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용어사전] 요가에 식단까지… 저속노화 인기몰이

더스쿠프 Econopedia
천천히 나이 들어가는 ‘저속노화’
생활습관 개선 통해 방법 찾고
정신 건강과 운동에 지갑 열어
저속노화 식단도 유행하고 있어
수명 늘어나며 사회적 관심 증가

노화속도를 늦추는 '저속노화 식단'이 유행하고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저속노화 = 노화 속도를 늦추는 방법을 논의하는 담론이다. 선천적인 노화 요인은 피할 수 없지만,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천천히 나이 들어가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는 게 저속노화의 골자다.

실제로 노화를 늦추기 위해 정신 건강과 운동에 지갑을 여는 국민은 부쩍 늘어났다.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2023년 10~12월과 2019년 10~12월을 비교했을 때 심리상담센터 평균 이용 건수는 22.4% 늘어났다. 건당 결제 금액도 전 세대에 걸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신한카드의 요가ㆍ필라테스 가맹점 수는 90.0%, 테니스장은 213.0% 증가했다. 체형ㆍ두피관리 가맹점 수는 36.0%, 피부관리ㆍ마사지 가맹점 수는 35.0% 늘었다. 각 가맹점에서 결제한 금액 또한 큰 폭으로 증가했다.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는 "SNS상에서 정신건강, 혈당, 뇌ㆍ연골 등 구체적인 건강 키워드를 언급하는 건수가 증가했는데, 이런 고민이 의료기관과 운동 관련 가맹점 증가로 이어졌다"면서 "건강을 둘러싼 디테일한 관심과 노화를 늦추려는 욕구를 소비 데이터로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식단을 통해 노화 속도를 늦추는 '저속노화 식단'도 유행하고 있다. 단순당류, 정제곡물, 탄수화물 등 노화를 가속하는 제품의 섭취를 줄이고 잡곡밥, 콩, 채소를 골고루 섭취하는 게 핵심이다.

젊은층 사이에선 저속노화 식단대로 밥을 먹고 SNS에 인증하는 문화가 인기를 끌고 있다. 저속노화 식단을 제시한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는 건강한 식단이 수명을 최대 10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관련 식품도 인기다. CJ제일제당에 따르면 올해 들어 '햇반 곤약밥'의 판매량은 월평균 23.5% 성장했다. 이 제품은 밥을 먹으면서도 탄수화물을 상대적으로 적게 섭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전문가들은 저속노화의 유행 이유는 반대 개념인 '가속노화'에 있다고 설명한다. 가속노화란 노화의 결과로 나타나는 만성질환을 빨리 겪는 현상을 일컫는다. 이전 세대가 50~60대에 겪었던 고혈압이나 당뇨, 비만 같은 성인병이 청년 사이에서 두드러지게 발생하는 게 대표적이다. 이영애 인천대(소비자학과) 교수는 "기대수명이 늘면서 건강하고 천천히 나이 드는 방법을 둘러싼 사회적인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승주 더스쿠프 기자
hongsam@thescoo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