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사, K팝 벗고 '팝스타' 도약 시도했지만…음악적 새로움은 없었다 [TEN뮤직]
[텐아시아=이민경 기자]
그룹 블랙핑크의 리사가 싱글 'ROCKSTAR'(락스타)를 통해 K팝 색채에서 벗어나 팝스타로 변신한 데에 대해 대중과 업계의 반응이 뜨겁다. 반면, 리사의 퍼포먼스 및 스타일링 도전에 비해 음악적 새로움에는 아쉬움이 남는다는 목소리도 일부 제기되고 있다.
리사는 28일 오전 9시(한국 시각) 싱글 '락스타'를 발매했다. 미국의 록 밴드 원리퍼블릭의 라이언 테더(Ryan Tedder)와 샘 호마이(Sam Homaee)와 함께 리사 본인이 직접 작사 작곡에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태국 방콕의 최대 관광지 중 하나인 '야오와랏 로드'에서 촬영한 것으로 알려진 뮤직비디오에 대한 대중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그의 고향인 태국에서 그의 정체성을 잘 살렸다는 평이 주를 이룬다.
특히 대중은 그의 파격적인 스타일링에 주목했다. 앞서 컴백 전 '락스타'의 앨범 커버 및 콘셉트 포토가 공개되면서부터 리사의 비주얼은 화제를 모았다. 이전에 선보인 적 없던 짧은 샤기컷 헤어에 고글과 체인, 투스젬 등 과감한 스타일링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리사의 스타일링에 대해 대중은 "새로운 모습이다. 팝스타 리한나 느낌도 나고 기대된다", "리사는 더 이상 아이돌이 아니다. 팝스타다", "단순히 K팝을 보여주려고 하는 게 아닌 리사의 팝을 보여주고자 도전한 것 같다", "처음에는 솔직히 살짝 당황했는데 보다 보니 팝스타 느낌이 물씬 난다"며 극찬했다.
김도헌 대중음악 평론가는 이에 관해 "K팝의 이미지를 떠나 리사 본인이 원하는 음악을 본인이 원하는 방식으로 표현함으로써 아티스트로서의 정체성을 선보인 것이 리사에게 '팝스타'라는 이미지를 부여한 것 같다"고 평했다.
해외 트렌드에 발맞춰 BPM(곡의 빠르기)에 변주를 준 스페드 업, 슬로우드 다운 버전을 수록해 발매한 점도 눈길을 끈다. 틱톡을 비롯한 온라인 숏폼이 유행하며 1분 안쪽의 짧은 영상 안에 많은 걸 담아내야 하다 보니, 음원을 빠르게 재생시킨 스페드 업 버전은 특히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이에 김도헌 평론가는 숏폼과는 별개로 DJ의 리믹스를 노리고 이와 같은 선택을 한 것이라는 시각을 제시했다. 그는 "리사는 지난 앨범에 이어 이번 앨범에서도 일렉트로닉 힙합 아티스트들을 겨냥해 팝스타로서 모습을 보여줬다"며 "클럽이나 파티에서 DJ들이 리믹스에 활용하기 좋도록 스페드 업, 슬로우드 다운 등 5가지 버전을 음원으로 내놓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는 향후 다른 팝스타와의 협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라고도 설명했다. 김도헌 평론가는 "지금까지 K팝 아티스트와 팝스타 사이 컬래버레이션에는 유명도 외에 아티스트의 정체성이라는 당위는 사실상 찾아보기 어려웠다. 하지만 리사는 이번 앨범을 통해 본인의 예술적 정체성을 확립했다. 이는 본인 운신의 폭이 넓어지는 효과를 가져온다. 이러한 음악적 정체성이 아시안 솔로 여성 팝스타라는 상징성과 합쳐지면 향후 '리사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컬래버레이션이 생겨날 수 있다"고 바라봤다.
이처럼 호평이 이어지는 한편, 일부 대중은 전 세계적으로 흥행했던 리사의 전작 'MONEY'(머니)가 떠오른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실제로, '락스타'는 전작 '머니'와 장르가 힙합으로 동일하며 BPM부터 곡의 시작 부분 베이스 리듬, 랩 리듬 구성이 유사하다. 또한, '락스타'에서 계속해 반복되는 베이스 소재는 저음역 사인파에 디스토션(왜곡)을 준 808 베이스이며 해당 베이스의 음계도 '머니'와 같이 한 음으로 이뤄진다.
이에 업계에서는 리사가 작사 작곡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흥행했던 전작에 큰 영향을 받아 유사한 결과물을 만든 게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리사의 홀로서기 이후 첫 음원인 만큼, '락스타'는 스타일링부터 뮤직비디오까지 리사에게 덧씌워진 'K팝 아티스트'라는 프레임을 벗어나 '팝스타', '아티스트'로서 이미지를 굳힌 앨범이라는 데에 그 의미가 크다. 이에 대중 역시 호평을 내놓고 있다. 다만, 대중과 업계의 지적과 같이 그의 다른 도전에 비해 음악적인 새로움은 부족하다는 점은 여전히 아쉬운 구석이다.
이민경 텐아시아 기자 2min_ro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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