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섬가이즈'의 비범한 코미디..남동협 감독 "남다른 책임감 느껴"[★FULL인터뷰]
최근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의 한 카페에서 영화 '핸섬가이즈'의 각본과 연출을 맡은 남동협 감독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남동협 감독은 영화 '상류사회', '머니백', '티끌모아 로맨스', '베스트셀러'의 조감독으로 다양한 작품들을 통해 연출력을 탄탄히 다져온 감독이다. 다년간 다수의 작품으로 쌓아 올린 연출력과 코미디 장르를 향한 애정을 바탕으로, 이번 신작 '핸섬가이즈'를 통해 데뷔하게 됐다.
남동협 감독은 데뷔를 앞둔 소감에 대해 "사실 편한 시간은 아니었던 것 같다. '핸섬가이즈'가 제 데뷔작이고, 목숨을 걸어야 하는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어렵게 잡은 기회인데 마지막일 수도 있으니까 시간은 좀 걸렸지만, 제가 먼저 포기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던 시간이었다"며 "물론 후반 작업이 길다고 해서 각 업체를 붙잡고 작업할 수 없다. 하지만 저는 수시로 '핸섬가이즈' 편집본을 보면서 음악, 사운드 등 추가 작업에 대해서 끊임없이 고민했던 시간이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제가 '핸섬가이즈'의 완성도에 대해 논할 수는 없겠지만, 조금이라도 더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 부족한 것을 보완할 수 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아서 좋은 시간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너무 길다 보면 길을 잃을 수도 있는데 스태프들도 제가 필요한 작업이 생기면 흔쾌히 추가적인 작업도 해주고, 이 작품 자체가 워낙 남다르고 색다른 영화라서 스태프들도 애정이 많았다. 본인들도 평소에 안 하던 작업이기도 해서 다들 애정을 가지고 즐겁게 작업해 주셨던 것 같다. 하나라도 더 아이디어를 제공해 주셨다. 복받은 감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미디 영화를 하고 싶었다. 우리 영화 같은 호러 코미디도, 액션 코미디, 휴먼 코미디, 로맨틱 코미디 다양하게 있지만 기본적으로 코미디가 근간이 되는 작품을 어렸을 때부터 좋아하는 편이었다"며 "여타 장르를 싫어하는 건 아니지만, 이 작품에는 오컬트가 가미되는 게 어울리겠다는 생각을 했고 그 순간부터는 호러, 스릴러든 충실하게 표현하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 '코미디 영화니까 다른 장르는 이 정도만 하자'라는 생각은 없었고, 그 장르를 좋아하는 팬들에게도 실망끼치지 않게 좀 더 신경써서 표현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고 말했다.
'핸섬가이즈'는 각 장르적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수위 조절이 반드시 필요했던 작품. 그는 "어찌됐든 관객들이 즐기는 영화가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만든 지점은 있고, 이 영화를 보고 나서 불쾌한 감정이 들길 바랐던 적은 단 한번도 없다. 다만, 호러적인 장면은 콘티를 짤 때부터 불편하지 않게 짜려고 노력했는데 그 장르에 충실하고 싶은 욕심도 있어서 양쪽을 충족시키다 보니까 지금의 결과물이 나왔다. 너무 가볍게 가면 유치하거나 우스꽝스러워진다. 웃겨야지, 우스꽝스러우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스릴러적인 장면에서도 어느 정도 잘 전달돼야 한다는 마음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가 생각했던 게 (배우들로 인해) 앵글 안에서 구현될 때 '내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했다"는 남 감독은 "어떤 감독이나 마찬가지겠지만, 내가 상상하는 그림이 있을 거다. 두분이 캐스팅 되고 나서 어떻게 해줄 거라는 예상치가 있었는데 처음부터 그 두분이 준비해 오신 건 상상을 넘어서는 연기와 캐릭터였다. 물론 리딩하면서 맞춰보기도 했지만, 그걸로 다 알 수는 없는 거였다. 첫 촬영 때부터 제가 상상한 것 이상의 재필, 상구를 준비해 오셨던 것 같다. 잘 묻어가면 되겠다고 생각했고, 든든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상상하지도 못했던 톤으로 연기해 주셨는데 찰떡이었다. 모든 배우들이 준비를 많이 해오셨고, 저한테 아이디어를 많이 제안해 주셨다. 애정없이는 참여하기 힘든 작품이다. 배우들이 자발적으로 준비도 많이 해오셨고, 한 장면을 여러 버전으로 찍었다. 그러고 나니까 편집실에서 괴로워지더라. 다 재밌는 것 같은데 그래도 우리 영화의 최상의 컷을 결정하는 게 힘들었다"고 전했다.
이렇듯 첫 영화부터 큰 '도전'이었다. 남동협 감독은 '대선배' 김성수 감독의 칭찬 한 마디에 많은 힘을 얻었다고 밝히기도. 그는 "함께 작품을 한 적은 없는데 '서울의 봄' 후반 작업을 하시면서 같은 회사 건물에 있다 보니까 자주 인사드리게 되고, 친분을 좀 쌓게 됐다. 워낙 거장인 감독님이고, 저도 어릴 때 '비트'나 '태양은 없다'를 보면서 자란 세대다. 후배 감독이라고 귀여워해주시고, 담소도 나눴다"고 밝혔다.
이어 "언론배급시사회 때 와서 봐주신 걸로 아는데 오신다는 건 알고 있었고, 제가 존경하는 감독님이 '핸섬가이즈'를 어떻게 봐주실지 궁금하더라. 끝나고 나서 기자간담회를 하려고 대기하고 있는데 달려오셔서 '너무 웃기다. 너무 잘 만들었다'고 칭찬해 주셨다. 근데 단순히 립서비스 느낌이 아니고, 진짜로 좋아해 주시는 느낌을 받아서 감격스러웠다. 와주셔서 감사하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장문의 카톡을 주셨는데 '새로운 도전을 해준 것 같아서 너무 좋다'고 말씀해 주셨다"고 말했다.
김나연 기자 ny011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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