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군이가 리드해줘야, 포수들이 안 흔들려야…” 꽃범호의 KIA 35세 상남자 포수 긴급호출, ‘이것’을 부탁해[MD광주]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캐처들이 안 흔들려야 한다.”
28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 키움 히어로즈가 KIA 타이거즈에 15-1로 앞선 6회초였다. 중계방송사 화면에 이범호 감독이 ‘상남자 포수’ 김태군(35)을 불러 뭐라고 얘기하는 모습이 잠시 잡혔다. 김태군은 정면을 응시하며 이범호 감독의 얘기를 들었다.
이날 김태군은 3회초에 팀이 10실점하는 과정 도중 한준수로 교체됐다. 두 번째 투수 김건국이 계속 얻어맞는 상황이었다. 정황상 문책성 교체로 의심할 수 있었지만, 이범호 감독은 그건 아니라고 했다. 오히려 김태군에게 뭔가 할 말이 있는 듯했다. 바로 해줘야 되겠다 싶어서, 급기야 6회초 수비 도중에 불렀다.
이범호 감독은 29일 광주 키움전이 장맛비로 취소되자 “태군이와 (한)준수에게 항상 하는 말이 있다. 캐처들이 안 흔들려야 한다고. 부산시리즈부터 점수를 너무 쉽게 주는 느낌이 있었다. 그래서 경기 중에 불러서 얘기했다”라고 했다.
이범호 감독은 지금 이 순간이 시즌 최대 위기라고 믿는다. 시즌 초반 리그 최강을 자랑하던 불펜이 6월들어 크게 흔들리면서, 타선의 분전에도 팀 경기력이 확연히 처지는 흐름인 건 사실이다. 어쩌면 1위를 지키는 것 자체가 운이 따른다고 봐야 한다.
임기영과 이의리의 4월 이탈, 윌 크로우의 5월 이탈에 최근 에이스 양현종과 마무리 정해영이 한꺼번에 빠졌다. 임기영이 돌아왔고 캠 알드레드가 입단하긴 했다. 그러나 선발진의 이닝 소화가 많지 않고, 불펜진의 부담은 여전하다.
마운드의 비상시국에, 타자들이 힘을 내줘야 한다. 그러나 타자들이 매 경기 대량득점을 하는 건 불가능하다. 수비에 좀 더 집중해주고, 포수들이 투수들을 잘 다독이면서 이끌어주길 바라는 게 이범호 감독의 마음이다.
이범호 감독은 “포수가 2명 밖에 없는데, 두 명이 힘을 내주고 끌어줘야 한다. 투수들이 1점이라도 덜 내주게끔 준비를 해줘야 한다. 그런데 계속 똑 같은 느낌이다. 물론 포수 2명이 투수 14명을 이끄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도 포수들의 역할은 중요하다. 부산에서 준수를 뺄 때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라고 했다.
김태군의 경우 팀에서도 베테랑이자 고참에 속한다. 이범호 감독은 “특히 태군이는 (투수만 아니라) 팀을 리드해줘야 하는 입장이다. 팀을 움직이는 포지션이니 힘을 내주면 좋겠다고 했다. 포수가 중심을 잡아야 투수들도 분발할 수 있다. 문책성 교체는 아니었다. 그래봤자 팀만 흔들린다. 요즘 갖고 있는 생각들을 얘기해줬다. 우리 팀이 가야 하는 방향에 대해 충분히 설명했다”라고 했다.
김태군도 생각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최근 이범호 감독은 투수 미팅에도 참석해 투수와 포수의 얘기를 두루 듣고 대화했다. 결과물을 내는 건 선수들이며, 특히 불펜 투수들의 결과물이 향상돼야 한다. 그 과정에서 볼배합, 투수리드, 수비 등 포수의 역할은 분명히 중요하다. ABS 시대라고 해서 이런 부분이 축소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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