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리포트] 中 OLED 거센 추격… K-디스플레이 활로는

이한듬 기자 2024. 6. 30.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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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기점 맞이한 K-디스플레이] ① 중소형서 中 약진… 삼성·LG, IT·차량용 등 시장 개척 박차
[편집자주]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이 분기점을 맞이했다. 2020년까지 세계 1위를 점유하던 LCD(액정표시장치)를 중국에 내준 데 이어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분야에서도 거센 추격에 쫓기고 있다. 업계는 다양한 분야로 OLED 적용을 확대해 활로를 찾고 있다. OLED를 넘어설 초고성능 디스플레이 연구에도 공을 들인다. K-디스플레이의 현주소를 살펴봤다.

/ 그래픽=김은옥 기자
글로벌 LCD(액정표시장치) 시장을 장악한 중국이 OLED(올레드·유기발광다이오드) 분야의 투자를 확대하며 한국을 맹추격하고 있다. 중국과의 출혈경쟁에 밀려 LCD 시장에서 철수한 한국은 OLED 분야의 경쟁력을 강화해 격차를 유지할 방침이다. 특히 IT용 OLED, 차량용 OLED 등 성장성이 높은 시장을 선점해 활로를 개척할 계획이다.


LCD 삼킨 중국, OLED 시장도 넘본다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중국 기업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년 커지고 있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중국 기업들은 47.9%의 점유율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전년보다 5.4%포인트 늘었다. 2위인 한국의 디스플레이 기업들의 시장 점유율은 2022년 36.9%에서 지난해 33.4%로 3.5%포인트 줄었다.

중국은 자국 정부의 지원과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LCD 시장의 60.8%를 점유하며 전체 디스플레이 시장에서의 덩치를 빠르게 키워나가고 있다. 한국 기업들은 LCD 시장에서 더 이상 수익을 창출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사업을 정리하고 OLED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지난해 글로벌 OLED 시장 점유율은 한국 기업 74.2%, 중국 기업 25.1%다. TV 등의 패널이 주력인 대형 OLED 시장은 한국 기업들이 점유율 96.1%로 사실상 독식하고 있으며 모바일이 주력인 중소형 OLED 시장도 한국 기업 71.6%, 중국 기업 27.6%로 한국이 우위에 있다.

다만 중국 기업들의 중소형 OLED 시장에서의 성장세는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애국소비(궈차오) 열풍과 중국 정부의 자국산 부품사용 확대 지시로 현지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제품에 한국 OLED 패널이 아닌 중국산 OLED 패널 사용도 늘고 있다.

2022년부터는 애플의 아이폰 시리즈에도 중국 BOE의 OLED 패널이 탑재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유비리서치는 2025년에는 스마트폰용 중소형 OLED 출하량 기준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의 점유율(54.8%)이 한국(45.2%)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과 LG는 다양한 시장으로 OLED 패널을 사용을 늘리며 시장 선점에 공을 들이고 있다. 가장 눈여겨 보는 시장 중 하나가 게이밍용 OLED이다. 게이밍용 OLED 패널은 주로 노트북·모니터 등에 탑재되는 것으로 태블릿과 함께 대표적인 IT용 OLED로 꼽힌다.

유비리서치에 따르면 IT용 OLED 출하량은 연평균 41%의 늘어 2027년 3100만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도 IT용 OLED 시장이 2022년 11억7670만달러(약 1조5000억원)에서 2029년 86억591만달러(11조1000억원)로 7배 이상 커질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 그래픽=김은옥 기자


삼성·LG, 성장성 높은 분야로 OLED 적용 확대


삼성디스플레이는 QD-OLED를 앞세워 게이밍 시장 공략에 나섰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QD-OLED는 블루 OLED에서 나온 빛이 QD 발광층을 통과하며 색을 만들어내는 자발광 기술이다.

빠른 응답 속도, 높은 색재현력, 무한대에 가까운 명암비와 광시야각 등 대형기기에 최적화됐다. 2021년 첫 출시 이후 지난 5월까지 누적 출하량 100만대를 돌파했으며 삼성전자를 비롯한 글로벌 모니터 브랜드와 협력해 90종 이상의 QD-OLED 모니터를 선보이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27인치부터 45인치에 이르는 게이밍 OLED 패널 풀라인업으로 하이엔드 게이밍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입지를 넙혀가고 있다. 현존 패널 중 가장 빠른 응답 속도인 0.03ms(밀리초·1천분의 1초), 초고주사율 480㎐ 등 우수한 성능을 갖췄다. 지난 4월에는 주사율과 해상도를 변환할 수 있는 31.5인치 게이밍 OLED 패널을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최근엔 노트북용 탠덤 OLED 양산에도 돌입했다. LG디스플레이가 2019년 최초 상용화에 성공한 탠덤 OLED는 레드그린블루(RGB) 유기발광층을 2개 층으로 쌓는 방식으로 장수명·고휘도를 구현한다. 기존 OLED 패널 대비 수명은 2배, 밝기는 3배 높고 소비전력은 최대 40% 줄여 일반 노트북뿐 아니라 AI 노트북 등 고성능 IT 기기에도 최적이다. 노트북 패널에 탠덤 OLED가 적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차량용 OLED도 눈여겨보는 분야다. 옴디아에 따르면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 규모는 지난해 93억5600만달러에서 2027년엔 126억3100달러로 35%가량 고성장이 예상되는 분야다. 이 중에서 차량용 OLED 시장 규모는 지난해 4억8175만달러에서 2027년 21억7786만달러로 늘며 전체 차량용 디스플레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1%에서 17.2%까지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다.

옴디아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차량용 올레드 점유율은 LG디스플레이가 50%, 삼성디스플레이가 42.7%로 3위인 중국 BOE(7.3%)를 압도한다. LG디스플레이는 2019년 업계 최초로 차량용 OLED를 양산한 선도 업체로, 차별화 기술인 탠덤 OLED를 앞세워 시장 공략을 서두르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현대자동차, 페라리, BMW, 아우디 등 글로벌 완성차를 고객으로 확보하며 2021년 8.7%에 그쳤던 점유율을 1년 새 42.7%로 수직상승 시켰다. 특히 BMW 산하 소형차 브랜드인 '미니'(MINI)의 신차 5종에 정보안내디스플레이(CID)용 원형 OLED를 독점 공급하는 등 고객사와의 협업을 빠르게 확대,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넓힐 계획이다.

이한듬 기자 mumfor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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