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카드, 인뱅 3사와 동맹 'MZ고객 공략'

금융거래 정보 적은 고객 등
토스와 공동으로 신용평가
카뱅고객 특화상품 내년 선봬
국민카드·iM뱅크도 협업

카드업계 1위인 신한카드가 인터넷전문은행(인뱅) 3사인 카카오·케이·토스뱅크와 잇달아 손잡고 제휴카드 출시에 나선다. 금융그룹 내에 신한은행이라는 '뒷배'를 갖고 있지만, 인뱅과의 협업도 확대해 젊은 새 고객층을 개척하고 새 신용평가모델 도입을 비롯해 핀테크 기술 활용도 늘리려는 것으로 보인다. 인뱅 역시 카드사의 인프라스트럭처를 활용해 카드 수수료 같은 비이자수익을 늘려가려는 전략인 것으로 분석된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토스와 함께 금융거래 정보가 별로 없는 신파일러(Thin-Filer·최근 2년간 신용카드 실적과 3년 내 대출 경험이 없는 경우)를 대상으로 하는 신용카드 상품 출시를 추진하고 있다. 핀테크 플랫폼 토스와 공동으로 신용평가를 해 상품 개발에 나서고, 토스의 자회사인 토스뱅크와도 연계해 다양한 신용카드를 선보이는 게 목표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파일러에는 금융거래 정보는 없지만 상환 능력이 충분한 사회초년생·프리랜서 등이 포함돼 있고, 이들은 신용카드를 발급받는 데 제약을 받아왔다.

신한카드는 신파일러라도 제대로 된 신용평가를 통해 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도록 토스와 공동 신용평가모델을 만들고 있다. 토스는 자사 플랫폼 내 데이터를 활용해 현재 금융 관련 불이익 정보(연체 등) 위주의 신용평가 시스템을 보완할 모델 기반을 구축 중이다. 여기에 신한카드는 소비자 행동 패펀 등의 자사 빅데이터를 더할 예정이다.

아울러 토스 및 토스은행과 제휴 페이 서비스, 데이터 광고, 멤버십 서비스 전반에서의 플랫폼 사업 협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업을 폭넓게 추진할 예정이다.

신한카드는 내년 상반기에 카카오뱅크를 이용하는 고객들을 위한 서비스를 담은 상업자 전용카드(PLCC)를 출시할 예정이다. PLCC는 카드사와 해당 기업이 1대1로 파트너십을 맺고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다. 특히 '카카오뱅크 PLCC'는 신한카드의 빅데이터 인프라를 활용해 20·30대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의 소비·생활패턴을 분석하고 이를 카카오뱅크 상품과 결합하는 형태가 될 예정이다.

이 같은 협력에 대해 양사가 신한카드의 3200만 이용자와 카카오뱅크 2400만 이용자를 통해 고객 확대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카드업계에선 PLCC의 강자인 현대카드를 겨냥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PLCC는 인기 캐릭터 등 세련된 디자인 덕분에 젊은 층에서 '굿즈'를 모으듯 발급받는 경우도 있다. 이미 카카오뱅크는 신용카드가 아닌 체크카드 분야에서 라이언, 어피치 등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를 활용해 커다란 인기를 끈 전례가 있다.

신한카드는 지난 4월부터 케이뱅크에서만 발급 가능한 '케이뱅크 신한카드'를 출시했다. 케이뱅크 홈페이지와 앱에서만 발급받을 수 있는 카드로, 신한 SOL페이를 통해 결제할 때 할인 등의 혜택이 제공된다. 신한카드는 케이뱅크와 포괄적 협력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비용 절감 차원에서 금융사들의 협업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카드사는 인뱅 등 충성고객이 있는 업체와 제휴하면 해당 고객들이 새 서비스를 이용할 가능성이 커 비용을 줄일 수 있다"며 "인뱅도 카드사의 지급 결제 인프라, 가맹점 등을 활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카드사·인뱅·은행 등의 협업 시도는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iM뱅크는 KB국민카드와의 협업으로 청소년 선불카드를 올 하반기 출시한다. 또 현대카드와 카카오뱅크가 손잡고 개인사업자 대상 카드를 출시하기도 했다. 토스뱅크와 광주은행은 공동 대출을 진행하기로 했다. 고객이 토스뱅크 앱에서 신청하면 양 사가 각각 대출심사를 하고 대출한도와 금리를 결정해 토스뱅크 앱을 통해 대출받을 수 있다.

[박나은 기자 / 이소연 기자 / 양세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