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구속혁명…시속 201km짜리 직구도 가능하다?
야구 역사상 가장 빨랐던 투구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아롤디스 채프먼이 신시내티 소속이었던 2010년 던진 시속 170km의 직구다. 인간이 던지는 공은 어느 정도까지 빨라질 수 있을까?
LA 다저스의 분석가로 활동했던 지미 버피는 미국 ‘디애슬래틱’에 최대 시속 201km까지 빠른 공을 던지는 게 이론상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투구 동작은 다리의 에너지를 몸통으로, 팔로, 팔뚝으로, 손으로, 그리고 공으로 전달하는 물리 법칙이다”라며 “체중 90킬로그램의 사람이 땅에 발을 딛고 226킬로그램의 힘을 실어 던질 때 85%의 에너지가 최종적으로 손까지 전달된다면 시속 201km의 공을 던지는 게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투수의 움직임을 유기적으로 분석하고 여기에 물리 법칙을 적용한 결과 메이저리그의 평균 구속은 2007년 146.6km에서 현재 시속 151.4km까지 상승했다. MLB 강속구 투수인 오클랜드의 메이슨 밀러도 투수의 체중과 그라운드를 딛고 서는 힘이 강속구를 던지는 중요한 요건이라는 데에 동의했다.
그런데도 밀러는 최대 구속 201km가 가능하다는 버피의 이론에는 회의적이다. 그는 “시속 201km는 우리의 현재 가능성 밖이다”라고 말했다. 지난 시즌 시속 168.6km의 강속구를 던진 미네소타의 조안 두란 역시 “시속 201km는 말도 안 된다”라고 말했다.
구속 혁명을 이끈 ‘드라이브라인’의 창립자이자 보스턴 레드삭스의 컨설턴트 카일 보디는 투수가 던질 수 있는 최고 구속을 시속 177km라고 주장하면서도 버피의 이론에는 반대했다. 그는 “최고 투수들의 신체 능력을 조각조각 끊어 이용해 시속 177km의 강속구 투수를 만드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보디는 다리, 몸통, 어깨, 팔로 이어지는 신체 역학을 통해 구속을 조정하는 것보다 인공지능을 통해 각 신체 부위들이 서로 조화를 이룰 방법을 찾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시속 170km 이상의 투구가 이론상 가능하다고 해도 실현되기는 쉽지 않다. 부상 가능성 때문이다. 밀러는 “빠른 공만을 던지려고 하다가는 특정 지점에 이르러 팔이 부러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미국 스포츠 의학 연구소 연구원인 글렌 플레이지그는 평균 투구 속도가 올라가는 것과 야구선수들의 팔 부상이 많아지는 것 사이 인과관계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더 빨리 던지는 것이 물리학적으로 가능할 순 있지만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팔꿈치 척골 측부 인대를 한계까지 밀어붙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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