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기술신용평가, 은행 본점에서 지점에 임의 배정"

내달 기술금융 개선안 시행

[금융위원회 제공]

기술기업에 대한 금융사의 평가가 깐깐해진다. 금융당국은 이를 제도 개선으로 뒷받침한다. 기술신용평가 제도를 개선해 은행이 평가자 임의로 관대한 평가를 하지 못하도록 하고, 정책사업 참여기회를 제공해 품질평가 변별력을 키우는 게 핵심이다. 기술신용평가회사들이 기업 신용등급을 엉터리로 평가하거나 조작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기술금융 제도가 10년만에 수술대에 오른 것이다.

7월 1일부터 기술금융 개선방안이 시행된다. 금융위원회는 개선방안 시행을 위한 후속조치로 기술금융 가이드라인과 기술신용평가, 품질심사평가, 테크평가 등 3대 평가 매뉴얼을 만들었다.

기술기업을 충실히 평가할 수 있도록 기술신용평가 제도를 개선한다. 은행이 일반 병·의원 및 소매업 등과 같은 비기술기업에 대해 기술금융을 의뢰하지 못하도록 기술금융 대상을 정비하는 것이다. 기술신용평가 시 현지조사와 세부평가의견 작성을 의무화해 기술기업에 대한 평가가 충실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개선한다. 기술신용평가 의뢰는 은행 본점에서 지점에 임의 배정한다. 평가자 임의로 관대한 평가를 하지 못하도록 기술신용평가 등급별 정량점수 최소기준과 인공지능(AI)기술을 활용한 등급판정 가이드도 만든다.

품질심사평가 제도를 개선해 변별력도 키운다. 품질심사평가 결과 우수평가사에는 정책사업 참여기회를 제공한다. 반면, 미흡평가사는 평가한 대출 잔액을 한국은행 금융중개지원대출의 잔액 실적에서 제외하는 등 조치한다. 은행에서 평가사에 평가물량 배정할 땐 품질심사평가 결과를 기준으로 물량을 배정할 수 있다.

이밖에도 테크평가 지표에 은행의 기술금융 우대금리 제공 정도를 신규로 추가(16점)한다. 기술금융의 신용대출 배점은 확대(20→24점)한다. 담보·매출이 부족하더라도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이 대출한도나 금리에서 우대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우대금리 지표 추가 등에 따른 변화를 반영해 기존 테크평가 지표 배점을 전반적으로 조정하고, 정성평가 배점을 확대하는 등 추가 개선 사항도 함께 추진한다.

은행과 평가사에 대한 품질심사평가는 올해 하반기 실적에 대한 평가부터 적용한다. 은행에 대한 테크평가는 올해 전체 실적 평가부터 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개선방안 시행으로 기술금융의 신뢰도가 높아지고 기술평가와 신용평가가 결합된 통합여신모형 구축에 필요한 양질의 기술신용데이터가 축적되는 등 기술금융의 질적 성장을 통해 기술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경렬기자 iam10@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