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디지털 시대, 신용카드는 사라지지 않는다

2024. 6. 30.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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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준 여신금융협회 여신금융연구소 실장

요즘 모바일 기반의 디지털화가 일상생활 전반으로 스며든 모습은 이제 낯설지 않은 풍경이다. 특히 '지불의 디지털화'는 엄청난 발전을 거듭하며 돈을 지불하는 방식에 많은 변화를 이끌고 있다. 우스갯소리지만, 돈이나 신용카드를 넣어 다니는 지갑 없이도 집을 나설 수 있지만 스마트폰 없이는 절대 어딜 나설 수 없다는 게 오늘날의 특징이다.

스마트폰의 보급 확대로 인해 스마트폰에 신용카드나 체크카드 또는 은행계좌 등의 정보를 안전하게 저장하는 '가상의 지갑'인 모바일지갑을 사용하는 빈도가 갈수록 늘고 있다. 스마트폰에 보다 친숙한 MZ세대의 모바일지갑 사용이 획기적으로 증가하며 결제환경의 혁신적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우리 주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현금(선불충전·직불·계좌이체와 같은 형태)과 신용·체크카드 등을 스마트폰에 넣어놓고 필요 때마다 비접촉으로 지급하고 결제하는 것이 대중화되어가는 시대다.

모바일지갑은 실제 매장에서 쇼핑하든, 온라인에서 쇼핑하든 사람들에게 신속하고 편리한 결제 옵션을 준다는 사실을 부정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지불이라는 기본 기능에 리워드 적립, 쿠폰 저장, 식당·호텔·티켓 사전예약, 주문·배달, 택시 호출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각종 서비스가 결부되어 이용과 동시에 편하고 신속한 결제를 도와주기 때문이다.

물론, 지출 패턴 분석을 통한 개인 맞춤형 자산관리 기능도 여기에 당연히 포함되어 있다. 이렇다보니, 일상생활과 밀접한 다양한 서비스를 포괄하여 통합해가는 마치 하나의 디지털 허브와 같은 '슈퍼앱'으로 진화해나가는 속성을 지닌다.

여기에 발맞춰 소매업체들도 고객이 선호하는 신속한 결제 옵션이 가능한 모바일지갑을 지원하거나 제공하는 경우가 많아지는 추세다. 이런 추세는 온라인 쇼핑몰에만 국한되지 않고, 실제로 매장을 가진 소매업체들에게도 동일하게 나타나는 중이다.

예를 들면, 스캔 없는 계산대 또는 모바일 POS시스템 도입 등 모바일지갑이 지원될 수 있도록 결제시스템을 업데이트하여 별도의 단말기 없이 결제가 가능토록 하고 있다. 결국 소매업체에게 모바일지갑이 의미하는 바는 편리성을 갖춘 최적화 결제 옵션, 디지털영수증 등과 같은 기능을 제공하여 판매시점에서 고객과의 상호작용을 혁신적으로 강화시키는 '상거래 지원 플랫폼'이다.

하지만, 현금이나 플라스틱카드와 같은 전통적 지불방식은 디지털 기술이 접목된 상거래에서 편하고 신속한 결제 옵션 중의 하나로 자리매김하기에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 현금 및 실물카드의 경우, 주머니에서 꺼내야 하고, 어떤 때는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려야 하거나 잔돈을 거슬러 받아야 하는 절차들이 있어 모바일지갑에 비해 태생적으로 번거로울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현금 및 실물카드와 같은 전통적 지불방식은 앞으로 본격화될 디지털 상거래 시장에서 그 활용도가 점점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디지털 시대가 활짝 열렸을 때 카드는 완전히 사라질까'라는 의문이 들 수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다. 현재 모바일지갑 안에 들어가는 지급수단은 신용·체크카드, 선불충전, 직불, 계좌이체, BNPL 등이 있고, 멀지 않은 미래에 CBDC(디지털화폐)까지 포함될 것이다. 디지털 시대에 플라스틱카드와 같은 실물카드 사용이 줄어든다 해서 카드 특히, 신용카드가 사라지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지금 대다수 사람들은 모바일지갑을 통해 대중교통이나 식당 등지에서 쓱 갖다 대며 결제하고 있는데, 그 안의 최애 지급수단이 바로 신용카드다. 앞으로도 끊임없는 비접촉결제 혁신으로 모바일지갑을 매개로 신용카드 이용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크다. 그 이유는 신용(후불)으로 결제 가능하고, 다양한 혜택을 지닌 신용카드의 매력 때문이다.

그렇다고 디지털 시대에 개인 특성을 고려치 않는 획일적인 카드상품만 공급해서는 선두자리를 지켜내기 어렵다. 모바일지갑 안의 선불충전 등과 같은 다른 지급수단 이용도 늘기 때문이다. 따라서 '슈퍼앱'으로 진화중인 모바일지갑을 사용하는 고객 개개인에게 각종 서비스 이용에 가장 적합한 혜택을 주는 카드상품을 제공해줄 수 있는 능력이야말로 선두자리 유지의 핵심 관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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