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맛' 중독엔 답이 없다…모방 불가 매력·실력 '에스파' [리뷰]

김수영 2024. 6. 30.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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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에스파, 29~30일 콘서트 개최
잠실실내체육관서 1만2000명 동원
'슈퍼노바'·'아마겟돈' 등 강렬한 무대
풍성한 세트리스트로 매력·실력 입증
그룹 에스파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에스파(aespa)가 두 번째 단독 콘서트를 통해 모방 불가한 매력·실력을 지닌 팀임을 재차 입증했다.

에스파(카리나, 윈터, 지젤, 닝닝)는 3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두 번째 단독 콘서트 '싱크 : 패러렐 라인(SYNK : PARALLEL LINE)'을 개최했다. 전날에 이은 2회차 공연이다.

지난해 2월 같은 장소에서 데뷔 후 첫 공연을 열었던 에스파는 약 1년 4개월 만에 한층 풍성해진 세트 리스트, 탄탄해진 실력과 팀워크로 다시금 팬들 앞에 섰다. 그간 가요계에서 본 적 없는 개성 있는 색깔과 독특한 세계관으로 '쇠맛'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에스파인 만큼 공연 개최 소식만으로도 많은 K팝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바다.

이를 증명하듯 시작부터 에너지를 최고치로 끌어올린 에스파였다. 우레와 같은 함성을 뚫고 등장한 에스파는 오프닝 첫 무대로 '드라마(Drama)'를 선보여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카리스마 넘치는 퍼포먼스에 쉼 없이 터지는 화려한 불꽃, 웅장한 느낌으로 중무장한 연출, 현장감을 극대화하는 역동적인 편곡까지 눈을 뗄 수 없는 무대가 완성됐다.

오프닝을 다채롭게 연출해 초반부 몰입감을 확 끌어올린 점은 '신의 한 수'였다. '드라마'에 이어 데뷔곡 '블랙 맘바(Black Mamba)'를 돌출 무대에서 소화했고, 이후 '솔티 앤 스위트(Salty & Sweet)'는 상승한 리프트 무대 위에서 선보였다. 공연장의 열기는 단숨에 뜨거워지다 못해 불타올랐다.

카리나는 "오늘 저녁 우리와 '기깔나는' 시간 보내보자"고 깜찍하게 말했고, 윈터는 "아름다운 밤이다"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이렇게 더운 거 더 뜨겁고 재밌게 놀아봐요!"

지젤의 당찬 외침과 함께 '슈퍼노바(Supernova)' 무대가 시작되자 장내에는 함성이 쏟아졌다. 곡의 포인트로 꼽히는 '아오에', '바디뱅' 등의 가사가 나올 땐 우렁찬 응원법이 공연장을 꽉 채웠다. 에스파의 열정적인 퍼포먼스와 팬들의 떼창이 환상의 조화를 이뤄냈다. '마인(Mine)' 무대를 할 때는 멤버들이 무대 중앙에 철체 구조물에서 등장해 신선한 구도로 보는 재미를 높였다. '서스티(Thirsty)'를 통해서는 네 멤버의 각기 다른 음색을 느끼기 좋았다.

솔로 무대는 놀라운 완성도를 자랑했다. 모든 곡이 이번 콘서트를 위해 특별히 준비한 것으로, 멤버들은 직접 작업에 참여하며 '맞춤형 무대'를 만들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지젤이 직접 작사·작곡에 참여한 몽환적 알앤비 곡 '도파민(Dopamine)', 카리나가 단독 작사한 힙합 댄스 곡 '업(UP)', 닝닝이 작사에 참여한 알앤비 댄스 곡 '보어드(Bored)', 윈터가 작사·작곡에 참여한 곡으로 시원한 EDM 사운드가 특징인 '스파크(Spark)'까지 단 한 곡도 콘셉트가 겹치지 않았다.

정규 1집을 발매한 이후인 만큼 세트 리스트는 한층 풍성해졌다. 타이틀 곡 외에도 '프롤로그(Prologue)', '롱 챗(Long Chat(#♥)', '리코리쉬(Licorice)', '리브 마이 라이프(Live My Life)', '셋 더 톤(Set The Tone)' 등의 무대를 만나볼 수 있었다.


이번 콘서트의 콘셉트는 다중우주로 확장된 에스파의 새로운 세계관에서 착안, 독보적인 스토리텔링을 한 편의 드라마처럼 다채롭게 꾸며냈다. 공연 말미에는 SM의 첫 번째 버추얼 아티스트 나이비스(nævis)가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나이비스는 에스파 세계관 스토리 속 조력자 캐릭터이기도 하다.

이날 커다란 스크린 가득 채워진 영상 속 배경이 레이저 효과를 통해 무너지며 이를 뚫고 나이비스가 등장했다. 아나모픽 3D 기법으로 와이드 스크린을 활용한 무대를 선보인 나이비스는 플랫(FLAT)에서 리얼 월드(REAL WORLD)로 넘나들며 앞으로의 활동을 기대케 했다. 나이비스와 에스파가 나란히 한 무대에 선 이색적인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공연이 끝을 향해 갈수록 에스파 고유의 색은 더 진해졌다. '트릭 오어 트릭(Trick or Trick)'에 이어 공개된 거칠고 파격적인 무드의 '셋 더 톤'은 한층 진화한 이들의 '쇠맛'을 보여주는 듯했다. 공연에 맞춰 밴드 사운드를 키운 '넥스트 레벨(Next Level)'이 나오자 객석에서는 환호성이 끊이지 않았다. 힙한 비트의 '아마겟돈(Armageddon)'과 격렬한 밴드 연주의 만남은 그 자체로 강한 쾌감을 안겼다.


앙코르에서도 기세는 잦아들지 않았다. '아이너지(aenergy)'에서는 윈터의 짜릿한 고음, 닝닝의 단단한 보컬이 감탄을 불러일으켰다. 공연을 마치며 멤버들은 함께 고생해 준 스태프들과 큰 사랑을 보내주는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아울러 윈터는 "다음에는 더 큰 공연장에서 만나자"고 말해 호응을 얻었다.

서울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친 에스파는 7월 후쿠오카·나고야·사이타마·싱가포르·오사카, 8월 홍콩·타이베이·도쿄·자카르타·시드니, 9월 멜버른·마카오·방콕 등 아시아 및 호주 총 14개 지역에서 월드 투어를 이어간다. 내년 초에는 미주와 유럽으로 투어 규모를 확장한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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