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일성은 “변화·선택과 집중”…AI반도체 5년간 103조 투자·계열사는 조정
“미래 준비와 질적 성장을 위해 선제적·근본적 변화가 필요하다.”
경영전략회의에 참석한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20여명은 다가올 시장의 ‘큰 파고(빅 웨이브)’에 대비하고, 미래 성장 기회를 확보하기 위해 밸류체인을 정비해 체질 개선에 나서는 한편, SK 경영의 근간인 SKMS(SK 경영관리시스템) 정신을 기반으로 ‘경영의 기본기’를 강화하자는 전략 방향을 공유했다.
SK 경영진은 수익성 개선과 사업구조 최적화, 시너지 제고 등으로 2026년까지 80조원의 재원을 확보하고, AI·반도체 등 미래 성장 분야 투자와 주주환원 등에 활용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운영 개선을 통해 3년 내 30조원의 잉여현금흐름(FCF)을 만들어 부채비율을 100% 이하로 관리한다는 목표다. 지난해 10조원 적자를 기록한 세전이익이 올해는 흑자로 전환해 22조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2026년 세전이익 목표는 40조원 대로 잡았다.
AI·반도체는 투자를 통해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필두로 한 AI 반도체 △AI 시대의 핵심 인프라로 꼽히는 AI 데이터센터 △개인형 AI 비서(PAA)를 포함한 AI 서비스 등 AI 밸류체인을 더욱 정교화하고 글로벌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SK하이닉스는 2028년까지 5년간 총 103조원을 투자해 반도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HBM 등 AI 관련 사업 분야에 약 80%(82조원)를 투자할 방침이다.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는 AI 데이터센터 사업에 5년간 3조4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번 회의에서 CEO들은 AI·반도체 밸류체인에 관련된 계열사 간 시너지 강화를 위해 7월1일부로 수펙스추구협의회에 ‘반도체위원회‘를 신설하고,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이 위원장을 맡기로 했다.
219개에 달하는 계열사 구조조정도 추진한다. CEO들은 중복투자 해소 등을 하는 과정에서 전체 계열사 수를 ‘관리 가능한 범위’로 조정할 필요성이 있다는데 공감했다. 사별로 추진한다. 이 과정에서 우량 자산은 지속해서 내재화하고, 미래성장사업 간 시너지는 극대화하여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둔다는 전략이다.
최창원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우리에겐 ‘질적 성장’ 등 선명한 목표가 있고, 꾸준히 노력하면 이루지 못할 것이 없다”며 “각 사가 진행 중인 운영 개선 등에 속도를 내 시장에 기대와 신뢰로 보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업 재조정 과정에서 컴플라이언스(준법) 등 기본과 원칙을 철저히 준수할 것과 이해관계자들과의 적극적이고 진정한 소통이 중요하다는 점 등을 강조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사업 재조정 등 못지않게 그룹 고유의 경영체계인 SKMS와 수펙스(SUPEX∙Super Excellent) 추구 정신의 회복과 실천도 강조됐다.
CEO들은 “그룹 전 구성원이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정신으로 합심해야 한다”며 ”최고 경영진부터 SKMS의 핵심 중 하나인 ‘VWBE(자발적·의욕적 두뇌 활용)’ 정신과 겸손한 자세로 솔선수범의 리더십을 발휘하자“고 다짐했다.
이를 위해 경영전략회의 이후에도 8월 이천포럼과 10월 CEO세미나 등 주요 경영회의체에 SKMS를 토론 의제로 정해 각 사별 실천 활동을 공유하고 강화하기로 했다.
아울러 구성원들이 SKMS 정신을 발휘하면서 업무에 몰입할 수 있도록 현재 운영 중인 ‘유연근무제’, ‘해피 프라이데이’, ‘재택근무’ 등은 계속 시행하며 고도화해 나갈 계획이다.
SK그룹 관계자는 “다가올 큰 기회에 대비해 성장의 밑거름을 충분히 확보하자는 것이 이번 회의의 출발점이자 결론”이라며 “미래 지향적인 투자 활동은 SK 기업가치 제고 외에 경제 활성화 등을 통해 국가 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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