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라도·헤이수스 안 내려왔어요, 나가지도 않는데 4~5시간 거리를…” 홍원기의 합리적인 ‘자율과 책임’[MD광주]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후라도하고 헤이수스는 광주 자체를 안 내려왔어요.”
야구는 단체스포츠지만 개인스포츠이기도 하다. 1회초부터 9회말까지 철저히 투수와 타자의 1대1 승부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개개인은 그 1대1 승부를 1년 내내 치러 자신의 몸값을 높이고 연봉을 받는다. 결국 선수 개개인이 잘 해야 팀도 강해진다.
키움 히어로즈 홍원기 감독은 지난 29일과 30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이 취소되자 “저희 후라도하고 헤이수스는 광주 자체를 안 내려왔어요”라고 했다. 그러면서 “어떤 게 편하냐고 물었다. 내가 생각해도 나가지도 않는데 4~5시간 거리를…”이라고 했다.
후라도와 헤이수스는 키움의 원투펀치다. 3~5선발과 불펜이 허약한 키움 마운드에 절대적 동력이다. 마운드 전력의 7~80% 이상을 차지한다. 그런 두 사람은 지난 26~27일 고척 NC 다이노스전에 나란히 등판했다. 키움은 28~30일 광주 KIA 3연전을 1경기밖에 치르지 못했지만, 그와 무관하게 어차피 후라도와 헤이수스는 이번 KIA 3연전에 나가는 일정이 아니었다. 두 사람은 내달 2~3일 고척 LG 트윈스전에 선발 등판한다.
그래서 후라도와 헤이수스는 이번 광주 원정에 아예 오지를 않았다. 사실 팀마다 조금 다르다. 팀이 주중 3연전을 마치고 주말 3연전을 위해 장소를 옮길 경우, 금요일 선발투수를 목요일 훈련을 마치고 미리 보내는 건 일반적이다.
그러나 3연전에 등판 순번이 걸리지 않는 선발투수가 아예 3연전에 안 나타나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과거 대부분 감독은 팀 케미스트리를 이유로 동행시키는 경우가 많았다. 이동거리가 길어도 같이 움직여야 팀이라고 생각했다.
홍원기 감독은 야구는 철저히 개인스포츠라고 생각했다. 그는 “얘네한테는(외국인선수) 책임과 자율을 동시에 주면 된다. 야구는 단체운동이지만, 투수는 자기만 잘 하면 좋은 것이다. 사실 야수도 마찬가지다. 자기가 할 것을 다 잘하면 된다. 그게 뭉쳐서 팀이다. 야구는 개인적인 종목”이라고 했다.
후라도와 헤이수스가 광주에 내려왔다면 경기에 나가지도 않고 서울에서 광주를 왕복하는 것이었다. 물론 구단버스는 매우 안전하게 선수들을 이동시키지만, 홍원기 감독은 두 외국인투수에게 최소한의 피로감도 주고 싶지 않았다.
키움은 29~30일 KIA전을 치르지 못했지만, 두 외국인투수의 등판 순번만큼은 확실히 지킨다. 대신 두 사람은 팀이 광주 원정을 치르는 동안 고척 근처의 자택에서 고양 2군구장을 오가며 개인훈련을 하고 휴식을 취했다. 홍원기 감독은 웃으며 “후라도는 서울 지리를 나보다 더 잘 안다. 고양도 알아서 잘 다닌다”라고 했다.
사실 키움 외에 외국인투수 2명 모두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좋은 성적을 내는 팀이 거의 없다. 후라도는 16경기서 8승4패 평균자책점 3.39, 퀄리티스타트 12회다. 헤이수스는 16경기서 9승4패 평균자책점 3.35, 퀄리티스타트 11회다.
아예 얻어맞지도 않을 정도의 초특급 에이스는 아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계산이 되는 투구를 한다. 헤이수스는 평균자책점 4위, 후라도는 평균자책점 5위다. 키움은 평균자책점 탑10에 외국인투수 2명 모두 들어온 유일한 팀이다. 헤이수스는 다승 1위이며, 후라도는 다승 2위이기도 하다. 후라도는 최다이닝(98⅓이닝) 2위, 헤이수스는 WHIP(1.17) 3위다. 3~5선발과 불펜이 약한 키움으로선 두 사람의 존재가 절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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