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회 실책으로 날아간 선발승…‘KT 천적’ 상대로 판정승한 KT 고영표, 승수 추가는 실패했지만 2G 연속 QS 달성으로 위안[스경X현장]

김하진 기자 2024. 6. 30.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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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고영표. KT 위즈



시즌 초 부상으로 이탈했던 KT 고영표(33)가 에이스로서의 면모를 점차 증명하고 있다.

고영표는 30일 수원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더블헤더 1차전에서 6.1이닝 6안타 2볼넷 5삼진 1실점(비자책)을 기록했다.

팀은 2-2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지만 고영표는 이날 상대 선발 삼성 원태인 상대로 판정승을 거뒀다. 원태인은 5이닝 5안타 1홈런 5볼넷 7삼진 2실점으로 나름 제 몫을 했지만 타선이 고영표에게 꽁꽁 묶여있던 탓에 득점 지원을 받지 못했다.

더군다나 KT를 상대로 강했던 원태인이었다. 원태인은 KT전 15경기에서 7승2패 평균자책 3.41을 기록했다. 게다가 수원구장에서는 자신감이 있었다. 지난해 4월29일 수원경기부터 3연승을 기록하던 중이었다.

반면 고영표는 삼성전의 기억이 썩 좋지 않다. 삼성전 24경기에서 3승7패 평균자책 4.78로 패가 더 많았다.

게다가 삼성은 최근 타격감이 살아나는 모양새였다. 전날 우천 노게임이 선언되기는 했지만 4회까지 KT 선발 엄상백을 두들겨 7점을 뽑아냈다.

하지만 고영표는 이런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투구를 이어갔다.

1회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출발을 한 고영표는 3회 2사 후 전병우에게 좌전 안타를 맞기 전까지 타자들의 1루 출루를 허용하지 않았다. 4회까지도 무실점 피칭을 펼친 고영표는 4회말 타선에서 뽑아준 점수로 득점 지원도 받았다. 선두타자 배정대가 볼넷을 얻어내 출루한 뒤 도루에 성공하는 등 진루해 3루까지 갔고 오윤석의 내야 안타 때 홈인하면서 0-0의 균형이 깨졌다.

1-0으로 앞선 상황에서 5회 등판한 고영표는 리드를 지켰고 5회말에는 배정대의 솔로 홈런까지 터지면서 2-0으로 앞서게 됐다.

원태인은 5회를 마치고 내려갔고 고영표는 6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두 타자를 땅볼로 잡아낸 고영표는 구자욱에게 좌중간 2루타를 맞았으나 타자가 무리하게 3루까지 진루하다 아웃돼 6회를 손쉽게 끝낼 수 있었다.

그러다 7회에는 첫 실점했다. 선두타자 강민호를 볼넷으로 보냈고 이재현에게 중전 안타까지 맞았다. 타구를 중견수 배정대가 더듬는 사이 강민호의 대주자 김재혁이 3루까지 진루했다. 고영표는 데이비드 맥키넌을 땅볼로 처리했지만 3루에 있던 김재혁의 홈인을 막지 못했다. 결국 고영표는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투구수는 93개였다. 투심 패스트볼(38개), 체인지업(35개), 커브(12개), 슬라이더(8개) 등을 던졌다. 다행히 불펜 투수 김민이 7회를 추가 실점 없이 틀어막았고 고영표의 실점도 늘어나지 않았다.

KT 고영표. KT 위즈 제공



하지만 고영표의 고대하던 시즌 3승째(2패)는 올리지 못했다. 9회 팀이 동점을 허용했기 때문이다.

실책이 빌미가 됐다. 마무리 박영현이 구자욱, 김재혁을 연속 삼진 아웃으로 잡아낸 뒤 이재현을 볼넷으로 내보냈다. 이어 대타 김헌곤이 친 땅볼 타구를 3루수 황재균이 잡아 1루수 오재일에게 송구했는데 타구가 1루수의 키를 넘기는 실책이 나왔다. 이 실책으로 2사 1·3루가 됐고 류지혁이 우전 적시타를 쳐 결국 2-2 동점이 됐다.

고영표 개인적으로는 복귀 후 계속 호투를 펼치고 있다는 점에 의의를 둘 수 있다.

지난 겨울 KT 구단 최초의 다년 계약을 했던 고영표는 야심차게 시즌을 시작했으나 올시즌 두번째 경기인 지난 4월2일 KIA전 이후 팔꿈치 미세 손상 진단을 받고 전력에서 이탈했다.

재활 과정을 밟은 뒤 지난 19일 롯데전에서 복귀했지만 1회에만 5실점하는 등 5이닝 6실점으로 무너지며 패전의 멍에를 썼다.

그러나 지난 25일 SSG전에서는 7이닝 2안타 무사사구 5삼진 무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플러스를 작성했고 이날도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하며 호투를 이어갔다. 점차 에이스라는 수식어에 걸맞는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다.

수원 |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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