시고 제 번호로 전화 달라고 전해드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후 두 번 다시 술에 취해 서비스 접수를 하시는 일은 없었고, 8년이란 시간 동안 서로 안부를 묻고 이야기도 주고받는 아버지와 아들 같은 사이가 됐다"며 "요즘엔 손수 지은 농작물도 건네주시고 자양강장제, 영양제도 챙겨주시는 포근한 어르신"이라고 기분 좋게 자랑했다.

현 프로는 "최선의 노력을 다해 제게 서비스를 받은 고객이 또 저를 찾으실 수 있는 좋은 기억을 남겨드리고 싶다"며 "고객께서 서비스 엔지니어에게 가볍게 던져주시는 인사와 격려가 큰 힘이 된다는 것을 꼭 말씀드리고 싶다"고 밝혔다.장우진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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