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거론' 홍명보 감독 작심발언 "KFA, 클린스만 통해 얼마나 학습했는지가 중요"[포항톡톡]
[OSEN=포항, 고성환 기자] 홍명보 울산HD 감독이 대한축구협회를 향해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울산HD는 30일 오후 6시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리는 하나은행 K리그1 2024 20라운드에서 포항스틸러스와 맞붙는다.
현재 울산은 11승 5무 3패(승점 38)로 2위에 올라 있다. 한 경기 더 치른 김천(승점 39)을 바짝 추격 중이다. 포항은 9승 7무 3패(승점 34)로 3위. 이번 경기에서 승리하면 울산과 격차를 1점 차로 좁히게 된다.
최근 패배를 잊은 울산이다. 직전 라운드 안방에서 대구를 1-0으로 꺾으며 6경기 무패(4승 2무)를 질주하고 있다. 보야니치가 데뷔골을 터트리며 팀에 승점 3점을 안겼다.
물론 빡빡한 일정 속 체력 문제는 걱정이다. 홍명보 감독은 "힘들어서 회복이 안 된다. 나는 회복이 되지만, 선수들은 쉽지 않다"라며 너스레를 떨며 "부상 선수나 재활 중인 선수가 있다. 어린 선수들이 나와서 성장하는 건 좋지만, 그 선수들도 체력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팀에 어려움이 좀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반대로 부상 선수들도 있고 하지만, 선수들이 계속 승점을 따오고 있어서 잘하고 있단 생각이 든다. 어려운 경기도 있으나 극복하면서 승점을 따오는 모습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덧붙였다.
울산은 개막전에서 포항을 1-0으로 꺾은 바 있다. 홍명보 감독은 포항의 달라진 점을 묻자 "아무래도 개막전과 지금은 차이가 많이 난다. 시즌 초반엔 경기력이 나오진 않았다. 이제는 포항의 팀 컬러가 나오고 있다. 결과적으로 상위권에서 계속 이기고 있다. 또 우리 '명장' 박태하 감독님께서 계속 드라마를 쓰고 있다고 하더라. 시즌 초반과는 확실히 다르다. 팀이 강하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라고 답했다.
후반전에 승부를 보려는 울산이다. 홍명보 감독은 경기 포인트를 묻자 "포항은 어떤지 모르겠다. 우리는 후반에 언제 엄원상과 장시영을 투입해서 스피드 있는 경기를 하느냐가 중요하다. 물론 장시영이 공격에 나갈지 수비에 나갈지는 모른다. 포항도 정재희처럼 빠른 선수들이 대기하고 있다. 스틸야드는 후반을 안전히 넘기기 어려운 구장이다. 그 타이밍을 잘 봐야 한다"라고 답했다.
감독 찾기에 애를 먹고 있는 한국 축구대표팀 이야기도 나왔다. KFA에서 내국인 감독으로 눈을 돌리면서 홍명보 감독이 1순위 후보로 계속 거론되고 있는 상황.
홍명보 감독은 "내가 1순위에 있다고 언론을 통해 들었다. 그러면 내가 대표팀에서 한국인 감독의 경계는 정해졌다고 생각한다. 남은 건 협회에서 나보다 더 좋은 경험이나 경력, 성과를 가진 분을 데려오면 자연스레 내 이름은 나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내 스탠스는 항상 같았다. 우리 팬들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라며 울산 팬들을 안심시켰다.
또한 홍명보 감독은 최근 사퇴한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 이야기가 나오자 작심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지금 이 시점에서 위원장이 사퇴한다는 건 뭔가 어떤 일이 있었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정해성 위원장이 어떤 일을 했는지는 내가 모른다. 내가 했던 경험을 토대로 말씀드리자면 당시엔 김판곤 위원장이 있었다. 김판곤 위원장은 책임도 있었지만, 권한도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사람이 정말 한국 축구에 맞는다고 생각하면 국적 불문하고 그 사람을 뽑았다. 그게 파울루 벤투 감독이었다"라고 말했다.
홍명보 감독은 "물론 벤투 감독도 뽑은 뒤 많은 비판을 받았다. 누구냐, 한국 대표팀에 맞냐는 비난을 들었다. 김판곤 위원장도 본인이 힘들다 보니 중간에 '정말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시점까지 가기도 했다. 하지만 내가 이 사람이 한국 축구에 맞을 것 같냐고 질문했다. 맞다고 하더라. 또 얼만큼 잘할 수 있는지 확실히 알 수는 없지만, 자기 생각엔 이 사람이 잘할 수 있을 거라고 말씀하시더라. 그래서 그러면 뽑으라고 했다. 그 책임은 당신과 내가 지면 된다고 했다"라고 덧붙였다.
KFA를 향한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홍명보 감독은 "지금처럼 내국인, 외국인으로 나눠서 뽑아야 한다는 생각보다는 우리가 지금 왜 이 시점에 감독을 뽑아야 하는지를 근본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뽑은 과정과 그 후 문제점을 통해 얼만큼 학습돼 있느냐가 중요하다. 난 솔직히 말하면 잘 모르겠지만, 정해성 위원장을 뒤에서 누가 얼만큼 서포트해줬을까. 협회에서 아무도 해주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러다 보니 혼자 고립됐다는 생각이 든다. 안타깝다"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홍명보 감독은 "위원장은 모두 전문성 있는 사람이 하는 직책이다. 행정 직원들이 위원장을 절대적으로 도와줘야 한다. 자기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 일한 사람이 있다면 생각을 바꿔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발전이 없다. 감독과 위원장은 몇 번씩 바뀐다. 그들을 돕는 사람들이 바뀌지 않으면 절대 바뀌지 않는다. 과연 정해성 위원장이 일하는 데 누가 얼마나 서포트해줬겠는가. 내 경험에 비추어 보면 그러지 않았을 것"이라고 거듭 꼬집었다.
/finekosh@osen.co.kr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대한축구협회 제공.
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