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양극화 시대`…수백억 펜트하우스 한 편에 쌓이는 악성 미분양

이윤희 2024. 6. 30.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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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디 까사' 조감도. <골든트리개발 제공>

지난 5월1일 서울 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에는 최고급 레지던스인 '포도 프라이빗 레지던스 서울 - 인테리어 바이 펜디 까사'(이하 포도 바이 펜디 까사)의 초우량고객(VVIP) 대상 론칭쇼가 열렸다.

행사에는 포도 바이 펜디 까사의 설계를 맡은 도미니크 페로, 안드레아 마시에로 펜디 까사 최고 브랜드 담당자(CBO) 등이 참석했으며, 부동산 업계와 재계 인사와 연예인 등 여러 VVIP들이 초청을 받아 자리를 함께했다.

포도 바이 펜디 까사는 강남구 논현동 언주로 서울세관 맞은 편 부지에 들어서는 주상복합 시설이다. 사업시행사인 골든트리개발 측은 청담동 명품거리과 압구정로데오 거리, 도산대로 등 고급 상권에 둘러싸인 입지에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펜디 까사와의 협업, 세계적인 건축가 도미니크 페로의 설계를 통해 하이엔드를 넘어선 하이퍼엔드 주거 문화를 선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전 가구에 펜디 까사의 인테리어와 함께 수십억원 상당의 펜디 까사 가구, 카펫, 식기 등이 채워질 계획이며, 입주 이후에도 최고급 호텔 수준의 컨시어지 서비스가 제공된다. 골든트리개발 박병철 대표는 "펜디 까사가 아시아 지역에서처음으로 하는 프로젝트"라며 "펜디 까사가 서울에 다른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 없어 상징적인 공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공동주택 전용 248㎡ 29가구 전용 281㎡ 오피스텔이 6실 등 총 35세대로 이지어지는 이 레지던스는 최저 분양가가 200억원에 달한다. 입주민 선정도 직업과 소득 등 까다로운 기준을 둘 것이라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최고급 샴페인과 만찬, 공연 등으로 진행된 이번 론칭 행사의 진행비만 해도 수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한다.

국내 주택시장은 인플레이션과 고금리 지속, 경기 악화 등으로 양극화를 넘어 '초양극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서울 강남권 등 핵심 지역에서는 수백억원대의 고가 주거시설이 지어지는 한편, 지방에서는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이 쌓이고 있다.

축구 대표팀 주장 손흥민은 강남구 청담동에 있는 초고가 주택 '에테르노 압구정'의 그랜드 디럭스 펜드하우스을 분양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주택은 '에테르노 청담'의 후속작으로 분양가는 200억~700억원대에 달한다. 손 선수가 매입한 주택의 분양가는 약 400억원으로 전해졌다. 시행사 넥스플랜은 '에테르노 청담'의 성공에 힘입어 압구정 효성빌라를 '에테르노 압구정'를 개발하고 있다. '에테르노 압구정'은 15층 높이 1개 동으로 총 29가구로 조성된다. 이르면 2027년 하반기 입주 예정이다.

지난 25일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열린 경매에서 초호화 오피스텔 '더 팰리스 73' 전용 261.30㎡ 분양권이 219억원에 낙찰됐다.이 물건의 분양가는 210억원 안팎으로 알려져 있다. 옛 쉐라톤 팔레스 호텔 부지에 들어서는 '더 팰리스 73'는 건축 거장 리처드 마이어가 설계에 참여한 최고 분양가 500억원에 달하는 초고가 단지다.

올들어 아파트 매매시장에서도 100억원 이상 거래가 부쩍 눈에 띈다. 서울 용산구의 '나인원한남'을 비롯, 강남구 압구정동, 성동구 성수동 고급 주상복합에서 올해 100억원대 거래가 신고됐다.

초고액 자산가를 위한 수백억원대 주택이 시장에 나오는 한편에선 준공이 끝났지만 분양이 안 돼 시행사나 시공사가 떠안고 있는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거의 매달 늘고 있다. 최근 발표된 국토교통부의 주택통계에 따르면 지난 5월 전국 미분양 주택은 7만2129가구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 0.2%(132가구) 늘어난 것이다.

준공 후 미분양은 1만3230가구로, 전월(1만2968가구) 대비 2.0%(262가구) 증가했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 미분양 주택은 1만4761가구로, 전월(1만4655가구)보다 0.7%(106가구) 늘었다. 지방은 5만7368가구로 전월(5만7342가구) 대비 26가구 증가했다.

두성규 목민경제정책연구소 대표는 "국내 주택시장이 양극화를 넘어 초양극화로 가는 것은 고금리 기조 속에서도 자산가와 비자산가가 처한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라며 진단했다. 이어 "올해 광의통화(M2)량이 사상 처음으로 4000조원을 넘는 것을 감안하면 여전히 코로나 팬데믹 이후 시중에 돈이 넘치고 더 좋은 주택에 대한 수요가 살아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수요도 공급도 극소수인 이런 초고가 주택을 전반적인 시장 분위기와는 별개라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지역별 상품별 격차는 계속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윤희기자 stel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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