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부는 떠납니다"...장성광업소, 88년 만에 역사 속으로
[앵커]
국내 최대 탄광인 강원도 태백 장성광업소가 88년 역사를 남기고 오늘(30일) 문을 닫습니다.
우리나라 산업화의 동력이었지만, 석탄 소비량 감소와 사업성 악화 등으로 결국 폐광이 결정됐습니다.
송세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일제 강점기인 1936년부터 무연탄을 캐기 시작한 태백 장성광업소.
국내 최대 규모로, 우리나라 산업화를 이끈 탄광들의 맏형이었습니다.
석탄 산업이 호황이던 70년대 한 해 무연탄 생산량은 230만 톤에 달했고, 종사자는 5천 명을 넘었습니다.
하지만 90년대 가정 난방 연료가 석유와 가스로 바뀌면서 석탄 산업은 내리막길을 걸었습니다.
여기에, 생산비 증가에 따른 사업성 악화로 정부는 석탄 감산 정책을 펼쳤고, 결국 조기 폐광됐습니다.
장성광업소는 이번 폐광으로 88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집니다. 내년 삼척 도계광업소가 마지막으로 문을 닫으면 대한석탄공사 탄광은 단 한 곳도 남지 않게 됩니다.
일터를 잃게 된 장성광업소 노동자는 400여 명.
늘 사고 위험이 도사리는 탄광 막장이었지만, 광부들은 산업 전사라는 자긍심으로 탄가루를 뒤집어쓴 채 석탄을 캤습니다.
[서성수 / 태백 장성광업소 광부 : 땀이 흘러서 탄 먼지, 그 시커먼 먼지가 하얀 밥에 떨어져서 그 밥을 먹을 때는 정말 너무나도 힘이 들어서….]
이미 인구 4만 명 선이 무너진 태백시는 인구 유출과 지역 경제 붕괴 등 폐광 후폭풍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박계춘 / 음식점 주인 : (장성광업소가) 없어지면 인구도 줄고 상인들도 상황이 나빠질 테고 걱정되죠.]
태백시는 청정 에탄올 단지 등 탄광 대체 산업 발굴에 안간힘을 쏟고 있지만, 전망은 불투명합니다.
[서성수 / 태백 장성광업소 광부 : 광부의 눈물을 흘리고 먹으면서 이 태백을 떠나야죠. 이제, 자리가 없으니까. 일자리가….]
YTN 송세혁입니다.
YTN 송세혁 (shsong@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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