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와 세상]푸른 산호초
뉴진스가 일본의 도쿄돔을 뒤흔들었다. 이들은 지난 26~27일 팬미팅 공연에서 9만명의 관객을 열광시키면서 일본 상륙에 성공했다고 한다. 이날 뉴진스 멤버 하니가 1980년대 마쓰다 세이코(사진)의 히트곡 ‘푸른 산호초’를 불렀다는 뉴스를 접하면서 가벼운 경련을 느꼈다. 하니는 마쓰다 세이코가 시계를 돌려서 무대에 올라온 듯 헤어스타일과 의상, 제스처와 창법까지 재현했다. 이 영악한 신예그룹은 10대뿐 아니라 전 세대를 아우르는 인기를 얻어보겠다는 야심을 펼쳐 보인 것이다.
“내 사랑은 남쪽 바람을 타고 달려가/ 아 푸른 바람 가르며 달려라 저 섬으로/ 당신과 만날 때마다/ 모든 것을 잊어버리는 걸/ 들뜬 나는 리틀 걸/ 뜨거운 마음이 들리겠죠/ 맨살에 반짝반짝 산호초/ 단둘이서 떠내려가도 좋은 걸/ 당신이 좋아.”
이 노래를 부른 마쓰다 세이코는 일본 문화 개방 이전의 가수지만 한국에서도 마니아들 사이에서 유명했다. 엄한 부모의 반대로 다소 늦게 데뷔했지만 탁월한 외모와 노래로 단숨에 스타 반열에 올랐다. ‘푸른 산호초(い珊瑚礁)’가 히트했던 1980년대 일본은 경제적 호황으로 모든 게 넘쳐나는 시절이었다.
마쓰다는 일명 ‘세이코짱 컷’으로 불린 헤어스타일로 유행을 주도했고, 그의 브로마이드는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다. 또 ‘브릿코’(남자 앞에서 내숭을 떠는 것)로 상징되는 마쓰다의 무대 장악력은 가히 따를 자가 없었다. 국내에서도 흥행한 이와이 슌지 감독의 <러브 레터>에도 그의 노래가 등장한다.
이후에도 마쓰다는 미국 진출과 끝없는 불륜설에 시달리는 등 늘 주목의 대상이었다. 얼마 전에는 딸을 잃는 불행한 개인사도 있었다. 그런 스타를 불러낸 뉴진스의 전략은 일단 성공한 듯 보인다. 벌써부터 삼촌 팬들이 움직인다는 소식이다.
오광수 대중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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