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황 탄 변압기, 수출액 50% 뛰어… 업체들 줄줄이 증설

정재훤 기자 2024. 7. 1.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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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전력 인프라(기반시설) 수요 확대로 변압기 업계의 슈퍼사이클(장기적인 가격 상승 추세)이 도래하면서, 국내 업체들의 변압기 수출액 규모가 1년 전보다 약 50% 상승했다.

전력망 확충에 필수적인 중·대형 변압기를 생산하는 효성중공업, LS일렉트릭(LS ELECTRIC), HD현대일렉트릭은 5년 치 일감을 확보했고 생산 능력을 확대하기 위한 증설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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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전력 인프라(기반시설) 수요 확대로 변압기 업계의 슈퍼사이클(장기적인 가격 상승 추세)이 도래하면서, 국내 업체들의 변압기 수출액 규모가 1년 전보다 약 50% 상승했다. 전력망 확충에 필수적인 중·대형 변압기를 생산하는 효성중공업, LS일렉트릭(LS ELECTRIC), HD현대일렉트릭은 5년 치 일감을 확보했고 생산 능력을 확대하기 위한 증설에 나섰다.

1일 관세청 수출입 무역 통계에 따르면 올해 1~5월 1만킬로볼트암페어(㎸A) 이상의 초고용량 변압기 수출액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47.8% 상승한 3억9474만달러(약 5467억원)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수출 총량은 2만7875톤(t)으로, 전년 대비 30% 늘었다. 수출량 증가량에 비해 가격이 더 큰 폭으로 뛴 것이다.

그래픽=손민균

2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수출액은 251%, 수출 중량은 135% 늘었다. 미국을 중심으로 변압기 교체 주기가 도래하면서 한국 변압기 업체들에 발주가 쏟아진 결과다.

통상 변압기 수명은 20~30년이다. 2020년 미국 에너지부 조사에 따르면 미국 대형 변압기의 70%가량이 설치 수명 25년을 초과했다. 여기에 IRA(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따라 곳곳에서 다수의 대형 공장이 지어지고, AI(인공지능) 시대에 데이터센터 건립이 늘면서 전력 소모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변압기 수요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력기기 수요는 큰 폭으로 늘지만, 업체의 대응은 과거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며 “업체들의 공격적 투자가 시작되면서 향후 공급 과잉이 될 수 있지만, 아직 그 단계는 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국내 전력기기 3사는 올해 일제히 증설 계획을 발표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울산과 미국 앨라배마 변압기 공장에 각각 272억원과 180억원을 투자해 생산능력을 약 20% 확대할 계획이다.

LS일렉트릭 부산사업장에서 변압기가 수출을 앞두고 최종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 LS일렉트릭 제공

효성중공업은 지난 12일 약 1000억원을 투자해 미국 멤피스와 경남 창원에 있는 초고압 변압기 공장을 증설하겠다고 밝혔다. 내년에 상반기 증설이 완료되면 효성중공업의 초고압 변압기 생산능력은 지금보다 40% 이상 늘어난다.

LS일렉트릭은 800억원을 투자해 연매출 2000억원 규모의 부산사업장 초고압 변압기 생산능력을 내년 9월 4000억원 수준으로 확대하겠다고 지난달 밝혔다. 이와 함께 592억원을 투자해 국내 중소 변압기 업체 KOC전기 지분 51%를 인수했다. LS일렉트릭은 KOC전기의 증설도 추진해 오는 2026년 초고압 변압기 생산 능력을 5000억원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변압기 업체들은 최소 5년 치 일감을 수주했고, 여전히 공급자 우위의 시장 상황이라 가격도 오르고 있다. 당장 수요가 급한 발주처들은 웃돈을 주면서 제작을 의뢰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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