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뺑소니 당한 ‘소방관 꿈나무’…장기기증으로 5명 살렸다
[앵커]
음주 뺑소니 차량에 치여 숨진 20대 청년이 장기기증으로 다섯 명에게 새 생명을 선물했습니다.
'사람을 살리는 일을 하고 싶다'며 소방관을 꿈꾸던 조병훈 씨의 이야기를 박경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카메라를 향해 장난스레 미소를 짓고, 늘 어려운 친구를 먼저 돕던 마음 따뜻한 22살 청년 조병훈 씨.
지난 3월,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귀가하다 음주 뺑소니 차량에 치여 뇌사 상태에 빠졌습니다.
[강지수/고 조병훈 씨 친구 : "공부도 많이 알려주고 운동 신경도 엄청 좋았어서 다 같이 운동할 때도 혼자서 뭐 거의 칭찬 독차지했었죠. 그만큼 너무 활기차고 밝은 친구였습니다."]
군대를 다녀온 지 고작 넉 달, 스스로 용돈을 벌겠다며 주말 새벽까지 일하다 당한 참변이었습니다.
6년 전 남편을 먼저 떠나 보내고 이제 아들마저 잃은 어머니의 마음은 찢어집니다.
[이경희/고 조병훈 씨 어머니 : "병훈이한테 사랑한다라는 말을 많이 못 해줬어요. 그게 좀 많이 안타깝고, 많이 안아주지 못하고 그게 제일 아쉬웠던 점이에요."]
사람을 살리는 소방대원이 되고 싶었다는 조 씨.
주치의로부터 장기기증 제도를 소개받은 가족들은 기적을 바라는 대신 다섯 명의 생명을 돕는 길을 택했습니다.
[동주현/담당 장기기증 코디네이터 : "심장, 폐장, 간장, 양측 신장 총 5가지 장기가 기증됐는데요. 이로써 총 다섯 분이 새로운 삶의 기회를 가지게 된 것입니다."]
사람을 살리겠다던 아들의 꿈을 기억하고 있는 어머니는 이제 아들이 하늘나라에서 행복하길 바랄 뿐입니다.
[이경희/고 조병훈 씨 어머니 : "병훈이 의지가 대단한 거라서, '병훈이도 엄마 잘했어' 그렇게 해줄 것 같아서…."]
KBS 뉴스 박경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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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준 기자 (kjpark@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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