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찍함이 덜하다? 문을 열면 디스플레이에 깜짝
정체성 이어가면서 덩치는 키워
계기판·내비 등은 원형 OLED로
시트에 통풍 기능 없는 건 아쉬워
전동화 바람을 타고 미니(MINI) 브랜드의 대표 소형 왜건 모델인 클럽맨이 최근 단종 소식을 전했지만 SUV 모델 ‘컨트리맨’은 더 커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패밀리 시장을 겨냥한 준중형 SUV 가솔린 모델 ‘뉴 MINI 컨트리맨’이 주인공이다. 소형 차량의 대명사 MINI 모델치고는 ‘너무’ 커서 어색하기도 했지만, 아기자기한 실내 인테리어가 곳곳에 스며들어 있었다.
덩치가 커져도 미니는 미니였다. 깜찍한 매력은 다소 반감됐지만, 도로를 읽으면서 달리는 섬세한 감각은 여전했다.
2017년 이후 7년 만의 세대변경으로 3세대 완전변경 모델로 돌아온 BMW그룹 프리미엄 소형차 브랜드 ‘미니’의 SUV 모델 ‘컨트리맨’은 “디자인이 다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외관에서부터 파격 변신을 꾀했다. 미니의 헤리티지(유산)라 할 만한 원형의 헤드라이트를 오각형의 각진 헤드라이트로 바꿨다. 차체 역시 ‘작은 차’란 미니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범위에서 최대치로 키웠다. 2세대 모델보다 전장 150㎜, 너비 25㎜, 높이 105㎜, 휠베이스는 20㎜ 증가했다.
후면부 헤드라이트 역시 세로형 리어라이트로 바꿔 차량이 더욱 커 보이게 했다. 세로형 헤드라이트는 국내 완성차 브랜드 중에선 대형 SUV인 팰리세이드, 텔루라이드, 글로벌 완성차 업체 중에서는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등이 차체의 웅장함을 강조하기 위해 채택하는 ‘연출 기법’으로 알려져 있다.
차 문을 열고 들어서니 깔끔한 대시보드 중앙에 위치한 원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가 눈에 들어왔다. 삼성디스플레이와 4년에 걸쳐 공동 개발한 것으로 사각 형태 일변도의 자동차 업계에선 최초의 시도다. 시동, 변속 등을 위한 버튼 정도만 남기고 계기판, 내비게이션, 실내 공조 제어, 인포테인먼트 조작 기능 등을 모두 직경 240㎜(약 9.4인치)의 원형 디스플레이에 담았다.
상당수 완성차 브랜드가 대시보드와 센터 디스플레이를 연결해 화면의 크기를 키우는 데 집중하는 최근 흐름과 비춰봐도 과감한 결단이라 할 수 있다. 실내에 둥근 해가 두둥실 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원형 OLED 디스플레이는 야간에는 ‘보름달’로 변신한다. 은은한 실내조명과 더해져 젊은 감성을 배가시킨다. 주행 모드와 기능, 화면 그래픽 등은 총 8가지의 ‘익스피리언스 모드’ 가운데 선택할 수 있어 분위기 전환용으로 그만이다.
뉴 미니 컨트리맨은 최신 운영체제인 ‘미니 오퍼레이팅 시스템(OS) 9’을 갖춰 티맵모빌리티 기반의 한국형 내비게이션을 비롯해 게임과 영상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화질과 터치 반응성이 웬만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수준이었다.
운전 중 수시로 비스듬한 각도로 놓인 원형 디스플레이를 보고 터치하느라 목이 약간 불편했지만 속도와 간략한 내비게이션 정보, 잔여 연료량 등은 기본 탑재되는 헤드업 디스플레이(HUD)에 표시돼 전방에 시선을 고정할 수 있었다.
디자인이 다 했다고 해서 디자인뿐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바닥에 달라붙어 가는 듯한 미니 고유의 주행 느낌에다 가족을 편안히 태우고 드라이빙에 나서는 패밀리카 본연의 기능을 더했다. 높은 시야에서 오는 쾌적함, 짐을 넉넉히 실을 수 있는 넓은 실내 공간은 덤이다. 바퀴 축간거리를 20㎜ 늘려 차량 내부를 넓힌 데 따른 부수효과다. 앞좌석 시트의 어깨와 팔꿈치 공간이 3㎝가량 늘어나 여유로운 공간 활용이 가능해졌다. 트렁크 용량은 기본 450L에서 505L로 늘었다. 뒷좌석을 접으면 최대 1530L에 이른다.
가격은 ‘뉴 미니 컨트리맨 S ALL4’ 클래식 트림이 4990만원, 고급 트림인 페이버드 트림이 5700만원으로 책정됐다. ‘뉴 미니 JCW 컨트리맨 ALL4’는 6700만원(모두 부가세 포함)이다.
권재현 기자 jaynew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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