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원·하정우·박보검도 안 통했다..韓영화 무덤 된 극장가 [2024 상반기 결산]

김나라 기자 2024. 6. 3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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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김나라 기자]
왼쪽부터 '설계자' 강동원, '하이재킹' 하정우, '원더랜드' 박보검 /사진=CJ ENM, ㈜키다리스튜디오·소니픽쳐스,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사진=왼쪽부터 (주)쇼박스('파묘'),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범죄도시4')
2024년 상반기, '파묘' 최민식·'범죄도시4' 마동석만 웃었다. '잘생김 대명사' 강동원·박보검도, '최연소 1억 관객 달성' 하정우도, '명품보다 구씨' 손석구도 안 통했다.

이쯤 되면 스크린이 한국 영화의 무덤이 되어버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작년 연말 '서울의 봄'(감독 김성수) 천만 돌파 후 새해부터 '파묘'(감독/각본 장재현), 5월엔 '범죄도시4'(감독 허명행)까지 '쌍천만' 흥행이 터졌으나 스타들을 내세워 기대작으로 주목받았던 상업 영화 대다수가 맥을 못 췄다.

충무로 기둥들마저 흥행 쓴맛을 봤으니, 말 다 했다. 1월 개봉한 최동훈 감독의 야심작 '외계+인' 2부는 2022년 1부(154만 명) 이후 설욕전을 노렸지만 143만 명 동원에 그쳤다. 이는 두 편 합쳐 총 제작비 약 700억 원이 투입된 거대 프로젝트로 류준열·김태리·김우빈·이하늬·염정아·조우진·김의성·진선규 등 초호화 캐스팅 라인업을 자랑한 바. 그럼에도 처참한 흥행 실패로 퇴장, 여러모로 영화계에 큰 충격을 안겼다.

'오스카 여우조연상' 수상에 빛나는 '월드 스타' 윤여정 또한 흥행 부진의 늪을 피해 가지 못했다. 2월 7일 선보인 '도그데이즈'(감독 김덕민)가 손익분기점 약 200만 명에 한참 못 미치는 36만 명을 기록한 것. 이 역시 윤제균 감독의 JK필름 제작에 윤여정, 유해진, 김윤진, 정성화, 김서형, 다니엘 헤니 등 스타들이 대거 출연한 대작이었음에도 씁쓸한 성적을 냈다.
/사진=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CJ ENM('외계+인' 2부, '도그데이즈'),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댓글부대'),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데드맨')
같은 날 개봉한 조진웅과 김희애 주연의 '데드맨'(감독/각본 하준원)도 흥행은 물론, 작품성 면에서 울상을 지은 건 마찬가지. 손익분기점 약 180만 명에 턱없이 부족한 23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3월엔 '대세' 손석구가 '댓글부대'(감독/각본 안국진)로 출격했지만 손익분기점(약 195만 명) 절반 수준인 97만 명을 모으며 퇴장했다.
왼쪽부터 강동원, 하정우
더욱이 강동원과 하정우는 '믿고 보는 배우' 명성에 걸맞지 않게, 충무로 흥행 가뭄을 부추기고 있어 안타까운 노릇이다. 각각 5월 '설계자'(감독/각본 이요섭), 6월 '하이재킹'(감독 김성한)으로 컴백했으나 예년과 달리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얻었다. 특히 공교롭게도 이들 모두 '열일' 행보를 펼치고 있지만, 매 작품 스코어가 좀처럼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

강동원은 코로나19 시국 이전인 지난 2018년 '골든슬럼버'(감독 노동석) '인랑'(감독 김지운)부터 2022년 '브로커'(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작년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감독 김성식), 이번 신작 '설계자'까지 줄줄이 흥행에 참패해 긴 침체기를 겪고 있다. 지난 6년간 6편의 영화를 선보인 가운데 손익분기점을 넘긴 영화는 연상호 감독의 '반도'(2020) 단 한 작품에 불과하다.

하정우의 경우도 다르지 않다. 2018년 '신과 함께-인과 연'(감독/각본 김용화), 2019년 '백두산'(공동 감독/각본 이해준·김병서)을 제외하면 그간 개봉작들 성적이 모두 아쉽기 그지 없다. 2018년 'PMC: 더 벙커'(감독 김병우), 2020년 '클로젯'(감독/각본 김광빈), 지난해 '비공식작전'(감독 김성훈) '1947 보스톤'(감독 강제규) 등이 손익분기점 고지를 못 넘긴 채 퇴장했다. 6월 21일 개봉한 '하이재킹' 또한 외화 '인사이드 아웃2'에 밀린 만큼, 손익분기점 약 300만 명 달성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왼쪽부터 박보검, 수지
또한 '충무로 젊은 피', 대세 스타 박보검의 복귀작이라 한들 별다른 후광 효과를 얻지 못하는 게 냉정한 극장가의 현실이다. 앞서 5일 개봉한 '원더랜드'는 박보검이 지난 2022년 만기 전역한 뒤 처음 선보인 작품이자 김태용 감독-탕웨이 부부의 두 번째 협업작으로 일찌감치 큰 주목을 이끈 바. 게다가 박보검과 '국민 첫사랑' 수지의 커플 연기, 정유미·최우식·공유의 열연까지 화려한 볼거리를 예고했다. 그러나 베일을 벗은 '원더랜드'는 '요란한 빈 수레'에 지나지 않아, 62만 명 수준에서 만족해야 했다. 손익분기점은 290만 명으로, 100만은커녕 60만 명대를 겨우 넘기고 안방극장(VOD)으로 직행하는 굴욕을 맛봤다.
/사진=왼쪽부터 (주)쇼박스('시민덕희'), 롯데엔터테인먼트('소풍'), ㈜콘텐츠지오('그녀가 죽었다')
이처럼 2024년 상반기 상업 영화들 성적을 살펴보면, '톱배우=흥행 보증 수표' 공식은 이제 옛 말임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무엇보다 더 큰 문제는 흥행은 차치하더라도 작품성만 두고 따져봐도 관객들에게 진정성 있게 닿은 영화가 많지 않다는 거다. 스타성에만 기댄 안일한 만듦새로 관객들의 발길을 뚝 끊게 만든 셈이다.

대세는 '안방 1열', OTT·유튜브 등 플랫폼이라고 하지만 대중은 여전히 영화가 고프다. 한국 영화 위기론마저 뚫은 마니아 장르인 오컬트물 '파묘'의 천만 달성이 말해주는 바이다. 뿐만 아니라 1월 '시민덕희'(감독/각본 박영주), 2월 '소풍'(감독 김용균), 5월 '그녀가 죽었다'(감독/각본 김세휘)가 대작들 틈바구니 사이에서 손익분기점을 돌파하며 작품의 힘을 발휘, 잔잔한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 이러한 흐름은 앞으로 나아갈 방향성을 시사함은 물론, 영화인들의 각성이 필요한 시기임을 나타낸 상반기 영화계다.

김나라 기자 kimcountry@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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