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나면 오르네”… 서울 아파트 '전고점' 돌파 하나 [뉴스+]

김기환 2024. 7. 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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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급증하고 있다. 올해 5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5000건을 돌파했다. 3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시장에서는 급매가 사라지고 매물 호가가 크게 오르는 모양새다. 고금리 장기화와 주택시장 불확실성에 눌려있던 부동산 수요가 서울을 중심으로 분출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 시내의 한 부동산에 게시된 부동산 매물 정보. 연합뉴스
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5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계약일 기준)은 지난달 29일까지 신고된 물량이 총 4935건에 달한다. 이는 2021년 5월(5045건) 이후 3년 만에 가장 많은 것이다. 2021년 2월(5435건) 이후 3년 3개월 만에 가장 많은 거래량이기도 하다.

최근 거래량 증가는 기준금리 동결에도 불구하고 4월 이후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3%대로 하락한 영향이 컸다.

주택 공급 부족 우려 속에 아파트 전셋값과 공사비·신규 분양가 상승세가 지속되며 아파트값이 다시 상승세를 타자 시장금리 인하를 틈타 관망하던 매수 심리가 회복세로 돌아선 것이다.

정치권과 대통령실이 연이어 종합부동산세 완화 또는 폐지를 언급하면서 강남권과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 인기지역의 '똘똘한 한 채'를 사두려는 매수자들도 증가했다.

거래량은 6월 들어 더 빠르게 늘어난 분위기다.

지난달 29일 신고분까지 집계된 서울 아파트 6월 거래량은 총 3203건이다. 신고기한이 7월 말까지로 아직 한달이 남았는데 5월 거래량의 65%를 달성한 것이다.

아현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전용 59㎡ 거래가 늘고 가격이 오르자 최근에는 전용 84㎡ 계약이 늘고 있다”며 “5월까지는 계약이 이뤄지면 호가가 2000만∼3000만원씩 올랐는데 지금은 찾는 사람이 많다보니 5000만∼1억원 단위로 가격이 뛴다”고 설명했다.

무주택자들의 생애 첫 ‘내 집 마련’도 서울을 중심으로 늘고 있다. 법원 등기정보광장 ‘소유권이전등기(매매) 신청 매수인 현황’에 따르면 지난 1~5월 전국에서 생애 첫 집합건물(아파트·오피스텔·다세대주택 등)을 구입한 이들은 16만9935명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12만8078명)보다 32.6% 늘었다.

연초 증가하던 매매 물건은 다시 감소 추세다. 부동산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물건 수는 총 8만2039건으로 한달 전(8만4425건)에 비해 2.9% 감소했다. 서울 아파트 물건 수는 지난달 5일 8만5344건까지 늘었다가 최근 감소세로 돌아섰다.

서울 시내의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그래선지, 실거래 가격은 전고점에 육박한 곳이 증가하고 있다.

송파구 리센츠 전용 84㎡는 지난달 7일 2건이 26억원에 팔렸다. 이는 역대 최고가인 2022년 4월 26억5000만원의 98%까지 회복한 것이다.

아현동 래미안푸르지오 전용 59.923㎡는 최근 15억원에 팔려 역대 최고가인 15억9500만원(2021년 10월)의 94%까지 올라왔다.

강남구 압구정 현대아파트, 서초구 반포동 원베일리, 용산구 나인원한남 등 초고가 아파트들은 이미 거래될 때마다 역대 최고가를 갱신중이다.

부동산 시장에선 최근 거래량 증가세는 당초 이날로 예정했던 2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을 앞두고 매수 대기자들이 대출 감소 전에 주택 구매를 앞당긴 것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공인중개사는 “2단계 스트레스 DSR이 시행되면 주택담보대출을 DSR 상단까지 대출을 받아야 하는 매수자의 경우 대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지만, 대부분은 부족한 자금 만큼만 대출을 받기 때문에 최근 거래 증가가 스트레스 DSR 시행 전 수요가 몰린 영향은 크지 않다고 본다”면서도 “다만 실제 대출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사람들과 막연히 대출 규제 전에 집을 사야겠다는 사람들이 일부 계약을 서둘렀을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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