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비확산 핵전략' 놓고 딜레마···내부선 “한국과 핵 공유를” [안보 대변혁, 격랑의 한반도]

워싱턴=윤홍우 특파원 2024. 6. 30.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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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러시아·북한 등이 빠른 속도로 핵무기를 늘리고 고도화하는 가운데 비확산을 주도해온 미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미국 내부에서는 중러가 핵군축을 사실상 거부하고 있는 만큼 미국의 비확산 전략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할 시점이라는 목소리가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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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러 군축 않고 탄두 늘리자
印太 전술핵 재배치 등 부각
전문가 "트럼프 대통령 되면
韓 핵무장론 급진전 가능성"
[서울경제]

중국과 러시아·북한 등이 빠른 속도로 핵무기를 늘리고 고도화하는 가운데 비확산을 주도해온 미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미국 내부에서는 중러가 핵군축을 사실상 거부하고 있는 만큼 미국의 비확산 전략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할 시점이라는 목소리가 커진다. 특히 11월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미국의 핵 태세 변화는 물론 ‘한반도 핵무장론’이 급격히 진전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스톡홀롬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지난달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핵탄두 비축량은 지난해 410개에서 올해 1월 현재 500개로 늘었으며 2030년이면 미국과 러시아보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많이 확보할 것으로 관측된다.

미 국방부도 지난해 보고서에서 중국이 약 500기의 작전용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2030년까지 1000기를 넘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중국의 핵탄두가 아직까지 미국과 러시아에 비하면 적기는 하지만 증가 속도는 가장 빠르다.

북한은 올 1월 기준 핵탄두를 50기 보유해 1년 전(30기)보다 20기를 확충한 것으로 추정됐다. 만약 북한이 러시아의 도움을 받아 핵무기 정밀화·고도화를 이루고 인공위성이나 핵잠수함 기술을 확보할 경우 동북아에서 힘의 균형은 깨지게 된다.

미국은 이 같은 상황을 주시하며 점진적으로 핵 태세 변화를 검토하고 있다. 프레네이 바이 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무기 통제 및 군축·비확산 담당 국장은 지난달 “적대국의 핵무기 궤도에 변화가 없다면 우리는 현재 배치된 (핵무기) 숫자의 증가가 필요한 시점에 도달할 수 있다”면서 “대통령이 그런 결정을 내린다면 시행할 만반의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 의회나 싱크탱크에서는 보다 전향적인 정책 변화를 촉구하는 주장이 쏟아진다. 북중러의 핵 확산에 맞서 인도태평양 지역에 전술핵을 재배치하고 미국이 호주·일본·한국 등과 핵 공유 협정을 맺어야 한다는 로저 위커 공화당 의원의 주장이 대표적이다.

미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맺은 핵 공유의 핵심은 미국 핵무기의 역내 배치, 나토 국가 항공기를 이용한 미 핵무기 투사, 핵기획그룹(NPG)을 통한 핵 공유 및 운용 전략·정책 논의다. 한미는 지난해 워싱턴 선언을 통해 한미 핵협의그룹(NCG)을 출범시켰지만 이를 ‘핵 공유’ 모델이라 보기는 힘들다.

이런 배경에서 11월 미 대선은 미국의 핵 정책과 한반도 확장 억제 전략의 중대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미 동맹을 상대로 막대한 안보 청구서를 들이밀고 있는데 이는 유럽과 아시아 국가들의 자체 무장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빅터 차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트럼프가 주한미군 철수를 단행한다면 이는 거의 확실하게 한국의 자체 핵무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워싱턴=윤홍우 특파원 seoulbir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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