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기업 신용도 '쇼크'…석유화학·건설 줄강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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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 신용도에 '경고등'이 들어왔다.
신용평가사 정기 평가에서 기업 신용도 줄강등이 현실화하고 있어서다.
30일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 등 국내 신용평가사들이 올해 상반기 시행한 정기 평가를 분석한 결과, 신용등급 및 전망을 내린 기업은 총 74곳으로 집계됐다.
건설(GS건설·태영건설), 부동산신탁(한국토지신탁·코리아신탁), 건자재(쌍용씨앤이·동화기업) 기업들의 신용도가 강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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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와 고금리 장기화 여파
하반기에도 하방기조 이어질 듯
기업 자금경색 더 심해질 우려
국내 기업 신용도에 ‘경고등’이 들어왔다. 신용평가사 정기 평가에서 기업 신용도 줄강등이 현실화하고 있어서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고금리 장기화로 실적 부진과 재무지표 악화가 겹친 여파로 풀이된다.
30일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 등 국내 신용평가사들이 올해 상반기 시행한 정기 평가를 분석한 결과, 신용등급 및 전망을 내린 기업은 총 74곳으로 집계됐다. 신용등급 및 전망을 올린 기업은 44곳에 그쳤다. 신용평가사들은 3개년 사업보고서를 기초로 하되 상반기 실적 등을 고려해 매년 6월까지 정기 평가를 시행해 신용도를 매긴다.
대규모 적자가 누적되고 있는 석유화학 업종의 신용도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대기업 석유화학 계열사인 롯데케미칼 한화토탈에너지스 SK어드밴스드 등이 신용도 하향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직격탄을 맞은 기업들도 흔들리고 있다. 건설(GS건설·태영건설), 부동산신탁(한국토지신탁·코리아신탁), 건자재(쌍용씨앤이·동화기업) 기업들의 신용도가 강등됐다. 증권(하나·SK증권), 저축은행(페퍼·대신저축은행), 캐피털(OK·엠캐피탈) 등 금융권 기업들도 신용평가사의 칼날을 피하지 못했다. 실적 압박이 큰 이마트 롯데하이마트 등 유통 업종과 엔씨소프트 컴투스 등 게임 업종의 신용도도 하향 조정됐다.
글로벌 신용평가사의 잣대도 깐깐해지고 있다. 전기차 시장 침체로 성장세가 둔화한 배터리 관련 기업들이 대표적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올 들어 LG에너지솔루션과 LG화학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내렸다. SK온의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의 신용등급도 투기 등급인 ‘BB+(안정적)’로 강등했다.
반면 호실적을 내고 있는 자동차(현대자동차·기아), 조선(삼성중공업·한화오션) 업종의 신용도는 상향 조정됐다. 코로나 엔데믹 수혜를 보고 있는 호텔(조선호텔앤리조트·한화호텔앤드리조트)과 영화상영업(CJ CGV) 등도 상향 청신호가 켜졌다.
업계에서는 기업 신용도 하방 기조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내 신용평가 3사에 따르면 이날 기준 신용등급 전망에 ‘부정적’ 꼬리표가 달린 기업은 121곳(중복 포함)으로 집계됐다. ‘긍정적’ 평가를 받은 기업은 69곳에 그쳤다. 부정적 평가를 받은 기업은 향후 신용등급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신용도 하락이 자금조달 환경 악화로 직결된다는 점도 문제다. ‘신용도 저하→자금난 심화→신용도 추가 하향’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상반기 신용도가 떨어진 GS건설 효성화학 동화기업 등은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미매각 사태를 피하지 못했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지연되면서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들을 중심으로 부채 위험이 확대됐다”며 “신용 평가가 후행적으로 이뤄지는 특성을 고려하면 등급 하락 기조가 올해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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