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사 만루 막은 조병현, 역전 적시타 때린 정현승…팀에 승리 안긴 SSG 2000년대생 투·타[스경x승부처]
30일 잠실 SSG-두산전. 1-1동점이던 7회말 홈팀 두산이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1사에서 정수빈에게 안타를 맞은 SSG 구원 투수 이로운이 급격히 흔들리며 전다민과 양의지에게 연속 볼넷을 허용했다. 희생 플라이 하나면 경기를 뒤집을 수 있는 1사 만루. 이날 최대 위기를 맞은 SSG는 긴급하게 조병현(22)을 올렸다.
자칫 제구가 흔들리면 볼넷으로 허무하게 점수를 줄 수 있던 상황. 조병현은 침착했다. 2B-1S에서 시속 149㎞ 빠른 공으로 헛스윙을 끌어낸 조병현은 2B-2S에서 포크볼로 다시 한번 조수행을 현혹해 헛스윙 삼진을 끌어냈다.
조병현은 2사 만루에서 만난 양석환을 상대로도 포크볼 위주의 투구를 하며 타이밍을 빼앗았다. 조병현은 2B-2S에서 이번에도 낙차 큰 포크볼로 양석환의 헛스윙을 유도했다. 공이 빠지며 스트라이크 아웃 낫아웃이 됐지만, 재빨리 공을 주운 포수 이지영이 3루 주자 정수빈보다 빨리 홈 플레이트를 밟았다.
조병현의 호투로 1사 만루를 실점 없이 넘긴 SSG는 직후 8회초 득점 기회를 잡았다. 2005년생 고졸 신인 박지환이 선두 타자 2루타를 치고 나가 판을 깔았다. 이어 전의산이 진루타를 쳤고, 계속된 1사 3루에서 이번엔 2001년생 대졸 신인 정현승이 타석에 섰다.
두산은 마무리 김택연을 조기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반드시 도망가야 하는 시점, 정현승의 방망이가 매섭게 돌아갔다. 정현승은 1B-2S에서 김택연의 시속 153㎞ 직구를 받아쳐 중전 안타를 쳤다. 그 틈에 박지환은 3루를 돌아 홈 플레이트를 파고들어 역전 득점을 올렸다.
조병현의 호투는 계속됐다. 2-1, 이젠 승리를 지켜야 하는 8회말에도 마운드에 오른 조병현은 헨리 라모스와 강승호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김기연까지 유격수 땅볼로 처리했다. 아웃 카운트 3개를 공 9개로 잡았다.
경기 후반 집중력에서 두산을 앞선 SSG는 9회초 2사에서 박성한의 볼넷과 이지영의 적시 2루타로 1점 더 달아났다. 마무리 문승원은 9회말 등판해 실점 없이 3-1 승리의 마침표를 찍었다.
이날 SSG에선 2000년대생 젊은 선수들의 활약이 특히 돋보였다. 2001년생 좌완 선발 오원석은 5이닝 3안타 3사사구 4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비록 승리 투수가 되진 못했지만, 중반까지 경기를 대등하게 끌고 간 주역이다.
이숭용 SSG 감독은 경기 뒤 “팀의 미래인 지환이와 현승이 두 신인의 활약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다”며 “원석이가 선발 투수로서 역할을 다했고, 병현이가 팀이 어려울 때 큰 힘이 됐다”고 총평했다.
잠실 |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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