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커지는 쌀값 역계절진폭, 2022년 악몽 재연(再演)되나

관리자 2024. 7. 1.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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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25일 기준 산지 쌀값이 열흘 전보다 20㎏당 200원(0.4%) 떨어졌다.

지난해 11월 산지 쌀값 20만원선이 무너지면서 단경기에 5∼6%의 역계절진폭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지만 이미 4월과 5월에 각각 5%, 6% 바닥이 뚫렸다.

2021년 쌀 증산이 우려되자 농업계는 잉여물량 조기 시장격리 발표를 통해 산지 쌀값 변동성을 낮추자고 했지만 정권 말기 양정당국은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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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불구 역계절진폭 8% 돌파
수확기 농협 벼 매입 차질우려

6월25일 기준 산지 쌀값이 열흘 전보다 20㎏당 200원(0.4%) 떨어졌다. 15일 기준 174원 하락보다 낙폭을 키운 산지 쌀값 하락세는 정부의 5만t 시장격리 대책이 민망할 지경이다. 이로 인해 쌀값 역계절진폭은 마이너스 8% 바닥마저 뚫었다. 산지 쌀값은 지난해 햅쌀 가격이 처음으로 반영된 10월5일 20㎏에 21만7552원을 찍은 뒤 줄곧 미끄럼만 탔다. 그래도 5월까지는 평균 0.3% 하락세였지만 6월부터는 0.4%로 기울기마저 가팔라지고 있다.

문제는 이제부터 단경기(7∼9월)라는 점이다. 지난해 11월 산지 쌀값 20만원선이 무너지면서 단경기에 5∼6%의 역계절진폭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지만 이미 4월과 5월에 각각 5%, 6% 바닥이 뚫렸다. 이런 추세라면 단경기에 무려 20.5%라는 역계절진폭을 기록했던 2022년 악몽 재연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2021년 쌀 증산이 우려되자 농업계는 잉여물량 조기 시장격리 발표를 통해 산지 쌀값 변동성을 낮추자고 했지만 정권 말기 양정당국은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했다. 그러다 갑자기 쌀이 대선 정국에 불려 나오면서 ‘정치재’로 돌변, 논란만 벌이다 시장 개입 타이밍을 놓쳐버렸다. 뒤늦게 37만t 시장격리에 나섰지만 정부 대신 수확기 물량을 떠안은 산지 농협들만 3000억원이 넘는 손실을 입었다.

지난해 산지 농협들이 사들인 쌀은 200만t이 넘는다. 정부 매입량의 5배, 민간의 9배가 넘는 사상 최대 물량으로 지난해 쌀 생산량 370만t의 54%에 달한다. 2022년 대비 35만t 안팎의 정부 매입량 감소분을 농협이 다 받아냈고, 매입 가격도 벼 40㎏당 2300원 넘게 올려 수확기 쌀값 20만원선 달성을 사실상 이끌었다. 그 결과로 20만t이 넘는 재고 부담과 3년 연속 적자가 불가피한 역계절진폭에 직면한 산지 농협들은 억장이 무너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양정당국의 대책은 올 수확기 공공비축미를 당겨 사는 방식으로 5만t을 사겠다는 게 전부라 쌀대책인지 물가대책인지 헷갈릴 지경이다. 물가당국에 산지 쌀값의 우하향 그래프는 반색할 만한 지표다. 하지만 양정은 아니다. 단경기 역계절진폭을 잡지 못하면 가격은 차치하고, 당장 올 수확기 산지 농협들의 벼 매입부터 차질이 불가피하다. 2022년 기시감(旣視感)의 현실화 방지는 양정당국의 손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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