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바페 vs 더브라위너, 유로 2024 슈퍼히어로 배틀 승자는?[유로 FREE뷰]

프랑스 축구 대표팀 주장 킬리안 음바페가 지난 26일 폴란드와의 유로 2024 조별리그 최종전 도중 벤치를 쳐다보고 있다. AP연합뉴스

세계 최고 공격수 킬리안 음바페(레알 마드리드)가 부활할까 아니면 ‘패스 마스터’ 케빈 더브라위너(맨체스터 시티)가 벨기에 축구 황금세대 마지막 드라마 대본을 계속 써 내려갈까. 유로 2024 우승 후보 프랑스와 한때 피파랭킹 1위 벨기에가 2일 열리는 대회 16강전에서 맞붙는다.

이번 대회 16강전 중 최고 빅매치로 꼽힌다. 두 팀 모두 조별리그에서 간판선수 부상, 빈곤한 득점력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음바페, 더브라위너의 활약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다. 누가 마지막에 웃을지 이목이 쏠린다.

프랑스와 벨기에는 조별리그 동안 골 가뭄으로 체면을 구겼다. 두 팀 모두 공격 장면에서 슈팅으로의 전환율이 4.2%에 그쳤는데, 이보다 낮은 팀은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세르비아뿐이다. 이번 대회 프랑스가 기록한 2골은 2010 월드컵 이후 주요 대회 조별리그에서 가장 저조한 득점 기록이다. 이마저도 상대 오스트리아의 자책골과 음바페의 페널티킥(PK) 골로 올렸다. 벨기에도 슬로바키아, 루마니아, 우크라이나 등 한 수 아래 전력으로 평가되는 팀과 한 조에 묶여 다득점이 예상됐지만 정작 득점에 성공한 경기는 루마니아전뿐이다.

상대 전적에서는 프랑스가 앞선다. 최근 주요 국제 대회 네 차례 맞대결에서 프랑스가 모두 승리를 거뒀다. 특히 2018 월드컵 준결승에서 1-0으로 승리한 후 우승까지 내달렸고, 2021 유럽 네이션스리그 준결승에서는 2골을 먼저 내주고도 3-2 역전승을 거두는 저력을 보여줬다. 프랑스는 이 대회에서도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의외로 견고한 수비가 장점으로 꼽힌다. 조별리그에서 단 한 골만을 허용했는데, 이마저도 최종전 폴란드전 페널티킥 실점뿐이었다.

프랑스의 핵심 선수로는 단연 음바페가 꼽힌다. 탁월한 속도와 현란한 드리블, 결정적인 순간의 득점 능력을 갖춘 그는 조별리그 동안 코뼈 부상이라는 악재를 겪었지만, 최종전을 무사히 마치며 16강전 출전 준비를 마쳤다.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벤치로 밀려났던 앙투안 그리에즈만(아틀레티코 마드리드)도 복귀가 유력하다. 스트라이커, 윙어, 공격형 미드필더까지 공격 전 포지션을 소화하는 데다 좁은 공간에서 드리블로 상대를 제치는 능력이 뛰어나다. 경기를 읽는 눈이 탁월하고, 큰 경기에서 더 강한 모습을 보였던 만큼 토너먼트부터는 중용될 가능성이 크다.

왕성한 활동량이 돋보이는 미드필더 응골로 캉테(알이티하드)는 이번 대회에서도 팀의 중원을 단단히 지키면서 벨기에전 필승 카드로 떠 오른다. 공만 쏙 빼 오는 영리한 태클로 상대 공격을 효과적으로 차단하고, 빠르고 정확한 패스로 팀의 공격 전개에 큰 힘이 되고 있다.

벨기에 주장 케빈 더브라위너. AP연합뉴스

선수단의 전반적인 노쇠화로 전성기보다 전력이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 벨기에지만 결코 만만하게 볼 수 없다. 벨기에는 조별리그 첫 경기 슬로바키아에 0-1로 지면서 이번 대회 첫 이변의 희생양이 됐지만, 이 경기를 제외하면 2022년 말부터 지난 17경기 동안 한 번도 지지 않았다.

중원의 사령관 더브라위너가 여전히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더브라위너는 뛰어난 시야와 정교한 패스로 경기를 지휘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강력한 중거리 슛까지 장착해 득점도 곧잘 올린다. 조별리그 루마니아전 득점으로 팀 승리를 이끌기도 했다. 프랑스전은 조별리그와 비교해 득점 기회가 적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세트피스에서 그의 날카로운 킥이 승부를 가를 수도 있다.

골잡이 로멜로 루카쿠(AS로마)가 거듭된 오프사이드 불운으로 아직 골 맛을 못 봤지만, 예선 때 활약을 보면 충분히 기대할 만하다. 루카쿠는 예선 기간 총 14골을 넣으며 폴란드의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바르셀로나)를 제치고 단일 유로 예선 최다 골 선수로 등극했다. 스웨덴전 해트트릭, 아제르바이잔전 4득점에서 보듯 한번 득점포가 터지면 말리기 쉽지 않다.

수비에선 센터백 바우트 파스(레스터 시티)에 거는 기대가 크다. 파스는 뛰어난 체격 조건을 바탕으로 공중볼 장악 능력이 뛰어나다. 조별리그 최종전 우크라이나와 경기에서 이번 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득점왕 아르템 도우비크(지로나)를 꽁꽁 틀어막았던 수비력을 프랑스 공격수들을 상대로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