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 나무 맞고 행운’ 박현경 2주 연속 연장전 승리, 시즌 3승 다승선두…“꿈만 같다, 뜻밖의 기적이 내게도”

김경호 기자 2024. 6. 30.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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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경이 30일 강원도 평창 버치힐CC에서 열린 맥콜 모나 용평오픈 마지막날 첫 연장전에서 버디 퍼트를 넣은 뒤 환호하고 있다. |KLPGA 제공



“2주 연속 우승은 꿈만 같다. 뜻밖의 기적이 일어난 것 같다.”

박현경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사상 첫 2주 연속 연장 우승을 거두며 시즌 3승으로 다승 공동선두로 올라섰다.

박현경은 30일 강원도 평창 버치힐CC(파72·6435야드)에서 열린 맥콜 모나 용평오픈(총상금 8억원)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1개로 3타를 줄이고 합계 13언더파 203타를 기록, 최예림과 공동선두로 마친 뒤 첫 연장에서 승리했다.

18번홀(파5)에서 열린 첫 연장에서 박현경은 티샷이 페어웨이 오른쪽 숲의 나무를 맞고 떨어지는 행운을 타고 3번 만에 그린에 올린 뒤 5m 버디 퍼트를 먼저 넣고 오른손을 번쩍 치켜들었다. 이어 비슷한 거리에서 최예림의 버디 퍼트가 홀 오른쪽으로 벗어나면서 승부가 갈렸다.

지난달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결승에서 이예원을 꺾고 우승한 박현경은 지난주 BC카드 한경 레이디스컵에서 윤이나, 박지영과 연장전 끝에 승리한데 이어 2주 연속 연장전을 벌인 끝에 승리하고 2019년 데뷔후 처음 한 시즌 3승을 달성했다.

우승상금 1억 4400만원을 거머쥔 박현경은 대상과 상금 선두(8억 8663만원)를 굳게 지켰고 다승 경쟁에서도 이예원과 공동선두에 올랐다.

1타차 선두로 출발한 박현경은 이날 5타를 줄인 최예림에게 추월당했으나 16번홀(파4)에서 세컨샷을 홀 바로 뒤에 바짝 붙여 탭인 버디를 넣고 연장전으로 끌고 갔다. 앞서 정규라운드 18번홀에서도 티샷이 나무를 맞고 들어온 뒤 파 세이브에 성공한 박현경은 두 번의 행운을 우승으로 살려냈다.

박현경은 프로 데뷔후 5번째 연장전에서 4승 1패를 기록했고, KLPGA 투어 사상 첫 2주 연속 연장 우승 진기록을 썼다.

박현경은 공식 인터뷰에서 “선수생활 하면서 2주 연속 우승할 수 있으리라곤 상상도 못했다”며 “이젠 이렇게 편하게 우승하는데, 전에는 2년 반 동안 그렇게 애써도 우승하지 못했는지 모르겠다”고 돌이켰다. 박현경은 2021년 KLPGA 챔피언십에서 2연패에 성공한 이후 2년 반 동안 9번 준우승에 그치며 지독한 징크스에 시달렸으나 지난해 10월 서울경제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올해 3승을 더해 통산 7승을 달성했다.

“지난 동계훈련에서 지독하게 훈련했고 그 결과 비거리가 늘었다. 아이언샷도 더 정확해지면서 성장했다”는 그는 “지난주 연장에서 우승하면서 반층 성장했고, 이번주 우승으로 반층을 더해 한 층 더 성장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박현경은 “선수생활 하면서 통산 10승을 거두는게 목표였는데, 사실 올해 전까지는 소박한 목표가 아니었다”면서 “통산 상금 40억원을 넘기는것도 올해 목표였는데 45억원으로 늘려잡겠다”며 웃었다. 박현경은 현재 39억 6917만원으로 역대 통산상금 5위를 달리고 있다.

생애 첫 우승에 도전했던 최민경, 이제영이 공동 3위(11언더파 205타)로 뒤따랐고 첫날 선두 서연정은 공동 5위(10언더파 206타)로 마쳤다.

평창 |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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