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외국인 한국 주식 23조어치 순매수…개미는 팔았다

외국인 순매수 상위 10종목 평균 71%↑…코스피 수익률의 13배

지난 2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연합뉴스

올 상반기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을 23억원어치 순매수해 역대 가장 많이 샀고, 반면에 개인은 가장 많이 판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한국거래소 자료를 보면, 올해 상반기(1월2일~6월28일)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총 23조290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이는 거래소가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1998년 이후 상반기 기준 최대치다. 직전 최대치는 2004년 상반기(12조2393억원)였다. 외국인 월별 순거래대금을 보면, 1월 2조9520억원, 2월 8조2410억원, 3월 5조1100억원, 4월 2조4110억원이다. 5월(9540억원 순매도)에 매도 우위로 돌아선 뒤 6월(5조2690억원 순매수)에 다시 매수 우위를 보였다.

상반기 외국인은 미국발 인공지능(AI) 반도체주 열풍에 국내 반도체주를 대거 사들였고, 실적 호전과 주주환원 강화가 기대되는 자동차주도 많이 포트폴리오에 담았다. 외국인이 상반기에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삼성전자(7조9970억원), SK하이닉스(3조8040억원), 현대차(3조4540억원), 삼성물산(1조3200억원), 삼성전자 우선주(1조1460억원), HD현대일렉트릭(1조1160억원), 기아(1조340억원), 알테오젠(7030억원), KB금융(6070억원), 크래프톤(5490억원) 등 순이다. 외국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주가는 상반기에 평균 70.9%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5.4%)의 13배 수준이다. HD현대일렉트릭(277.1%), 알테오젠(184.8%), SK하이닉스(67.1%), 크래프톤(45.4%), 현대차(45.0%) 등 순으로 상승률이 높았다.

반면 개인은 상반기 국내 증시에서 7조3935억원 순매도했다. 역대 가장 큰 순매도 규모다. 직전 순매도 최대치는 2005년 상반기(4조2129억원)다. 개인은 상반기 반도체주와 자동차주를 대거 순매도해 외국인과 정반대 모습을 보였다. 상반기 개인이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현대차(3조9710억), 삼성전자(3조4620억원), SK하이닉스(1조2380억원) 순이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 위험선호 심리가 나타난 가운데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추정치가 미국 AI 밸류체인 수혜 기대감으로 계속 올랐지만, 여전히 타 국가 대비 저평가됐다고 인식해 외국인이 순매수한 것으로 보인다”며 “반면 개인은 미국 증시 등 해외 증시 투자 이점이 크다고 느껴 미국 증시로 자금이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 기존 코스닥 중심의 개인 투자처가 해외 채권·증시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조계완 선임기자 kyewa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