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아니면 어때! 찾아보는 재미 쏠쏠한 '개콘'

아이즈 ize 이경호 기자 2024. 6. 3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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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이경호 기자

KBS 2TV '개그콘서트'./사진=KBS 2TV '개그콘서트'

"시청률? 괜찮아! 찾아보니까"

요즘 '개그콘서트'를 두고 하는 말이다. 시청률은 예전같지 않지만, 코미디 팬들에게는 '웃음 폭격기'로 각광 받고 있다. 온라인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인기 유튜버 버금가는 인기몰이 중이다. 

KBS 2TV '개그콘서트'(이하 '개콘')는 지난해 11월 약 3년 5개월 동안의 공백을 깨고 방송을 재개했다. 

2020년 6월 종영된 아픔을 딛고 다시 일어선 '개콘'. 방송 재개는 사실 화려하고 웅장하지 않았다. 코미디 열풍이 예전 같지 않기도 했고, 방송 재개 당시 일요일 오후 10시 25분이 편성으로 심야 방송으로 시청자들을 불러모으지 못했다. 이후 지난 2월과 3월 오후 10시 15분으로 한차례 편성이 변경됐으며, 이어 3월 17일부터는 매주 일요일 오후 10시 35분에 편성되어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다. 

돌아온 '개콘'을 두고 호불호가 갈리기도 했고, 일부 코너는 호응을 이끌지 못하기도 했다. 

"이러다 또?"라는 우려도 있었지만, '개콘'은 주저앉지 않았다. '개콘'은 과거 전성기만큼 시청률 2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이뤄내지는 못하고 있다. 시청률 수치는 2~4%대. 분명, 시청률 수치로 보면 약세다. 그런데, 여기 반전이 있다. 유튜브 채널 '개그콘서트'를 통해 알게 모르게 인기를 이어가고 있었던 것. 

유튜브 채널에서 '개콘' 파워는 예사롭지 않다. 현재 대표 코너로 자리매김한 '데프콘 어때요'를 앞세워 꾸준히 구독자를 늘렸다. 

지난 26일 '개콘' 측은 "'개그콘서트' 공식 츄튜브 채널 구독자 수가 지난 주말 50만 명을 넘었다"고 공식 발표했다. 

'개콘' 측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구독자 51만 3000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방송 재개 전 구독자 약 4만 4000명이었으며, 8개월 만에 11.6배 성장했다. 

이 같은 구독자 수 증가는 콘텐츠가 시쳇말로 "노잼"이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또 장소, 시간에 제약이 있는 TV보다 쉽게 접할 수 있는 유튜브 채널을 이용하는 요즘 흐름에 '개콘'이 탑승해 있음을 보여준 대목이기도 하다. 

KBS 2TV '개그콘서트'./사진=KBS 2TV '개그콘서트'

이 과정에는 '개콘'이 네티즌(구독자)이 소비할 콘텐츠를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콘'의 콘텐츠인 여러 코너는 각양각색이다. 콩트를 비롯해 단순 몸개그, 관객과 소통 등 외에도 개성있는 코너를 선보이고 있다. 이미 마니아를 형성한 소개팅을 소재로 한 '데프콘 어때요'는 출연자 신윤승과 조수연의 찐 러브라인까지도 기대케 하고 있다. 재미 포인트는, 예상치 못한 상황들이 반복된다는 점이다. '이 지점에서 나오겠지' 하는 순간에 앞서 웃음 포인트를 선사한다. 

'심곡 파출소' '금쪽 유치원' '소통왕 말자 할매' 등과 최근 주목 받고 있는 '챗플릭스'까지 다양한 형태의 코미디가 등장했다. 이 코너들을 하나 둘 파헤쳐보면, 과거 '개콘'이나 KBS에서는 접할 수 없는 웃음 코드가 나온다. 대사나 행동 등에서 KBS 셀프 디스까지 하고 있다. "어? 어!" 할 정도의 아슬아슬 할 때도. '챗플릭스'는 현장에서 관객들이 직접 오픈 채팅창에서 댓글을 올리는데, 수위가 세다. 모자이크 처리가 되거나, 출연자가 직접 "방송 못한다"고 한탄할 정도. 

여기에 신인들의 활약은 '개콘'이 고리타분함과 선을 그엇음을 보여준다. 

'개콘'은 방송 재개 초반, 신인들을 대거 투입시켰다. 신인 중에는 인기 유튜버로 네티즌에게 잘 알려진 이들도 있었다. 때문에 시청자들 사이에서 낯설지만 익숙함을 동시에 자아냈다. '개콘'을 통해 33기 공채 개그맨으로 선발된 신인은 김시우, 나현영, 남현승, 서아름, 이수경, 임선양, 임슬기, 채효령, 황은비 등 13명이다. 남현승, 이수경, 임선양, 임슬기, 채효령 등은 유튜브 채널을 운영해 네티즌 사이에서는 인기를 모은 바 있다. 

시청자들에게 생소한 개그맨(개그우먼)이었겠지만, 나현영, 채효령, 이수경 등은 유튜브를 통해 보여준 캐릭터의 매력을 일부 가져왔다. 유튜브를 접하지 않았던 시청자들에게는 신선함이었다. "뭔데?"라면서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을 신선함이었다. 

KBS 2TV '개그콘서트'./사진=KBS 2TV '개그콘서트'

기존 '개콘'에서 인기를 얻었던, 개그 스타들도 내공을 뽐냈다. 앞서 '심의위원회 피해자들' 코너로 새롭게 합류한 이상준, 오지헌, 박휘순 외에 박성광, 박성호, 정태호, 송필근, 송영길, 홍예슬, 김영희, 조수연, 신윤승 등 과거 '개콘'에서 인기를 얻었던 일명 '웃긴 놈들'이 신인들과 이룬 조화도 재미를 이끌고 있다. 

최근 '개콘'의 소소한 변화도 MZ세대의 유입을 이끌고 있다. '세계관 확장'이다. '데프콘 어때요'의 조수연이 '심곡 파출소'에 등장하기도 했고, '그들이 사는 세상'의 이광섭, 조현민이 '데프콘 어때요'에 출연하는 등 코너를 넘나드는 코너 캐릭터들의 활약도 볼거리다. 

이처럼 '개콘'은 과거에는 상상불가였던 캐릭터의 등장과 개그, 코너 세계관 확장 등으로 다양한 볼거리를 선사하고 있다. 이와 함께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하는 코너별 풀버전 영상은 네티즌들의 꾸준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방송에서는 편집된 내용도 풀버전을 통해 확인 가능하다. 이에 '데프콘 어때요', '챗플릭스', '레이디 액션', '심곡 파출소', '소통왕 말자 할매' 등이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며 팬(구독자) 확보에 앞장서고 있다. '개콘' 측에 따르면 업로드된 모든 영상 누적 조회 수는 8억 3000만 뷰를 돌파했다. 영상 1개당 평균 30~40만 조회수라고 한다. 

이는 KBS 간판 예능으로 올해 시청률 6%~9%대를 기록한 '1박2일 시즌4'(이하 '1박2일')의 온라인상 인기보다 높다고 평가할 수 있다.

'개콘'은 유튜브 채널 'KBS Entertain'를 통해 공개되는'1박2일'의 영상 조회수보다 월등히 높다. 지난 9일 방송에 게스트로 출연했던 뉴진스 출연 분량 영상(댄스배틀은 뉴진스 주종목이지! 본업할 때 젤 멋쪄)이 조회수 68만을 기록했지만, 그외 올해 방송분과 관련한 영상은 1만 조회수를 찾아보기 힘들다. '개콘'처럼 마니아층이 사라졌다고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1박2일'은 일요일 황금시간대 편성임에도 불구하고 시청률이 저조하다는 평가다. 온라인(유튜브 등)에서조차 주목 받지 못하면서 침체에 빠져있다. 

'개콘'은 TV 시청률 성적표는 '글쎄'라고 하겠지만, 온라인인 유튜브 세계에서는 여느 인기 유튜브 채널 못지않은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변화하는 시대에 제작진도 출연진도 변화 중인 '개콘'이다. 제작진은 시대의 흐름을 분석, 새로운 개그에 도전 중이라는 후문이다. 아슬아슬하게 선을 타면서 웃음 투척 중인 '개콘'은 코너를 통해 과거에 연연하지 않고,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그 결과물이 "찾아보는 '개콘'"으로 이어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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