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곳에 살면 성기도 짧아진다?”...기온의 차이가 크기를 결정한다는데 [생색(生色)]
[생색-30] 183cm VS 157cm.
세계에서 가장 큰 신장을 자랑하는 네덜란드 남성들의 평균키는 180cm를 훌쩍 뛰어 넘습니다. 대한민국에서 ‘키 좀 크다’하는 사람들도 그곳에서만큼은 평범해지기 일쑤입니다. 마치 거인국에 도착한 걸리버가 된 느낌입니다.
평균키가 가장 작은 나라는 동남아시아의 섬나라 동티모르와 인도네시아입니다. 이곳에서는 160cm가 넘는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아담한 체격을 가진 사람들이 활기차게 살아가는 나라이지요.
이 차이를 하나의 ‘이론’으로 정립한 학자가 있었습니다. 19세기 독일 학자 칼 베르그만이었습니다. 그는 날씨가 추운 곳에 사는 생명체가 더운 곳에 사는 같은 종의 동물보다 큰 ‘경향’이 있다고 결론내립니다. 1847년 발표된 ‘베르그만의 법칙’이었습니다. 이 법칙과 후속 연구가 성기 크기에 대한 웃지 못할 오해도 불렀습니다. 오늘 서른 번째 생색의 주제입니다.
베르그만은 동물들을 주의깊게 관찰할 줄 아는 학자였습니다. 그는 항상 의문을 가졌지요. 같은 종의 동물인데, 서식지에 따라 미세하게 차이가 났던 것입니다. 북극곰의 크기가 불곰보다 컸고, 북부 지방에 사는 여우가 남부쪽에 사는 녀석들보다 우람했습니다. 여러 관찰을 거친 그는 이렇게 결론을 내렸지요. “추운 기후가 개체의 몸집에 영향을 미쳤다.”
큰 강과 작은 실개천 중 어떤 것이 더 빨리 뜨거워지는지를 생각해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마찬가지로 더운 장소에서는 작은 동물들이 생존에 유리합니다. 더 빨리 열을 털어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북유럽 사람들의 거대한 키와 동남아시아 사람들의 작은 키 차이에 대한 이론이 되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만 해도 과거 함경도 사람들이 거구로 유명했지요. 중국에서도 북부 지역과 남부 지역 사람들의 키 차이가 상당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베르그만의 법칙이 인간에게도 어느정도는 적용되는 셈이지요.
기본적으로 심해의 낮은 용존산소도 생명체의 몸집을 키운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몸뚱이가 커야 적은 산소를 효율적으로 보존하면서 사용할 수 있어서입니다.
베르그만의 법칙이 나오면서 후속 연구도 더욱 활발해졌습니다. 앨런의 법칙이 대표적입니다. 미국 동물학자 조엘 아삽 앨런은 같은 동물이더라도 더운 지방에서 서식하는 동물의 팔, 다리, 귀, 꼬리가 더 길다는 사실을 발견합니다.
표면적을 조금이라도 늘려야 열을 발산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더운 곳에 사는 사막 여우의 다리와 귀가 북극 여우의 그곳보다 길게 뻗어나 있습니다.
침팬치는 반면 여러 암컷이 자유롭게 교미하는 사회적 동물이라서 성기와 고환이 고릴라에 비해 큰 편입니다. 그래야 자기의 씨앗이 수정될 확률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기후와는 연관성을 찾기 힘든 건 마찬가지입니다.
실제로 빙하기가 찾아온 홍적세(약 258만년 전~1만년 전) 동안 유럽의 하마 크기가 작아진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추운데도 몸집이 작아진 건 베르그만 법칙을 반박하는 증거입니다. 그럼에도 이 경향을 따르는 동물들이 있다는 건 명확합니다.
하나만은 분명합니다. 키가 크거나, 작거나, 다리가 길거나, 짧거나, 우열의 관계가 아니라는 것. 모든 생명체가 수 억년의 변화 속에서 각자의 방법으로 생존의 길을 모색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우리 모두 존중받을 가치가 있는 존재입니다.
<세줄요약>
ㅇ19세기 과학자 베르그만은 추운 곳에 사는 생명체는 몸집이 더 큰 경향성을 발견했다.
ㅇ북유럽 사람들이 평균 키가 큰 이유와 동남아시아 사람들의 작은 평균 키도 설명할 수 있게 됐다.
ㅇ그러나 성기 크기는 기후와 관련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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