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주의 건강편지]'틀니의 날,' 노인 전유물 아니라는데...

이성주 2024. 7. 1. 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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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늙지요? 여성은 폐경이 첫 계단이라면, 남녀 모두 노안과 치아 상실이라는 계단 앞에서 노화를 실감합니다.

치아 상실을 메우는 틀니는 먼 옛날 부(富)의 징표인 적도 있었지만, 언제부터인가 늙음의 허무한 상징으로 변모했습니다.

대한제국의 순종은 '김홍륙 독차사건' 때 아편이 든 커피를 마신 부작용으로 치아가 빠져서 틀니를 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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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7월 01일ㆍ1627번째 편지



사람은 누구나 늙지요? 여성은 폐경이 첫 계단이라면, 남녀 모두 노안과 치아 상실이라는 계단 앞에서 노화를 실감합니다. 치아 상실을 메우는 틀니는 먼 옛날 부(富)의 징표인 적도 있었지만, 언제부터인가 늙음의 허무한 상징으로 변모했습니다. 신체 비하가 금기시되는 시대인데도, 일부 째마리들은 틀니를 노인 비하에 이용하기도 합니다.

오늘(7월 1일)은 사연 많은 '틀니의 날'입니다. 대한치과보철학회가 2012년 75세 이상 노인에게 틀니의 건강보험이 적용된 것을 기념하려고 제정한 기념일이지요. 해마다 7월 1일에 적용 범위가 넓어졌고 2016년엔 틀니와 임플란트 보험 적용 연령이 65세까지 확대됐습니다. 이후 적용 범위가 멈췄고, 특히 임플란트는 평생 2개까지만 보험이 적용돼 원성이 높습니다만···.

우리나라에서 노인의 의료비 지출 1위는 틀니와 임플란트입니다. 치아 임플란트가 늘고 있지만, 임플란트는 잇몸 뼈에 '암나사'에 해당하는 구조물을 심어야 하므로 잇몸 뼈가 약하면 시술이 어렵습니다. 골다공증이 심하거나 고혈압, 당뇨병, 뇌졸중, 심장병 등의 환자는 시술이 불가능할 수 있습니다. 잇몸 구조가 부적합하거나 심리적, 경제적 이유 때문에 시술을 받을 수 없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이런 사람에겐 틀니가 해결책이 될 수도 있는데, 임플란트 기술이 발전하듯, 틀니 기술도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고 합니다.

틀니는 한자로 '의치'라고 하는데 '醫齒'가 아니라 '義齒'입니다. 이때 '義'는 '인공적인 것'이란 뜻입니다. 틀니를 하는 것은 단순히 치아를 바꾸는 게 아니라 △음식 씹기 △발음 유지 △입술과 볼의 형태 유지 등을 벌충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자연 치아를 완전히 대체할 수 없어 시술 뒤 △잇몸 통증 △기능상 불편감 △답답함 등의 부작용을 이겨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치과의사의 관리와 환자의 생활수칙 준수가 매우 중요합니다.

틀니는 꼭 노인의 전유물은 아닙니다. 미국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은 대통령 취임 무렵 바다코끼리의 엄니로 만는 틀니를 했다고 합니다. 대한제국의 순종은 '김홍륙 독차사건' 때 아편이 든 커피를 마신 부작용으로 치아가 빠져서 틀니를 했다고 합니다. 요즘 마약이 급속도로 번지고 있는데, 마약 중독자 가운데 잇몸이 녹아 치아가 다 빠진 이도 적지 않습니다.

이처럼 극단적인 경우가 아니더라도 선천적으로 잇몸과 치아가 약하다든지,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든지, 특별한 병이 있거나 임신 후유증 탓에 잇몸과 치아가 상할 수 있습니다.

틀니는 죄가 없습니다. 그러나 신체가 허락한다면 가급적 안 하는 것이 최선이겠지요? 이를 위해 하루 세 번 꼼꼼이 칫솔질하고, 치간칫솔과 치실을 사용하며 칼슘과 비타민D를 충분히 섭취하는 등 생활습관을 잘 지켜야 합니다. 술과 담배, 탄산음료를 멀리 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이렇게 관리를 해도 유전적으로 치아와 잇몸이 잘 상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평소 치과의사를 가까이 하며 구강 관리를 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틀니나 임플란트를 했다고 해서 끝은 아니죠? 믿을만한 치과의사를 주치의로 삼아 계속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치과의사의 신뢰도를 어떻게 아느냐고요? 치과의사의 경력과 환자 리뷰 등을 확인하고, 여러 치료법과 치아 관리에 대해서 친절히 설명하는지를 살펴야 합니다. 건강한 삶의 동반자 역할을 할 치과의사, 허투루 선택해선 안되겠지요?

이성주 기자 (stein33@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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