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수확 후 24시간 만에 마트로…'태양의 과일' 농장 가보니
"K팝도 유명하지만 K팜도 유명합니다"
전라북도 남원에서 복숭아 농장을 운영하는 방극완씨(46)가 자신이 키운 그린 황도 복숭아를 자랑스럽게 선보이면서 이같이 말했다. 농대 졸업 후 본격적으로 아버지의 뒤를 이어 2대째 복숭아를 생산하고 있는 방씨는 전북 농업 마이스터 복숭아 과정을 수료하면서, 신품종 복숭아 생산에 공을 들이기 시작했다.
방씨는 "샤인머스켓과 그린 황도 복숭아 시작은 모두 일본에서 되었지만, 한국 농가의 생산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그들이 찾아올 정도로 시장을 꽉 잡고 있다"며 "이러한 명성을 오랜 기간 이어가고 뛰어난 국내 농가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꾸준한 연구와 노력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난 27일 방문한 전라북도 남원 방극완 복숭아 농장. 승용차 한 대가 겨우 들어가는 좁은 산길로 굽이굽이 올라가야 그 모습을 드러냈다. 농장에 들어서자마자 달큰한 복숭아 향기가 은은하게 퍼졌다. 열매가 주렁주렁 달린 V라인 모양의 나무들이 빼곡하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복숭아는 '태양의 과일'이라고 불리는 만큼 해가 질 때까지 그늘 없이 빛을 골고루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이 때문에 방 씨는 나무가 골고루 햇살을 쬘 수 있도록 V라인으로 잎과 가지를 치는 등 관리에 공을 들이고 있다.
방극완농장은 맛과 풍미가 좋은 신품종의 복숭아를 다양하게 생산하고 있다. 방씨는 "사과, 포도, 배처럼 대표 품종이 있는 과일의 경우, 그 품종을 심어 계속 재배하면 되지만, 복숭아는 유행 사이클이 짧아 변화하는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만족시킬 수 있는 제품을 항상 대비해야 한다" 면서 "올해만 19종의 복숭아를 생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방 농부가 수확에 한창인 품종은 그린 황도다. 그린 황도 복숭아는 수익 기여도가 큰 효자 품종이다. 현재 약 100주, 전체 재배 물량 중 약 20%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린 황도는 복숭아 중에서도 가장 빨리 수확할 수 있는 극조생종으로 시장에서 일반 황도 대비 2배가량 높은 가격을 받고 있지만 뛰어난 맛과 향에 인기는 해마다 치솟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홈플러스에서 판매한 남원 그린 황도 복숭아 매출은 전년 대비 2배 이상(147%) 증가했으며 남원 복숭아 전체 매출 신장(207%)에 크게 기여했다.
방씨는 수확철을 맞아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홈플러스와 협업으로 오로지 생산에만 전념할 수 있다고 전했다. 홈플러스 바이어와 테크니컬 매니저, 남원원예농협 농산물산지유통센터가 나서 생산을 제외한 선별과 포장, 판매 등의 작업을 지원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홈플러스의 온오프라인 인프라를 통해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할 수 있어 만족감을 드러냈다.
방씨가 복숭아를 홈플러스에 납품하기 위해서는 무려 5단계에 이르는 촘촘하고 엄격한 선별 과정을 통과해야만 한다. 실제로 농가에서 1단계, 선별장에서 2, 3단계, 물류센터에서 4단계 그리고 홈플러스 진열대에 오르기 전에 최종적으로 한 차례 더 선별 과정을 거친다.
선별장에서는 당일 농가에서 들여온 복숭아의 물량을 확인한 후 본격적으로 당도와 흠집 등을 비파괴 당도선별기를 활용해 선별작업을 거친 후 포장에 들어간다. 컨베이어 벨트 위에 놓인 복숭아가 선별기를 통과할 때마다, 각 제품에 대한 Brix가 확인됐다. 기준에 미달하면 컨베이어 벨트 아래로 떨어져 별도 분류된다. 선별기를 통과한 복숭아도 직원들의 재확인을 거친다.
촘촘한 선별 작업을 통과한 복숭아는 비슷한 중량의 제품끼리 포장돼, 당일 저녁 11시까지 안성과 함안에 있는 홈플러스 물류센터로 보내지고 한 차례 더 검수 절차를 거친다. 다음 날 새벽에 각 점포에 도착하면 점포 직원들의 최종 검수를 거쳐 점포 진열대로 향한다. 단 하루 사이에 5중 선별 과정을 거치는 것이다.
홈플러스는 이러한 복숭아를 비롯해 모든 여름 제철 과일을 소비자들이 믿고 구입할 수 있도록 '여름과일 당도보장'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여름과일 당도보장'은 통상적으로 장마가 시작되면 과수가 수분을 흡수하고 일조량도 부족해 과일의 당도가 떨어지기 쉬운 만큼, 선제적으로 고품질의 원물을 확보하고 철저한 자체 당도 검증 절차를 적용하여 여름 내내 맛 좋은 제철 과일을 제공하려는 프로젝트다.
하수민 기자 breathe_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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