팰월드 사쿠라지마 "첫만남의 설렘이 다시 느껴진다"
올해 1월 전 세계 유저들을 열광시킨 게임이 있었죠. 포켓페어의 '팰월드'입니다. 출시 당시에는 동시 접속자가 200만 명을 넘어가고, 누적 플레이어가 2500만 명을 돌파하는 등 그야말로 초대박이 났습니다.
너무 과도한 인기 탓이었을까요. 분량이 정해진 패키지 게임의 명확한 한계로 인해 유저는 점차 줄어들었습니다. 기자도 최종 콘텐츠인 교배와 레이드를 모두 마친 후로는 흥미를 잃어 잘 접속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가면서 잊햐지나 했던 팰월드에서 지난 27일 신규 지역 '사쿠라지마'를 필두로 한 대형 업데이트가 이뤄졌습니다. 신규 탐험 공간부터 팰, 새로운 이벤트와 추가적인 레벨 업까지 말 그대로 분량을 꽉꽉 눌러 담은 알짜배기 업데이트였어요.
업데이트를 한 뒤 오랜만에 게임을 실행했는데, 처음 팰월드를 할 때가 떠올라서 저절로 즐거워졌습니다. 일부러 탈 것도 안 꺼내고 구석구석 뛰어다니며 탐험을 할 정도였어요. 맵 퀄리티도 너무 훌륭했고 새로운 팰들도 굉장히 귀여웠습니다.
약 이틀에 걸쳐 업데이트 내용을 싹싹 즐긴 후에는 상당히 만족스러웠어요. 아쉬운 점이 없지는 않았지만 팰월드를 잊고 있던 유저들이 있다면 다시 접속할 만한 가치가 있는 업데이트였습니다.
■ 여의도 못지 않게 벚꽃이 아름다운 사쿠라지마
신규 지역을 처음 들어갔을 때는 살짝 의아했습니다. 분명 벚꽃이 만발한 아름다운 지역이랬는데, 눈앞에 펼쳐진 풍경은 버섯이 가득한 늪지였어요. 눈 앞에 새로운 팰 '머쉬드래곤'이 귀여워서 그나마 다행이었지만 곧 벚꽃이 가득한 지형을 찾아 나섰습니다.
해당 지역은 50레벨 이후 팰들이 심심찮게 출몰하는 고레벨 구역이에요. 뉴비들이 잘 모르고 왔다면 큰 코 다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계속해서 탐험을 한 끝에 맵 중앙에서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신사를 마주할 수 있었어요.
멀리서부터 벚꽃 윤곽이 보이기 시작하며 가까이 가는 순간 절경이 펼쳐집니다. 팰월드 내 귀여운 그래픽과 더해져 분위기에 심취할 수 있었습니다. 이 공간에서 새로 등장한 '베비뇽'의 변종 '천도뇽'도 특유의 색깔 덕분에 너무 잘 어울렸어요.
지인과 둘이서 탐험을 시작했지만 해당 지역에 오자마자 포토존에 온 듯 스크린샷 버튼을 연타했습니다. 중간중간 건물 신사는 제대로 일본풍이었어요. 새로 등장한 던전도 내부 생김새가 일본 신사 입구가 생각나는 외형입니다.
■ 신규 팰 매력을 빼놓을 수 없다
팰월드 내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단연 '팰'입니다. 신규 팰들은 새로운 지역인 '사쿠라지마', '운석 충돌' 이벤트, '레이드'로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귀여워서 수집욕을 자극하는 팰들부터 성능에 관심이 가게 만드는 팰들까지 다양하게 추가됐습니다.
운석 충돌 이벤트에서는 총 3종류, 레이드에서는 1종류가 나옵니다. 나머지는 모두 사쿠라지마에서 손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가장 관심이 갔던 팰은 '칼구리'였어요. 귀엽기도 하지만 파트너 스킬로 점프대로 변해 이동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기에 실용성 측면에서도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이외에도 처음 발견한 '머쉬드래곤', '천도뇽', '시푸도그', '따라하개' 등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처음 팰월드를 탐험했을 때 어떠한 팰들이 등장할 지 설레였는데, 오랜만에 그 기분을 다시 느꼈습니다.
참고로 50레벨을 넘어가는 팰들은 포획 확률이 많이 떨어지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번에 포획률 보정 레벨을 12까지 올릴 수 있게 되었는데, 11레벨인 기자를 기준으로도 52레벨을 넘어가는 팰을 포획하려고 하면 체력 1과 '전설 스피어' 기준 8~15% 사이가 나왔습니다.
■ 신규 자원과 아이템 트리 "얻기가 너무 힘들다"
플레이어 레벨이 50에서 55로 확장되면서 새로운 기술 테크도 추가됐습니다. 이전에 최종 재료였던 '팰 금속 주괴' 다음 가는 '플라스틸'이 새로 생겼어요. 플라스틸은 신규 자원인 '원유'가 필요합니다.
플라스틸은 후반부 테크 트리에 빠지는 곳 없이 모두 들어갑니다. 방어구부터 시작해 무기, 건물 건설까지 만능 재료 그 자체예요. 다만 획득이 너무나 힘듭니다.
원유는 새로 추가된 '원유 추출기'에서 100초당 1개를 만들어내는 방법이 가장 일반적입니다. 플라스틸 하나를 만드는 데 원유가 5개 들어가며 단순 계산으로 500초, 약 8분이 필요해요. 다행히 사쿠라지마 내 원유 포인트는 2개씩 밀집돼 있으니 시간이 절반으로 줄어들긴 합니다.
문제는 플라스틸 요구량이 턱 없이 높다는 점이에요. 가장 처음 만들어볼 수 있는 신규 무기인 '레이저 소총'은 일반 등급을 기준으로 플라스틸 60개가 듭니다. 따로 서버 설정을 건드리지 않는다면 현 시점 최대 거점은 4개, 실질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거점은 하나밖에 없어요.
확장한 거점에서 원유 추출기 2개로 얻는다면 100초당 2개, 플라스틸 60개에는 원유 300개가 필요하니 약 1만 5000초가 걸립니다. 4시간이 넘는 셈입니다. 아무리 최종 자원이라지만 요구량이 너무 높습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다른 획득처가 있긴 합니다. 초고난도 콘텐츠인 '오일 리그'에서 약 100개~150개 사이 원유를 받을 수 있고 랜덤하게 발생하는 이벤트인 '보급 물품 투하'에서도 30개를 손에 넣을 수 있었어요.
오일 리그는 원유를 위해서 트라이하기엔 난도가 너무 높아 접근성이 아쉬웠고 보급 물품 투하는 임의로 조절할 수 없기에 큰 수확을 기대하긴 힘듭니다. 신규 테크는 정말 반가웠지만 필요 재료를 확인하자마자 마음이 살짝 꺾였습니다.
■ 풍성해진 엔드 콘텐츠 '레이드와 오일리그'
기존 팰월드는 엔드 콘텐츠가 상당히 부실한 느낌이 있었습니다. 열심히 키우고 교배한 팰들로 할 수 있는 것은 탑 보스 빨리 잡기, 레이드 클리어가 전부였죠. 이번 업데이트는 엔드 콘텐츠가 상당히 늘었습니다.
새로운 레이드로 '마그마카르고'가 등장했습니다. 기존 벨라루주는 상당히 쉽게 잡았기에 별로 긴장 안하고 설산 던전을 클리어해 소환할 준비를 마쳤어요. 그런데 벨라루주를 쉽게 잡던 제 팰들은 마그마카르고 앞에서 10초도 버티지 못하고 20마리가 장렬히 산화했습니다. 클리어에 상당한 스펙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당장은 멈춰둔 상태예요.
바다 한가운데 있는 오일리그는 일종의 필드 던전이었습니다. 밀렵단이 점령 중인 원유 추출 시설을 습격하는 것이 콘셉트였어요. 밀렵단 공격이 정말 강력하지만 극복 못할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잠입 플레이를 하며 포탑을 무력화시키고 구간 하나하나 공략하는 맛이 있었어요.
투기장은 처음으로 추가된 PvP 콘텐츠입니다. 그런데 보상이 걸려있거나 무거운 분위기는 아니었어요. 자유롭게 팀을 편성하고 자원 소모도 없기에 지인들과 함께 즐기는 용도로 사용하기 적합했습니다. 딱히 스펙 제한도 없어 가볍게 즐기기 좋았어요.
결론적으로 이번 팰월드 업데이트는 '대형'이라는 볼륨에 걸맞은 분량을 자랑했습니다. 오래간만에 팰월드를 처음 할 때 감정을 느낄 수 있었어요. 업데이트 소식을 듣고 복귀를 고민하던 유저분들은 한 번쯤 플레이해 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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