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BBC 아닌 A"… 중복사업 정리·운영 개선에 속도낸다 [SK그룹 경영 새판짜기]

김영권 2024. 6. 30.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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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이 2026년까지 80조원을 마련해 인공지능(AI) 밸류체인 구축에 나서기로 한 것은 최태원 SK 회장이 강조해온 'AI 리더십'이 그룹 위기극복의 중요한 열쇠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번을 계기로 SK그룹은 그동안 주력으로 추진해왔던 BBC(배터리·바이오·반도체) 전략을 수정해 AI를 중심으로 그룹의 체질을 전면적으로 바꿀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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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반도체·AI데이터센터·AI비서
AI밸류체인 경쟁력 확보에 집중
219개 계열사 관리가능하게 조정
최태원 "선제적인 변화 필요하다"
SK그룹 주요 최고경영진들이 지난 6월 28~29일 경기 이천시 SKMS연구소에서 열린 경영전략회의에서 미국 출장 중인 최태원 회장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SK그룹 제공

SK그룹이 2026년까지 80조원을 마련해 인공지능(AI) 밸류체인 구축에 나서기로 한 것은 최태원 SK 회장이 강조해온 'AI 리더십'이 그룹 위기극복의 중요한 열쇠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번을 계기로 SK그룹은 그동안 주력으로 추진해왔던 BBC(배터리·바이오·반도체) 전략을 수정해 AI를 중심으로 그룹의 체질을 전면적으로 바꿀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최근 SK를 둘러싼 유동성 위기설 등을 불식하기 위해 30조원의 잉여현금흐름(FCF) 조성 등 재무구조 개선도 고강도로 추진한다.

■"SK그룹의 미래는 AI" 한목소리

6월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태원 SK 회장과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 SK그룹 주요 최고경영자(CEO)들은 6월 28~29일 개최된 경영전략회의에서 AI 관련 논의를 가장 많이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최태원 회장은 최근 미국 출장에서 반도체부터 서비스까지 망라한 SK그룹의 'AI 생태계'로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을 두루 모색했다.

최 회장은 샘 올트먼 오픈AI CEO를 만나 양사 간 협력방안과 급변하는 AI 기술·산업의 미래에 대해 논의했다. 또한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와는 SK와 MS가 추진 중인 반도체, 데이터센터, 언어모델 등 AI 관련 협력을 강화하는 데 뜻을 같이했다.

SK그룹은 이번 경영전략회의에서 AI·반도체 투자를 통해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필두로 한 AI 반도체 △AI 시대의 핵심 인프라로 꼽히는 AI 데이터센터 △개인형 AI 비서(PAA)를 포함한 AI 서비스 등 AI 밸류체인을 더욱 정교화하고 글로벌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하기로 했다.

SK그룹은 특히 80조원에 달하는 재원 마련을 위해 수익성 개선과 사업구조 최적화, 시너지 제고 등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운영 개선을 통해 3년 내 30조원의 FCF를 만들어 부채비율을 100% 이하로 관리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SK그룹은 지난해 10조원 적자를 기록한 세전이익이 올해는 흑자로 전환, 22조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2026년 세전이익 목표는 40조원대로 잡았다.

이와 관련, 최 회장은 "새로운 트랜지션(전환) 시대를 맞아 미래 준비 등을 위한 선제적이고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면서 "그린·화학·바이오 사업 부문은 시장 변화와 기술 경쟁력 등을 면밀히 따져서 선택과 집중 그리고 내실경영을 통해 '질적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고 CEO들에게 당부했다.

■계열사 조정 통해 재원 확보

CEO들은 앞으로 중복투자 해소 등을 하는 과정에서 219개에 달하는 전체 계열사 수를 '관리 가능한 범위'로 조정할 필요성이 있다는 데 공감하고, 각사별 내부절차를 거쳐 단계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현재 SK의 계열사 수는 삼성(63개)이나 현대자동차(70개), LG(60개) 등 주요 그룹과 비교하면 월등히 많다. 이 과정에서 우량자산은 지속적으로 내재화하고, 미래성장사업 간 시너지는 극대화해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방침이다.

이에 따라 7월부터 자회사 간 합병과 비수익 계열사 및 자산 매각 등의 후속 작업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이미 SK네트웍스는 SK렌터카를 8200억원에 매각하기로 했고, SK㈜도 연내 베트남 투자지분 매각을 통해 1조원가량의 유동성 확보에 나섰다. 특히 이날 경영전략회의 이후 '다가올 미래'인 배터리 사업을 담당하는 SK온을 살리기 위해 다양한 방안이 구체화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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