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대세론'에 원희룡·나경원 "배신의 정치" 협공'…효과 있을까

한정수 기자, 박상곤 기자 2024. 6. 30. 16:1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the300]
국민의힘 한동훈 당대표 후보가 28일 오후 부산 연제구 부산시청을 방문, 박형준 부산시장과 대화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민의힘 당 대표에 도전하는 나경원·원희룡·윤상현(가나다 순) 후보가 연일 한동훈 후보를 겨냥해 '배신의 정치'를 하고 있다며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어대한'(어차피 당대표는 한동훈)이라는 한동훈 대세론에 균열을 내기 위한 전략적 공세라는 것이 정치권 안팎의 분석이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대세를 가를 정도의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원 후보는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 후보와 대화해 봤더니 (한 후보와 윤석열 대통령 사이) 의미있는 서로 간의 소통이 단 한 번도 없었다는 것에 대해 충격을 받았다. (두 사람이) 신뢰관계가 아니라는 점을 당원들이 잘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 후보는 지난 28일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도 한 후보를 '윤석열 정부의 공동창업자'라고 칭하며 "중간에 (윤 대통령) 인기가 떨어진다고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식으로 하면 안 된다. 배신의 정치, 계산의 정치가 모두를 불행하게 한다"고 비판했다.

윤 후보 역시 연일 한 후보를 공격하고 있다. 그는 앞서 수 차례 "한 후보가 당대표가 되면 윤 대통령이 탈당할 수 있다. 두 분의 관계는 바닥"이라고 말한 바 있다. 나 후보도 전날 기자들에게 "특정인에 대한 배신이 국민을 위한 배신이 아니라 사익을 위한 배신이라면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라며 한 후보를 겨냥한 듯한 말을 했다.

경쟁자들이 '배신'을 거론하는 것은 한 후보가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지난 총선을 치르며 각종 현안에 대해 윤 대통령과 몇 차례 의견충돌을 빚은 데 이어 출마를 선언하며 '채상병 특검법'을 여당이 직접 추진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한 후보는 국민 여론이 채상병 특검 도입을 원한다며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특검 후보를 추천하는 현재 방식이 아닌 대법원장 등이 추천하는 방식으로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채상병 특검법은 수사 상황에 따라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에 직접적인 타격이 될 가능성이 있는 법안으로 평가받는다. 대통령실과 원 후보 등 다수의 여당 관계자들은 해당 사건에 대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등의 수사 결과를 지켜본 뒤 판단해도 늦지 않다는 이유로 채상병 특검법 처리를 반대해 왔다.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한 윤상현(아랫줄 왼쪽부터) 의원,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나경원 의원,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의원 공부모임에 참석해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배신의 정치'는 박근혜 전 대통령 재임 당시 유승민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원내대표를 겨냥해 했던 말이다. 유 당시 원내대표는 대통령실이 반대하는 국회법 개정안을 야당과 합의 하에 통과시키며 '배신자' 낙인이 찍혔다. 해당 법안은 행정부가 법률을 침해하는 시행령을 제정하려 할 때 국회가 통제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내용이 포함돼 있어 박 전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이 때부터 이어진 당정 갈등이 박 전 대통령 탄핵으로까지 이어지게 됐다는 것이 정치권 안팎의 중론이다. 탄핵 국면에서 유 당시 원내대표는 탈당하고 바른정당을 창당해 '배신' 프레임이 더 굳어졌다. 이후 보수 핵심 지지층 사이에서 '배신' 프레임은 경계할 수밖에 없는 것으로 인식됐다.

한 후보에게 씌워진 '배신' 프레임이 효과가 있을지에 대해 장성철 공감과논쟁정책센터 소장은 머니투데이 the300(더300)에 "극단적인 보수, 윤 대통령 지지층에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실질적으로 어떤 배신을 했는지 손에 잡히는 것이 잘 없지 않느냐. 추상적 선거 프레임이기 때문에 대세를 가를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박 전 대통령은 보수의 아이콘 역할을 했던 인물로 지역 기반, 팬덤, 당내 기반도 갖추고 있었기 때문에 유 전 원내대표에 대한 '배신'의 프레임이 먹혔던 것"이라며 "현재의 당원과 국민의힘 지지층이 한 후보에 대한 '배신' 프레임에 호응할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 후보 캠프 정광재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배신 프레임)은 당원과 국민에 대한 협박 정치이자 공포 마케팅"이라며 "상대를 향해 어떻게든 씌우려는 악의적 '배신' 프레임은 분명 당원과 국민의 심판에 직면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후보의 러닝메이트로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한 장동혁 의원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정치가 두려워하고 배신하지 말아야 할 대상은 오로지 국민과 민심"이라며 "국민의 마음을 따르고 민심을 따르는 것을 배신이라고 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했다.

한정수 기자 jeongsuhan@mt.co.kr 박상곤 기자 gonee@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