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맺힌 노랫가락에 뭉클…음악극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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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춘석 작곡·한운사 작사의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는 시니어 세대라면 대부분 가사만 보고도 멜로디를 절로 흥얼거리게 되는 노래다.
가수 곽순옥이 1960년대 초반 처음 부른 이 노래는 1983년 KBS 1TV '이산가족을 찾습니다' 생방송의 배경음악으로 쓰이면서 이산의 아픔, 나아가 한반도 현대사의 비극을 상징하는 노래가 됐다.
특히 임동진이 부르는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에서 애타는 감정이 절정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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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오보람 기자 = "누가∼이 사람을∼모르시나요∼"
박춘석 작곡·한운사 작사의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는 시니어 세대라면 대부분 가사만 보고도 멜로디를 절로 흥얼거리게 되는 노래다.
가수 곽순옥이 1960년대 초반 처음 부른 이 노래는 1983년 KBS 1TV '이산가족을 찾습니다' 생방송의 배경음악으로 쓰이면서 이산의 아픔, 나아가 한반도 현대사의 비극을 상징하는 노래가 됐다.
이 노래의 제목을 딴 음악극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가 27일부터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리고 있다. 무대 예술의 거장 표재순이 연출한 이 작품은 6·25 전쟁으로 헤어지게 된 부부의 기막힌 일대기를 그린다.
평화로운 시골 마을에서 이제 막 첫돌이 된 아들을 키우며 살아가는 옥이와 준기가 주인공이다. 준기가 마을로 들이닥친 인민군에게 끌려가면서 이들의 비극은 시작된다.
스토리는 옥이와 준기 각각의 시선으로 전개된다. 백발의 노인이 된 옥이가 자신을 돌보는 고 목사에게 들려주는 옛이야기와 준기가 저승에서 회상하는 과거사가 교차해 나온다.
고두심이 옥이를, 임동진이 준기 역을 맡아 극을 이끈다. 옥이를 좋아해 준기와의 사이를 갈라놓는 춘수는 기정수가 연기했다.
부부로 산 세월은 겨우 2년 남짓이지만 옥이와 준기는 헤어진 뒤에도 서로를 애타게 찾는다.
그러나 납북과 포로송환, 피난 등 지난한 과정을 거치며 둘은 서로의 생사도 모른 채 각자의 삶을 살게 된다.
옥이는 피난길에 아들 산을 잃어버리고 춘수에게 성폭행당해 또 다른 아들 강을 얻는다. 카바레 가수부터 행상까지 안 해본 일 없이 고생하며 아들을 키우는 그의 모습에서 우리의 어머니와 할머니의 얼굴이 스쳐 지나간다.
준기는 아내와 아들을 찾아 헤매다 결국 다른 여자와 결혼한다. 처가의 도움으로 시작한 사업이 승승장구해 어엿한 기업의 사장 자리에도 앉는다.
두 사람은 새 인생을 얻은 이후에도 사무치게 서로를 그리워한다. 재회할 기회가 찾아오지만, 뒤엉킨 타이밍 때문에 인연은 자꾸만 엇갈린다.
이들의 인생사는 시간이 지날수록 희미해지는 이산의 아픔을 관객에게 다시 한번 환기한다. 지금도 우리 주변 어딘가에 가족을 그리워하는 사람이 있고 이런 비극이 반복돼선 안 된다고 당부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는 당시 유행가가 더해져 더욱 절절하게 다가온다. 특히 임동진이 부르는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에서 애타는 감정이 절정에 달한다.
이 밖에도 '오빠생각', '단장의 미아리고개', '노란샤쓰의 사나이', '굳세어라 금순아', '돌아와요 부산항에' 등 한 시대를 풍미한 가요를 노년 배우와 젊은 배우가 어우러져 함께 부른다.
이 작품을 통해 7년 만에 무대에 복귀한 고두심은 비극의 중심에 선 옥이 역을 훌륭하게 소화한다.
20대부터 90대까지의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데다 깊은 감정 연기를 선보여야 해 쉽지 않은 역할이지만, '대배우'답게 끝까지 힘을 잃지 않고 무대를 장악한다.
이순재는 막간 해설자로 나서 작품에 무게감을 더한다. 관객과 대화를 나누듯 옥이와 준기에 대한 이야기와 시대적 배경에 관해 설명해준다.
공연은 다음 달 7일까지 열린다.
ramb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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