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겠습니다” 베테랑의 각오…SSG 김민식의 미소가 반가운 이유[스경x현장]

배재흥 기자 2024. 6. 30.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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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식이 지난 26일 인천 KT전에서 홈런을 친 뒤 더그아웃에 들어와 기뻐하고 있다. SSG 제공



김민식이 지난 26일 인천 KT전에서 홈런을 친 뒤 주루하고 있다. SSG 제공



SSG의 베테랑 포수 김민식(35)은 지난 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이 됐다. 하지만 원소속팀인 SSG뿐 아니라 타 구단과의 협상이 원활하지 않았다. 그 사이 SSG는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박대온과 신범수를 영입했고, 국가대표 출신 이지영까지 사인앤드트레이드로 품에 안았다. 결국 김민식은 지난 1월16일 SSG와 2년 총액 5억원에 계약했다. 선수로선 만족스럽지 못한 계약이다.

기존 김민식, 조형우에 더해 이지영, 박대온, 신범수 등 3명이 포수진에 새로 합류했다. 지난해 SSG의 주전 포수로 뛴 김민식의 입지에도 영향을 줬다. 지난 1월30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만난 김민식은 “‘내 자리’가 있는 선수는 많지 않다. 잘 준비해서 살아남겠다”며 스프링캠프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겨우내 구슬땀을 흘린 김민식은 그러나 이지영과 유망주 조형우에게 밀려 개막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살아남기 위한 투쟁은 퓨처스(2군)리그에서 계속됐다. 특히 타격에서 날카로운 감을 유지하며 때를 기다렸다. 지난 시즌 타율이 0.218에 그쳤던 김민식은 올해 퓨처스리그 19경기 타율 0.316, OPS 0.932를 기록했다. 개막 후 40일 넘게 1군 엔트리를 지켰던 조형우가 자리를 잡지 못했고, 김민식은 지난 5월9일 조형우 대신 1군 엔트리에 첫 등록 됐다.

지난 5월9일 1군 엔트리에 처음 등록된 후 이지영과 함께 SSG 안방을 지키고 있는 김민식. SSG 제공



김민식은 베테랑 포수답게 그간의 공백이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투수들과 좋은 호흡을 이어갔고, 수비에서도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였다. 그가 2번째 포수로 1군에 합류한 후론 이지영의 체력 안배도 가능해졌다. 이지영과 김민식은 최근까지 43경기에서 각각 26번, 17번 선발 마스크를 썼다. 특히 1군에 올라와서도 좋은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다. 29일 기준 김민식의 시즌 타율은 0.306(62타수 19안타), OPS는 0.862다.

지난 26일 인천 KT전에선 8번 타자 포수로 선발 출전해 4-2로 앞선 4회말 1사에서 KT 이채호의 3구째 직구를 때려 오른쪽 담장을 시원하게 넘겼다. 마수걸이포를 터트리고 더그아웃에 들어간 김민식은 동료들의 ‘무관심 세리머니’를 보며 모처럼 환하게 웃었다.

사령탑도 김민식의 활약을 반겼다.

이숭용 SSG 감독은 30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이)지영이가 아프고 힘들 때 (김)민식이가 역할을 잘해줬다. 기존 투수들과 계속 호흡을 맞춰온 선수라서 그런지 리드나 볼 배합 등 투수들의 마음을 잘 읽는다”며 “타격에서도 좋은 모습을 계속 보여줘 든든하다. 예전에는 지영이가 많이 나갔는데, 이젠 상황에 따라 민식이도 많이 활용하려고 한다. 보이지 않는 경쟁이 시작됐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김민식은 이날 6번 타자 포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김민식. SSSG 제공



잠실 |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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