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식, 파리 올림픽 마장마술 출전 확정…한국 승마의 새로운 도약

한국 마장마술의 대표 선수 황영식이 극적으로 파리 올림픽 출전권을 따내며 '승마계의 박지성'을 꿈꾸고 있다. 황영식은 세계 승마의 중심지인 유럽과 우리나라의 격차를 줄이는 데 기여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황영식은 지난 28일 파리 올림픽 출전이 확정된 후, 30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올림픽이라는 무대를 통해 독일이나 유럽과의 격차를 조금이라도 줄이고 싶다"고 전했다. 그는 "올림픽을 그런 기회의 장으로 생각했기에 되든 안 되든 계속 준비하고 도전했다"며 "한국 승마계가 독일 수준에 가까워지는 데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고 싶다"고 덧붙였다.

황영식은 우리나라 축구의 전설 박지성과 같은 역할을 꿈꾸냐는 질문에 "과찬이다. 그렇게 생각해주면 나도 너무 좋다"며 겸손하게 웃었다. 그는 "지금은 우리나라 승마계가 많이 침체했다. 하지만 최근 올림픽에 꾸준히 출전하는 것 자체가 비인기 종목으로서는 대단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승마는 1964년 도쿄, 1988년 서울, 2004년 아테네, 2008년 베이징,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2020년 도쿄 올림픽에 이어 이번 파리 대회에도 출전하게 되었다. 이는 황영식이 어렵게 따낸 올림픽 출전권 덕분이다.

마장마술 개인전 출전권은 선수들의 대회 성적을 토대로 집계한 '올림픽 랭킹'을 바탕으로 부여된다. 국제승마연맹(FEI)이 설정한 권역에 따라 출전권 수가 제한돼 있어 어려운 경쟁을 뚫어야 한다. 본래 한국을 포함한 남동아시아와 오세아니아가 포함된 G조에서 출전권을 두고 인도 선수와 경쟁하던 중 근소한 차이로 밀려 파리 올림픽에 나서지 못할 뻔했다. 그러나 아프리카와 중동을 포함하는 F조에서 팔레스타인이 출전 자격을 충족하지 못해 남은 티켓이 황영식에게 돌아갔다.

황영식은 올림픽 출전을 위해 모든 것을 걸고 외국으로 나가 랭킹 포인트를 쌓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도쿄 올림픽 출전이 좌절된 바 있다. 당시 황영식의 출전권을 받은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이 대신 출전하게 됐다.

황영식은 "동선이 형이 선발되지 못했다면 우리나라의 자리가 다른 데로 갔을 거다. 동선이 형이 뽑혀줘서 한국이 올림픽에 나서는 기회를 만들어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늦어지긴 했지만 이번에 올림픽 티켓을 땄다. 우리나라에도 말을 잘 타는 친구들이 많다. 내가 이번 대회를 잘 치러서 그 친구들과 유럽을 연결해주는 가교 역할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황영식이 출전할 마장마술은 기수와 말이 경기장에서 정해진 경로에 따라가면서 얼마나 조화를 이뤄내는지를 겨루는 경기다. 이번 올림픽 승마 종목은 파리 근교의 베르사유 궁전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황영식은 "아시아에서 온 선수가 큰 무대에서도 두려워하지 않고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다짐했다.

사진 = 황영식 인스타그램 캡처 / 연합뉴스
최대영 rokmc117@fomo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