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귀엽죠?”…방송 중 대뜸 상의 탈의한 日도지사 후보
일본 도쿄도지사에 출마한 여성 후보자가 선거 정견발표 도중 상의 겉옷을 탈의해 물의를 빚고 있다.
일본 닛칸스포츠에 따르면 우치노 아이리(31)는 NHK가 도쿄도지사 선거를 앞두고 방송한 정견 발표에서 ‘귀여운나의정견방송을봐주세요’라는 정당의 대표 자격으로 출연했다.
우치노는 안경을 쓴 채 셔츠 차림으로 등장했다. 그는 “드디어 여러분과 만났다”며 발언을 시작했다. 이어 “긴장해서 곤란해졌다”면서 셔츠와 안경을 벗었다. 셔츠 안에는 피부와 비슷한 색상의 탱크톱을 입고 있어 마치 상의에 어떤 옷도 걸치지 않은 채 방송을 하는 듯한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상의를 탈의한 우치노는 “이름뿐만 아니라 얼굴과 목소리, 몸짓도 귀엽죠”라고 했다.
정견발표는 약 6분간 이어졌다. ‘우치노 아이리’라는 자신의 이름을 거듭 반복하는 동안 별다른 정책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계속해서 몸을 꼬면서 “부끄럽다” “변태” 등 정견발표 방송으로는 부적절한 언행만 이어갔다. 그사이 수어통역사는 우치노의 뒤에서 그의 발언들을 모두 통역해야 했다.
지난 5월 도쿄도지사 선거에 출마를 선언한 우치노는 ‘귀여운나의정견방송을봐주세요’라는 당명으로 초반부터 구설에 올랐다. 출마의 주요 목적은 개인 홍보로 알려졌다.
지난 20일에는 거의 전라에 가까운 사진이 담긴 선거 포스터를 공개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당시 이 포스터에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규제는 그만’이라는 문구도 포함됐다.
일본 경시청은 이 포스터가 조례를 위반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경고 조치를 내렸다. 이에 우치노 측은 “표현의 자유의 범위 내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정해진 법에 따르겠다”며 신속하게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표현의 자유에는 늘 책임이 뒤따라야 한다” “이런 후보들 정견발표는 유튜브에서나 진행하길 바란다. 방송에서 다루지 않길” “수어통역사가 안타까워 보인다” “일본은 끝났다” 등의 부정적인 반응이 주로 나왔다.
일각에서는 선거 제도의 허점을 메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일본 도쿄도지사 선거는 다음달 7일 치러진다. 이번 선거에는 역대 최다인 56명의 후보가 등록했다.
‘NHK로부터 국민을 지키는 당’은 24명의 후보를 무더기로 출마시킨 뒤 정치 게시판을 이용한 돈벌이를 시도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밖에도 ‘골프당’ 후보자가 정견발표에서 골프 스윙을 선보이거나 방송 경력을 앞세우는 등 정책과는 관련 없는 발표를 하기도 했다.
네티즌들은 “법률이 개정되지 않는 한 이런 후보들을 막을 순 없을 것” “선거를 개인 홍보 목적으로 이용하는 사람들을 규제하면 좋겠다” “선거활동이 부적절하게 느껴지는 후보자에 대해 신고하는 제도가 도입되면 좋겠다” 등 법 개정 필요성에 대한 의견을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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