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로 읽는 과학] 화산재로 연조직까지 보존된 삼엽충 화석

이채린 기자 2024. 6. 3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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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삼엽충이 바닷속으로 밀려들어오는 화산재를 피해 달아나는 모습을 이번주 표지에 실었다.

프랑스 푸아티에대 연구팀이 이끄는 공동연구팀은 28일 모로코 하이아틀라스 산맥에서 화산재에 의해 연조직이 보존된 삼엽충 화석을 발견하고 분석한 결과를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대부분의 삼엽충 화석은 딱딱한 껍질만 보존돼 있다.

연구팀이 하이아틀라스 산맥의 화산암에서 발견한 삼엽충 무리 화석은 입, 더듬이 같은 몸의 연조직이 보존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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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제공

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삼엽충이 바닷속으로 밀려들어오는 화산재를 피해 달아나는 모습을 이번주 표지에 실었다. 삼엽충은 5억4000만년 전 고생대 캄브리아기에 출현해 고생대 전 기간에 걸쳐 2억7000만년 동안 얕은 바다에서 번성하다 페름기 대멸종기에 자취를 감춘 고생물이다. 

프랑스 푸아티에대 연구팀이 이끄는 공동연구팀은 28일 모로코 하이아틀라스 산맥에서 화산재에 의해 연조직이 보존된 삼엽충 화석을 발견하고 분석한 결과를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연조직은 뼈, 치아 등 골화나 석회화 과정에 의해 굳어지지 않은 신체의 모든 조직을 가리킨다. 

대부분의 삼엽충 화석은 딱딱한 껍질만 보존돼 있다. 연구팀이 하이아틀라스 산맥의 화산암에서 발견한 삼엽충 무리 화석은 입, 더듬이 같은 몸의 연조직이 보존돼 있었다. 연구팀은 삼엽충 주위 화산이 갑작스럽고 빠르게 폭발하며 화산재가 삼엽충을 덮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세한 입자의 재가 삼엽충 표본의 섬세한 부분까지 보존해 3D 틀 형태의 화석이 만들어졌다. 하이아틀라스 산맥은 5억1000만년 전 캄브리아기 동안 얕은 바다였다. 

연구팀은 마이크로컴퓨터단층촬영(micro-CT), X선 스캔으로 화석의 3D 이미지를 만들었다. 이를 통해 더듬이, 소화관뿐 아니라 심지어 삼엽충의 다리에 있는 털까지 구현했다. 

이 이미지를 분석해 음식을 입에 넣는 데 도움이 되는 '부속지'와 오늘날 절지동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윗입술 연조직을 발견했다. 윗입술 연조직은 그동안 삼엽충이 갖고 있었을 것으로 추정됐는데 이번에 처음 관찰된 것이다. 부속지는 동물의 몸통에서 체외로 가지처럼 돌출된 기관이다.  

화석 중엔 공 모양으로 웅크리고 있거나 껍데기가 둘인 연체동물인 이매패로 덮여 있는 등 다양한 모습의 삼엽충이 있었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현존하는 절지동물 그룹 중 삼엽충이 어떤 그룹과 가장 가까운지 분석하는 연구에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DOI: 10.1126/science.adl4540

[이채린 기자 rini11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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