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룸' 이순재 "오래 살다 보니 90세까지 연기…돋보이는 배우 아니었다" [종합]

강다윤 기자 2024. 6. 30. 20:3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JTBC '뉴스룸'./ JTBC '뉴스룸' 방송 캡처

[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1934년 생으로 올해 한국 나이 90세, 배우 이순재가 지난 69년 연기 인생사를 전했다.

30일 방송된 종합편성채널 JTBC '뉴스룸'에서는 한국 연기 역사의 산증인, 최고령 현역 배우 이순재가 출연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JTBC '뉴스룸'./ JTBC '뉴스룸' 방송 캡처

이날 안나경 아나운서는 "'늘 고민하고 노력하고 도전한다'. 우리나라 연기 역사의 산증인이시다. 최고령 현역 배우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고 계신 것 같다"며 "연기를 처음 시작하셨을 때 지금 이 연세까지 하실 거라 꿈꿔오셨냐"라고 궁금증을 드러냈다.

이순재는 "전혀 그런 전제가 없었다. 오래 살다 보니까 90세까지 연기를 하게 됐다. 우리 직종이 그렇기 때문에 판 벌려놓으면 힘이 나는 거다. 다 쓰러졌다가도 현장 가면 벌떡 일어나서 일하게 돼 있다. 나는 그게 '직업적 속성' 이렇게 보고 있다"며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다 마찬가지다. 우리 동료들도 다 마찬가지"라고 겸손히 답했다.

최근 이순재는 백상예술대상 특별무대로 화제를 모았다. 이순재의 특별무대에 자리에 앉아있던 후배들이 모두 일어나 기립박수를 쳤고, 눈물을 보이는 이들도 있었다.

그러나 이순재는 "나는 정확하게 판단을 못했다. 왜냐하면 내가 지금 백내장 수술을 한 지 얼마 안 돼서 조금 시력이 떨어졌다"며 "늙은 배우가 하나 올라갔으니까 동정심도 생겼고 이런 요인이 아니었다 싶다. 특히 우리 유연석 군은 나하고 사제지간이다. 세종대학교에 내가 교수로 있을 때, 같이 작품도 했다. 그런 인연 때문에 아마 옛날 생각이 나서 운 걸로 알고 있다"라고 담담히 설명했다.

안 아나운서는 "감회가 참 남달랐을 것 같다"며 "그리고 나는 그 무대에서 하신 말씀 중에 '나는 그저 열심히 한 배우다'라고 말씀하신 게 참 울림이 깊게 가더라"라고 자신의 감회를 전했다.

이에 이순재는 "그럴 수밖에 없는데 나는 돋보이는 배우가 아니었다. 버티고 유지하려면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는 거다. 그래도 제대로 평가를 받을까 말까 한다"며 답했다. 한평생 연기를 했는데도 여전히 모자라고 쉽지 않다는 것.

JTBC '뉴스룸'./ JTBC '뉴스룸' 방송 캡처

이어 그는 "예술 창작이라는 게 그때그때 위대한 예술가들이 있을 뿐이지 그게 그 분야의 끝은 아니지 않나. '예술의 창조 영역은 무한하다' 나는 이렇게 보고 있다. 완성도 없고 끝도 없다. 우리도 마찬가지"라며 "내가 아무리 연기를 열심히 해도 '아 그 친구 곧잘 잘했네' 이 정도지 '어 저게 연기가 끝이다' 이건 아니라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라는 배우가 하는 거하고 B란 배우가 하는 게 표현이 다르다. 그건 그 나름대로의 자기의 예술성이 있단 말이다. 자기 창작력 창조력이 있는 거다. 그런 차이가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마다 이순재는 연극 무대에 오르고 있다. 지난 27일부터는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리는 창작 뮤지컬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의 해설자로 나선다. 이순재는 "6·25 전쟁 그다음 생겼던 이산가족들과 전쟁고아를 한 여주인공의 생애를 통해 다른 연극"이라며 극을 소개했다.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를 통해 관객들이 느꼈으면 하는 메시지를 묻자 이순재는 긴 답을 내놨다. 그는 자유민주주의, 이 소중함이 얼마나 귀한지 뼈저리게 느끼자는 이야기다. 나는 고등학교 1학년 때 6·25를 겪어서 잘 안다. 직접 목격했고 피난도 겨울, 여름 가족들하고 다 다니면서 여러 가지 상황을 목격했다"며 "이건 정말 민족사에 영원히 씻기지 않을 비극이다. 젊은 남자들 다 잡아서 의용군으로 끌고 갔다. 내가 고1 때 6·25가 났으니까 고등학교 과정이 다 날아가버렸다. 가장 꿈 많고 낭만적인 시절을 날려버린 것"이라고 토로했다.

또한 이순재는 연기 초장기 시절 자신의 '좋은 선배'에 대해 묻자 "우리 훌륭한 분들이 많이 계셨지 않나. 직접적인 관계는 아니지만 음으로 양으로 우리한테 미친 영향들, 그 양반들의 예술 정신, 그분들의 피와 땀이 바탕이 돼서 오늘 이게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자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끝으로 안 아나운서는 다시 태어나도 배우 하실 거냐"라고 궁금증을 드러냈다. 이순재는 "지금은 더 한다. 우리 때는 가난하고 먹을 것도 없었지만 지금 얼마나 수익성이 좋냐. 하기만 하면 그냥"이라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