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쿠팡, 100건 더 배송했는데 추가 수당 0원”…명절 단가 3배라더니

유선희 기자 2024. 6. 30.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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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 명절 연휴 기간 배송기사가 휴무인 구간의 물량을 추가 배송하는 기사에게 인센티브를 준다고 신청을 받은 뒤 실제로는 인센티브를 주지 않았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배송기사들은 인센티브 지급 기준을 제대로 공지하지 않은 채 정산 때 말을 바꿨다고 주장하는 반면, 쿠팡 쪽은 배송 대리점에 지급 기준을 설명했다고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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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송기사들 “2~3배 더 준다고 했는데 안줘”
쿠팡 “지급 기준 오해, 이의 신청 열어뒀다”
쿠팡 배송 차량 모습. 연합뉴스

“벼룩의 간을 내먹지…. 명절에는 돈 더 준다고 해서 옆 라우트(배송구역) 물량까지 배송했는데, 땡전 한 푼 안 주네요.”(배송기사 ㄱ씨)

쿠팡이 명절 연휴 기간 배송기사가 휴무인 구간의 물량을 추가 배송하는 기사에게 인센티브를 준다고 신청을 받은 뒤 실제로는 인센티브를 주지 않았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배송기사들은 인센티브 지급 기준을 제대로 공지하지 않은 채 정산 때 말을 바꿨다고 주장하는 반면, 쿠팡 쪽은 배송 대리점에 지급 기준을 설명했다고 맞서고 있다.

쿠팡이 명절 전 추가배송을 할 기사들의 신청을 받으며 제시한 단가와 예상수익. 어디에도 구체적인 지급 기준에 대한 공지는 없다. 제보자 제공

30일 쿠팡씨엘에스 배송기사들의 말을 종합하면, 쿠팡은 설·추석 명절 연휴 기간 때마다 추가 물량을 배송하는 기사에게 2~3배의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며 연휴 전에 신청을 받았다. 연휴 기간 휴무로 배송기사가 빠진 구역의 물건을 배송하는 배송기사에게 평소보다 더 높은 단가를 책정한다는 것이다. 명절 당일에는 3배보다 더 많은 인센티브를 준다고 공지한 구역도 있다.

하지만 배송기사들은 추가 물량 배송 한 달 뒤 지급 금액은 애초 기대와는 달랐다고 말한다. 경남지역 배송기사 ㄴ씨는 “지난 설 연휴 때 100건 정도를 추가 배정받아 배송했는데, 나중에 입금된 수수료를 보니 추가 프로모션 비용이 한 푼도 들어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ㄴ씨처럼 추가 배송에 따른 프로모션을 적용받지 않거나 예상보다 지급액이 적었다고 토로하는 배송기사들은 적잖다.

쿠팡이 명절 전 추가배송을 할 기사들의 신청을 받으며 제시한 단가와 예상수익. 어디에도 구체적인 지급 기준에 대한 공지는 없다. 제보자 제공

이에 대해 쿠팡 쪽은 프로모션 지급 기준에 대해 배송기사들이 오해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자기 구역 배송 물량의 평균치를 넘는 분량에 대해서만 프로모션을 지급한다고 공지했는데 이 기준을 배송기사들이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채 불만을 토로한다는 것이다. 쿠팡 관계자는 한겨레에 “지급 기준은 수차례에 걸쳐 영업점에 명확하게 공지했다”며 “이의가 있을 경우, 이의를 제기할 수 있고 받아들여지면 소급해 지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송기사들은 이런 쿠팡의 설명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명절 연휴엔 평소보다 배송 물량이 급감하는 점을 염두에 두면 평소 배송 물량 평균치를 넘는 물량에 대해서만 프로모션을 받을 수 있다는 걸 알았다면 추가 배송 신청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항변이다.

경기지역 배송기사 ㄷ씨는 “명절 연휴 전후 각 일주일 동안은 물량이 터지지만, 정작 명절 연휴엔 다들 쉬는 탓에 배송물량이 현격히 준다. 특히 오피스 밀집 구역은 평소 대비 20~30%까지 감소한다”며 “이 사실을 뻔히 아는 배송기사들이 인센티브 지급 기준을 사전에 알았다면 추가 배송에 지원했겠느냐”고 반문했다.

쿠팡이 명절 연휴 추가 배송을 할 기사들의 신청을 받는 앱 화면. 지급 단가만 있을 뿐, 지급 기준에 대한 공지는 전혀 없다. 제보자 제공

특히 쿠팡 쪽은 프로모션 지급 기준을 정작 배송기사들이 사용하는 어플리케이션에는 공지하지 않았다. 구체적으로 이 앱을 통해 추가 배송 신청을 받을 땐 예상 프로모션 금액을 상세히 제시하면서도 지급 기준은 밝히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 대신 “당일에 예상 물량과 예상 수익은 달라질 수 있으며 출근 인원 변동으로 프로모션이 변동 및 취소될 수 있다”란 안내 문구만 노출했다.

쿠팡씨엘에스 노조 관계자는 “프로모션 지급 기준 자체가 황당할뿐더러, 그 기준이 문제가 없다면 배송기사 앱에 떳떳하게 공지를 했어야 한다”이라며 “‘365일 배송’이라는 쿠팡의 경쟁력은 사실 기망행위에 기댄 배송기사의 노동력 착취를 바탕으로 한다”고 꼬집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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