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연장의 여왕'… 박현경 2주연속 우승컵
티샷 나무 맞고 들어온 행운
1차연장서 버디, 최예림 제쳐
다승·상금·대상 등 선두 올라
이예원과 하반기 타이틀 경쟁
박현경이 '연장의 여왕'으로 떠오르면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대회 2주 연속 우승에 성공했다. 과거 준우승만 줄줄이 했던 징크스를 완전히 깨고, 올 시즌 KLPGA 투어 '대세 골퍼' 중 한 명으로 떠올랐다.
박현경은 30일 강원도 평창군 버치힐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KLPGA 투어 맥콜·모나 용평 오픈에서 최예림과 최종합계 13언더파 203타로 동률을 이룬 뒤 18번홀(파5)에서 열린 1차 연장에서 버디를 넣고 우승했다.
지난 23일 BC카드 한경 레이디스컵에 이어 2주 연속 우승을 차지한 박현경은 상반기 마지막 날 시즌 3승을 달성하고 이예원과 다승 공동 선두에 올라섰다. KLPGA 투어에서 2주 연속 우승을 거둔 건 2022년 이소미 이후 박현경이 처음이다.
BC카드 한경 레이디스컵에서 4차 연장 끝에 우승했던 박현경은 이번 대회에서도 연장 끝에 정상에 올라 새로운 '연장의 여왕'으로 떠올랐다. 대회 2라운드에서 5~10번홀 6연속 버디로 단숨에 단독 선두에 올랐던 박현경은 최종일 3라운드에서 최예림과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박현경이 3번홀(파5)에서 짧은 파 퍼트를 놓쳐 보기를 적어낸 사이에, 최예림은 같은 홀 버디를 시작으로 이날 보기 없는 라운드를 치러 박현경이 밀리는 듯했다.
그러나 박현경이 16번홀(파4)에서 날카로운 아이언샷으로 버디를 더해 최예림과 동률을 이뤘고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박현경은 연장전에서 행운도 따랐다. 티샷이 밀렸지만 나무를 맞고 러프에 들어왔다. 앞서 3라운드에서도 18번홀에서 티샷이 밀렸지만 나무를 맞고 페어웨이 쪽으로 들어와 두 차례나 '나무 행운'이 따랐다.
세 번째 샷을 홀과 5.2m에 붙인 박현경은 오르막 경사의 버디 퍼트를 깔끔하게 넣고 오른 팔을 치켜올렸다.
반면 최예림은 5m 버디 퍼트에 실패하면서 희비가 엇갈렸다. 박현경은 역대 5차례 연장을 치러 그중 4승으로 높은 연장 승률(80%)을 기록하고 '연장의 여왕'으로 떠올랐다. 2018년 데뷔 후 174번째 대회 만에 첫 우승을 노렸던 최예림은 첫 연장에서 고비를 넘지 못했다.
이번 우승으로 개인 통산 7승을 달성한 박현경은 경기 후 "선수 생활에서 2주 연속 우승이라는 기록을 남길지 상상하지 못했다. 기적처럼 좋은 선물을 받은 것 같아 감사한 하루"라며 밝게 웃었다.
이어 "상반기에 생각하지 못했던 3승을 달성하다 보니 준우승을 많이 했던 때가 떠오르더라"고 덧붙였다.
박현경은 2021년 5월 크리스F&C 제43회 KL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2년5개월 동안 우승 없이 준우승만 9차례를 기록해 여자 골프 '불운의 아이콘'이기도 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완전히 달라졌다. 원래 아이언샷 정확도가 높았던 박현경은 동계훈련에서 주 6회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는 등 힘을 기르고 샷 거리를 늘렸다. 훈련 후 만족도도 높았다.
박현경은 "웨이트트레이닝에 항상 목표치 한계를 뛰어넘으려고 드라이버를 몸이 부숴지도록 쳤다. 무게를 많이 들고 거리를 늘리려는 노력을 많이 한 게 확실히 효과를 보는 것 같다"고 돌아봤다.
2024년 상반기 마지막 날 우승을 거두면서 박현경은 이예원과 함께 개인 타이틀 경쟁을 펼치게 됐다. 이번 대회 우승 상금 1억4400만원을 더한 박현경은 올 시즌 총 8억8663만원을 획득하고, 대상 포인트도 344점을 얻어 상금, 대상 모두 단독 선두에 나섰다.
박현경은 "상반기에 3승을 달성해 남은 시즌 목표를 다시 차근차근 세워야겠다. 하반기에는 메이저 대회 우승을 하고 싶다. 2021년 KLPGA 챔피언십 이후 다시 '메이저 퀸'으로 돌아오겠다"고 힘줘 말했다.
최민경과 이제영이 공동 3위(최종합계 11언더파 205타), 디펜딩 챔피언 고지우는 공동 8위(9언더파 207타)에 올랐다. 박현경과 함께 올 시즌 3승을 기록 중인 이예원은 공동 12위(8언더파 208타)로 대회를 마쳤다.
[김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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