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30일!] 한번도 같이 산적 없는 부부… 그는 왜 악마와 결혼했나

서지영 기자 2024. 6. 30.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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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 오늘] 가평 계곡 살인 사건
사진은 이은해(왼쪽)와 남편 윤씨의 모습. /사진=온라인커뮤니티 갈무리
"오빠 뛰어!"

지난 2019년 6월30일 저녁 8시 경기 가평군 용소계곡. 이은해가 남편 윤모씨를 향해 소리쳤다.

수영을 못하던 윤씨는 "못 뛰어내리겠다"고 거절했지만 이은해는 "왜 안 뛰냐"며 윤씨를 다그쳤다. 이씨의 내연남 조현수도 윤씨가 뛰어들면 구해줄 것처럼 말하면서 다이빙을 종용했다. 결국 강요에 못이긴 윤씨는 4m 높이 바위에서 3m 깊이 물속으로 몸을 던졌고 물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묻힐 뻔 했던 살인 행각… 어떻게 드러났나


사진은 이은해의 모습. /사진=온라인커뮤니티 갈무리
이 사건은 단순한 물놀이 사고로 내사종결됐다. 부검 결과 특이점이 없었고 사고에 따른 익사로 판명됐기 때문이다.

묻힐 뻔했던 사건은 이은해가 보험사에 윤씨의 생명보험금 8억원을 청구하면서 세상에 드러났다. 이은해는 내사종결된지 한 달 뒤 보험사에 남편 사망에 대한 보험금을 청구했는데 당시 보험사가 보험사기가 의심된다며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이후 보험사와 윤씨 유족 측의 제보를 받은 경찰이 재수사에 착수했고 경찰은 이은해와 조현수의 살인 및 보험사기 미수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증거 확보에 성공했다.



수영 못하던 남편 윤씨… 4m 높이서 뛰어내린 이유


지난 2019년 6월30일 경기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이은해와 조현수가 남편 윤모씨를 괴롭히는 영상. /사진=채널A 캡처
사건 당일 피해자와 이은해 일행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보면 일행은 계속 깊은 물속으로 윤씨를 끌고 갔다. 이 과정에서 윤씨는 연신 "그만해"를 외치며 애원했다. 영상에는 반대쪽으로 가기 위해 몸부림치는 그의 모습도 고스란히 담겼다.

이 일이 있고 몇시간 뒤 이은해는 "남자들만 한 번씩 물속에 다이빙 하라"고 부추겼다. 평소 수영을 할 줄 몰랐던 윤씨는 이를 거절했지만 계속되는 일행의 압박에 결국 4m 바위 위로 올라갔다.

윤씨가 머뭇거리자 이은해는 재차 "뛰어내리라"고 압박했다. 압박에 못이긴 그는 결국 물속으로 몸을 던졌고 빠져나오지 못했다. 당시 그의 간절한 구조 요청에도 일행은 별다른 조치 없이 자리를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윤씨가 이은해에게 가스라이팅을 당해 뛰어내린 것으로 봤다. 둘의 심리적 주종관계가 형성돼 어쩔 수 없이 뛰어내렸다는 해석이다. 하지만 이후 열린 재판에서 가스라이팅에 의한 살인 혐의는 인정되지 않았다.



한 번도 같이 산 적 없는 '남편', 그리고 드러난 '불륜'


사진은 이은해(왼쪽)와 내연남 조현수. /사진=온라인커뮤니티 갈무리
이은해와 윤씨는 단 하루도 같이 산 적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형식적인 혼인 관계만 유지한 셈이다. 이은해는 혼인 기간 내내 다른 남성과 동거했다. 그 남성이 바로 윤씨에게 다이빙을 종용했던 조현수다.

지난 2022년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공범 조현수의 지인 A씨가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고인이 나가자마자 이은해와 조현수가 방에 들어가 성관계하는 걸 봤다"고 증언했다.

A씨가 말하는 '고인'은 윤씨를 지칭하는 것으로 이 증언을 통해 윤씨가 사망하기 전 이들이 내연관계였음이 명백해졌다.

A씨는 또 "이은해와 윤씨가 법적으로 혼인신고한 부부관계인 것을 나중에 알았다"며 "그때 개인적으로는 이은해와 조현수의 관계를 어느 정도 추측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이은해가 자신이 만나는 사람이라며 윤씨를 소개해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복어 독 넣었는데 왜 안 죽어?"… 살인 시도 처음 아니였다


사진은 이은해(왼쪽)와 내연남 조현수. /사진=뉴스1
▶이은해 : (복어독이 많이 든) 알이 없어서 이번 판도 GG일 듯(실패일 듯).
▶조현수 : (복어) 피나 다른 것들로도 갈(죽을) 수 있대.
▶이은해 : 근데 왜 쟤 멀쩡하냐. 아오 진짜.
(지난 2019년 2월17일 '양양 복어독' 사건 당일 이은해와 조현수의 텔레그램 대화)

이들은 계곡 살인 이전에도 윤씨를 살해하려고 시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019년 2월 강원 양양군 펜션에서 이은해와 조현수는 윤씨에게 복어 독을 먹여 살해하려다 실패했다. 이 사건은 이은해와 조현수의 텔레그램 대화 등을 통해 밝혀졌다.

이은해와 조현수는 3개월 후인 같은해 5월 윤씨를 낚시터에서 빠뜨려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치기도 했다.



도주부터 재판까지


이은해가 지난 2022년 4월19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스1(공동취재단)
지난 2021년 12월 살인 및 살인미수 등의 혐의로 소환된 이은해와 조현수는 첫 조사 후 잠적했다. 이에 검찰이 다음해 1월 이들을 지명수배하며 추적하다 공개수사로 전환했다.

검찰의 공개수배 17일만인 지난 2022년 4월 계곡살인 사건 용의자 이은해와 조현수가 경기 고양시에서 검거됐다. 이들은 가족의 설득끝에 자수 의사를 밝히면서 경찰에 검거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에 넘겨진 이은해는 지난해 9월 무기징역 확정 판결을 받았다. 조현수에게는 징역 30년형이 확정됐다.

서지영 기자 zo2zo2zo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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